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항공상식(출발시간과 이륙순서)

노대영 2005-03-01 (화) 21:35 추천:0 조회:1953

각 공항에는 항공기의 출발/도착편을 알리는 전광판(FIDS, Flight Information Display System)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모든 항공기의 출발/도착시간의 끝 단위가 0분 또는 5분이라는 것과 또 하나, 같은 시간에 여러 편의 항공기가 동시에 뜨고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어떤 사람은 간혹 UA, NW 등 미국계 항공사의 경우 현지 도착시간이 22:09, 23:59 등으로 나와 있는 것을 지적하는데 이러한 시간표는 지극히 예외중의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예를 보자. 10:00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보니 아틀란타, 오사카, 나리타, 북경 등 4편이 나와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어떤 경우는 6편, 7편이 되는 날도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4대의 항공기가 활주로에 옆으로 나란히 서서 동시에 이륙이라도 한단 말인가?. 그럴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 6대에 대해서 관제탑에서는 어떻게 순서를 정해주어 교통정리를 하고 있을까? 정답은 매우 까다롭다.

우선 대전제는 ①장거리노선 우선이고 ②그 다음이 방향, ③그리고 확보된 고도이다. 따라서 미국행, 동남아행, 일본행이 있다면 미국행이 먼저이고 동남아, 일본 순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전제이고 앞서 나왔듯이 항공기는 거리보다는 고도로 컨트롤하고 있는데 방향과 고도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하겠다.

예를 들어 보자. 같은 미국행 일지라도 설정고도는 29,000～35,000피트(약 8,800～12,200m)중에서 마침 그 시간에 원하는 고도가 비어 있으면 (이것을 Slot이라고 한다) 바로 이륙허가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는 5분～10분, 때로는 15분～20분도 기다려야 한다. 항공사는 소요시간, 연료소모량을 감안하여 되도록 높은 고도로 가고 싶고, 그래서 관제탑과 항공기간에는 흥정(?)이 벌어지게 된다. 10분 정도라면 기다리게 되지만 그 이상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고도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또 하나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KE, OZ, UA, NW등 4개사가 동시에 LA행을 같은 시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다고 치자. 이 때는 승객을 다 태우고 나서 미리 관제탑과 교신하면서 유도로를 연결하는 일정한 지점에 도착해서 먼저 손을 드는 항공기가 우선하게 된다. 이 경우 각 항공기는 약 15분 정도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재수없는 날이면 30분～40분, 심할 때는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방정식이 나오게 된다. 더구나 태평양 상공은 매우 복잡하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기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동남아, 중국, 일본에서 출발한 항공기들로 그야말로 출근시간대의 경인고속도로처럼 줄줄이 사탕이 되어 있는데 그 간격을 뚫고 미국행의 대열에 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인천공항의 활주로에서는 실제로 2～3분에 한 대씩 뜨고 있지 않는가 라고 반문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방향이 다 다르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중국행, 동남아행, 일본/미국행, 유럽행 등등을 잘 섞어서 컨트롤하고 있다. 물론 같은 방향이라면 일본행은 10분 정도 미주행은 15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음을 대충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시간표에 나와 있는 출발 도착시간은 활주로로부터 공항 터미널까지 지상에서 활주하는 시간이 10분～20분 정도 추가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즉 항공시간표상에 나와 있는 소요시간과 실제 비행시간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내방송에서도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은 “이륙후 0시간 00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항공기의 착륙(Landed) 과 도착(Arrived)을 구분해서 전광판에 표기하고 있다. 단 안내방송에는 우리말로는 도착했다고 하고 영어로는 Landed라고 알리고 있다. 또한 계류장의 위치에 따라 약간 다르나 착륙후 주기장까지 오는 시간이 동측 계류장(국적사)까지 10분 정도, 서측 계류장(외항사)까지 15분 정도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포공항 시절에는 Landed라는 표기만 했었으나 인천공항에서는 이와 같이 착륙과 도착을 구분해서 안내하고 있다.

배종만: 고맙습니다....쉽게 만날 수 없는 상식과 정보네요... 우리 학생들에게도 알려주어야지... -[03/02-09:48]-

신민오: 항공상식 감사합니다. -[03/02-16:28]-

노대영: 항공상식글에 의외의 유용정보답글이 올라오는군요 계속해서 올리겠습니다 -[03/02-19:49]-

성재위: 노대영님 앞으로도 마니 만니 올려 주이소예 -[04/09-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