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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호스트 바르셀로나 (사진 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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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순옥 2016-12-20 (화) 23:36 조회:7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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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나긴 여행의 마지막 종착역 바르셀로나입니다. 마드리드에서 밤 12시 야간버스를 타고 새벽에 바셀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호스트를 저녁 5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어 거의 하루를 바셀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바에서 아침 먹으며 오전시간 내내 보내고 오후에는 짐을 맡겨놓고 잠깐 시내거릴 쏘다니다 서바스 호스트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분이 저에게 어느어느 역으로 어떻게 어떻게 찾아오라는 메일을 보냈는데 처음에 그 메일을 받고 이게 뭔소린가 한참 읽었습니다. 바셀 지하철 노선도를 보니 금방 이해가 되더군요. 그래도 길치라면 찾아가는게 쉽지 않습니다. 바셀 서바스 호스트인 임마와 미카엘의 집은 바셀 시내에서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피레네 산맥 근처입니다.
이날 임마(여자분)의 친정부모님 결혼60주년 파티가 있어 저더로 그 친정집이 있는 역으로 찾아오라고 한 겁니다. 다행히 제시간에 미카엘(남편분)이 절 픽업하러 나와 주셨고 우린 서바스 멤버집이 아닌 이분들 친정집에 먼저 들렀습니다. 결혼 60주년을 맞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온 저를 아주 따듯하게 맞아주시고 과일과 차를 대접해 주셨어요. 할머니 영어 한마디도 못하시는데 온 벽을 장식하고 있는 다정한 가족사진을 저에게 열심히 설명해 주셨어요. 한마디도 못알아들었지만 마음으로 눈빛으로는 다 알아 들을수 있었죠. 축구 광팬인 할아버지는 눈이 나빠 거의 티브에 들어가실 포스로 티브 앞에 붙어 앉으셔서 축구를 보셨어요.. 그 와중에도..ㅎ 거기서 차를 타고 약 2시간 떨어진 호스트 집에 도착했습니다. 가는길에 목장에 들러 우유와 요플레를 사시고.... 창밖으로 별이 너무 크게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별을 유난히 좋아하는 저는 차창에 붙어앉아 연신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본 별들과 비슷했기 때문이죠. 이분들이 마을 입구에 있는 가로등이 없는 공터에 일부러 차를 세워 주셨어요. 별 보라고... 차 불빛을 끄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둠에 제 눈이 적응이 되니... 세상에 사하라에서 봤던 은하수가 거기 다시 있는게 아니겠어요? 전 정말 깜짝 놀라 그분들이 차에서 기다린다는 것도 깜빡 잊고 한참을 목이 아프도록 별을 봤어요. 이후 그분들 집에 머무르는 5일 내내 거의 매일같이 이렇게 쏟아지는 별을 보는 행운을 누릴수 있었습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분들은 23년째 이집에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을 낳기전 이 집을 구입해서 이곳에서 바셀로 출퇴근하며 어린 아이들을 키우기가 쉽지 않았지만 자연속에서 아이들을 키운건 너무 잘한 일이었다고 뿌듯해 하십니다. 정원에서 허브 잎을 따와 요리에 넣고 샐러드용 야채를 따와 미슐렝 별 세개짜리 요리를 척척 만들어내시는 아주머니는 정말 솜씨가 많았습니다. 대화코드도 너무 잘 맞아 안주인 임마와의 대화는 정말정말 즐거웠습니다. 폐교직전의 산골학교에 파견수업을 나가시는 임마, 비슷한 일을 하는 남편 미카엘, 그리고 아시아의 교육환경이 열악한 나라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의기회를 제공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을 맡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 삶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사람중심의 ... 이 서바스 활동도 그 한 축이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가우디 투어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이틀만 머물고 다시 바셀 시내로 돌아오려 했으나 갔다고 다시 오라고... 큰 배낭은 두고 가라고 해서 정말 하루 호스텔에 묵을 짐만 작은 가방에 챙겨서 나왔다고 가우디 투어후 다시 이분들 집으로 갔습니다. 내가 머무르는 마지막 날에는 친구분들을 불러서 큰 파티를 열어 주셨는데 아주머니는 훌륭한 요리사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요릴 전적으로 맡기셨어요. LOI에 요리 좋아한다고 적었는데 이제 거짓말장이가 되겠다고 걱정했더니, 아주머니는 내가 거짓말쟁이가 아님을 믿는다며 증명해 보라고 농담도 하시고.. 이날 낮에는 아주머니가 전교생이 7명 뿐인 시골학교에 수업이 있어 나도 같이 가게 되었는데 아주머니가 수업하시는 동안 난 그 마을에 있는 피카소 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피카소의 고향인 말라가에서 대형 피카소 박물관을 보고 온 터라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곳 박물관은 시골 촌구석임에도 불구하고 소장 컬렉션과 책들이 아주 좋았습니다. 예전에 피카소가 이 시골에 잠시 머물러서 그래서 이 시골에 피카소 박물관이 있다고 합니다. 입장료도 3유로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절대 알수 없는.. 이날 내가 관람하는 동안 다른 관람객은 겨우 한명뿐이었습니다.. 정말 서바스 회원이 아니고는 절대 알수 없는 깨알정보들... 현지인 삶에 그대로 쑤~욱 들어가서 그들의 방식대로 여행하는 서바스... 난 이곳 고솔 피카소 박물관을 관람하며 어디에나 넘쳐나는 중국인은 고사하고 관광객 자체가 없는 시골 촌구석에서 오지를 혼자만끽하는 뿌듯함에 젖어 아주 행복해 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예정 시간보다 한시간 가까이 늦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동네 광장 벤치에서 제가 준비한 볶음밥으로 점심을 떼우고 우린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세상에 설산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눈이라니... 난 개띠도 아닌데 눈만 보면 그렇게 흥분이 됩니다. 한참을 산행하는데 바셀에 나간 아저씨 미카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중국인 마트를 찾아냈는데 뭐 필요한거 있냐고... 당면을 살수 있으면 사 달라고 부탁했는데 정말 두 봉지를 사오셨더군요. 산행후 세시간동안 허리 휘게 요리했습니다. 원래는 비빔밥과 안동찜닭만 하려고 했는데 당면을 구해 오시는 바람에 잡채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잡채와 비빔밥이 전부 야채를 채썰고 볶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잖아요? 10인분의 음식을 아주머니의 도움없이 혼자 세시간 후다닥 해 냈습니다. 아주머니가 해주신건 마늘까기..ㅎㅎ
거짓말장이가 되고 싶지 않아 마드리드 회원집에 머무를때 보다 더 열심히 요리를 했는데 결과는 대 성공~ 다들 한국 요리를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특히 저의 특제 고추장 소스가 투하된 비빔밥은 비주얼도 최고였고 맛도 최고여서 인기짱이었습니다. 메인요리라고 생각했던 안동찜닭이 오히려 뒤로 밀려날만큼 비빔밥과 잡채는 아주아주 인기가 많았습니다. 한국식당 바셀점 오픈을 심각하게 고려했더랬습니다.ㅎ 아주머니는 제가 거짓말장이가 아니라며 요리 너무 맛있다고 극찬해 주셨어요. 친구분들 모두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 친구들과의 수다는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그렇게 바셀 서바스 호스트 집에서의 마지막 밤은 깊어갔습니다. 다음날 제가 떠나오는 날 토요일 아침, 마침 그날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빅매치가 있었어요.
이집 아들이 저더러 어느팀 누구 좋아하냐고 묻길래 당연히 메시 좋아한다고 했죠. 제가 만약 레알마드리드 호날두 좋아한다고 말했다면 그 전날까지 좋았던 화기 애애했던 분위기는 금방 찬물끼얹듯 사라졌을 거예요. 아들이 갑자기 자기 방 가더니 자기는 더이상 축구 안좋아 한다며 유니폼을 저에게 선물로 주는 거예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 이렇게 귀한 선물 못 받는다고, 사양했는데... 한사코 저에게 가지라고... 이제 다 커서 이런거 입을일 없다고... 축구가 그들 삶에 얼마나 큰지 아는데, 이 유니폼이 그 아들에게 얼마나 큰 추억의 옷인지 알기에 참으로 받기에 부담스럽고 너무 큰 선물이었지만 임마와 미카엘이 받아도 된다고 윙크해 줘서 못이기는척 받았습니다.
저는 그날 이 옷 입고 하루종일 바셀을 쏘다녔습니다. 정말 마음이 너무너무 따뜻해지고 가슴 뻐근해지는 선물이었습니다. 더 자세히 적고 싶은 내용 많은데 팔이 아파 더는 못적겠습니다. 지금 몇시간째 컴 앞에 앉아 글쓰고 있는중.... 다음에 또 기회 되면 글 올리도록 하고 이만... 사진이 첨부가 안되는데 여러분께 여쭙고 조만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적절한 곳에 있으면 내용이해가 훨씬 쉽고 재미있을텐데... 아무튼 기나긴 글을 마무리 하자면.... 사람냄새 물씬 나고.. 다른 어떤 방식보다 최적의 솔류션을 제공해주는 어행방식.. 여행을 통한 세계평화 기여.... 라는 서바스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돌아온 아주아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정말 최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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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as
2016-12-2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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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스 여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역쉬~ 대구서바스의 서순옥님, 최고~!!! 책 출판도 계획대로 잘 돼서 문단에 혜성과 같이 뜨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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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Youngmin
2017-01-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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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니다. 재밌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여행, 축하합니다~!^^ (신입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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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gkil
2017-02-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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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리 잘하는 덕분에 재미있는 추억을 한가득 담았습니다. 우리네 삶과 너무나 다른 삶을 경험을 햇지요. 이러한 경험이 나의 마음을 살찌게 하지요. 여행담 잘 일엇습니다. 같이 스페인을 여행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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