한국서바스

이란에 대해서

조길환 2003-07-04 (금) 14:38 추천:0 조회:2450

새벽 몇 시인지는 모르겠다. 시계를 차고 자지 않아서 몇 시인지는 모르나 희미하게 들리는 전화벨 소리에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회사에서 온 전화다. 테헤란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할 경우 전화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일이 있으면 호텔로 전화를 하라고 했다. 밖을 보니 아직도 깜깜하다. 전화를 끊고 다시 잠을 청하고자 했으나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몇 번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8시쯤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호텔 식당에 갔으나 먹을 거리가 너무 빈약하여 굶기로 하고 인터넷을 하기 위해 비지니스 센터로 갔다.
내 노트북을 가지고 이란의 전화선을 연결하여 메일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고자 했으나 그건 나의 실수였다. 물론 할 수 있지만 그 전송속도가 예전의 한국과 마찬가지로 속도가 너무 너무 느린 것이었다.
먼저 사용을 하고 있던 미국인이 나에게 조언을 해준다. 자기는 지금 한 시간 동안 앉아있는데 아직 메일하나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휴..
내 노트북으로 하는 것은 포기하고 센터에 있는 컴으로 메일을 보낼려고 했으나 나 역시 40여분을 소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새삼 한국 인터넷이 그리워진다.
다시 룸으로 올라와 짐을 대충 정리하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오늘의 일정은 시장조사와 관광이라고 하는데 일단 나서봐야겠다.
맨 먼저 들린 곳은 이란의 재래시장이다. 이란 경제가 어떻게 되었건 시장은 한국의 남대문 시장과 같이 바글바글하다.
전통 이란의 도자기, 수공예품이 시장의 주 품목이다. 화장품 파는 가게도 있지만 조잡하고 속옷 파는 가게에서는 속옷이 참 화려하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시장 곳곳에 노점상이 즐비하고 파는 물건도 가지 각색이다. 노점상에서 파는 것은 작은 유리병, 스타킹(한국LG에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난 LG에서 스타킹을 만들어 파는지는 금시초문이다. 하지만 포장에는 LG마크가 선명히 찍혀 있다.)
카페트를 파는 곳이 매우 많다. 카펫 가격은 원료와 만드는 방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제일 비싼 카펫이 거실에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크와 울로 수 작업한 것이 무려 삼천만원대이다.
보통 화장실 앞에 까는 (한국의 경우) 실크로 수작업으로 만든 것은 대략 18만원 내외다. 기계로 짠 것은 이만원정도...울로 수작업한 것은 대략 10만원정도....
가게마다 모두 수작업을 한 제품을 내 놓고 있다. 카펫이든 찻잔이든 항아리이든... 달러도 통용이 된다. 1달러당 800리얄정도...
물건을 사고 달러를 주면 그 자리에서 환전상이 와서 바꾸어 준다. 물가는 싸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더운 날씨에도 여전히 여인들은 온 몸을 검은 천으로 두르고 머리에는 스카프를 둘렀다. 정말 덥겠다. 난 반팔인데도 땀이 주루룩 흘러내린다.
재래시장에서 이란에서 나는 품목외에 특별히 관심 끌 만한 것은 없다. 일반 모직제품, 조잡한 가전제품, 조리기구, 화장품등등....
아이들이 졸졸 따라 다니면서 유리병을 사라고 하기도 하고 건전지를 한 봉지 가지고 파는 청년도 있다.
한쪽구석엔 담배를 파는 노점상이 손짓을 한다.
아침을 안 먹어서 돌아다니는데 허기가 온다..길거리에 차들은 너무나 간격없이 다니고 횡단보도의 개념이 없는지 쌩쌩 달리는 찻길로 차도르를 쓴 여인이든 남정네들이든 무작정 차도를 가로지른다. 나도 예외없이 가로지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건너편에 갈 방법이 없다.
차도 옆에 조그마한 도랑이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생각나게 한다.
이란의 어린이들의 눈은 너무나 순진 무구하고 천진 난만하다. (어린이들은 다 그러하지만 이란은 특히 더한 것 같다.)

보석 박물관 팔레비왕조 다이아몬드 185캐럿 세계에서 가장 큼. 미국으로 도망갈 때 빠뜨리고 간 것이라고 함.
일반적인 소득수준 100정도 인데 거지도 . 거지도 차도르 씀.

택시가 못가는 도로가 있고 주차질서 및 교통이 엉망이고 아주 거칠게 차를 몰았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기아에서 현지 조립한 프라이드가 시장을 꽉 잡고 있었으며 내가 보기엔 거의 프라이드 주차장이 아닌가 할 정도로 프라이드가 많았다.
이란에는 생각과는 달리 거리에 차가 무지무지 많았으며 4차로 일방통행 도로도 꽉 막혀서 정체가 매우 심했다.
이란에 대해서 우리 나라 국민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생각은 매우 좋지 않으나 현지에서 느낀 점은 거꾸로 너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할 정도로 많은 차이가 있다.
회교를 믿는다고 하면 편견을 가지나 그것도 종교의 하나이고 풍습이고 관습이다. 카피아를 쓴 남자들이나 차도르를 두른 여자들이나 본인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예전 조선시대때 상투를 틀고 비녀를 꽂은 거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경제적인 사정은 어려우나 이란 국민들은 그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고 하니 문화적으로 틀리다고 해서 나의 생각과 잣대에 맞추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다. 난 그런 우를 범했는지도 모른다.

이란의 가볼만한 음식점
SHandiz restaurant
ADD : #31, Saba Blv, Jordan Ave, Tehran Tel.2043755

홍은미: 지난달에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 유네스코 주관 ccap활동의 일환으로 이란분이 오셔서 국제문화이해수업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란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이 글을 읽으니 이란에 꼭 가보고픈 맘이 드네요. 그런데 이란에도 서바스 회원이 있나요? -[07/06-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