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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물고 싶은 인디오의 땅 남미 2 - 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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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2009-04-23 (목) 14:21 조회:1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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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라인-나무그림]
오후에 나스카라인을 보러 갔다. 경 비행기를 타고 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라
들었지만 이상하게 오늘 따라 바람이 세차고 셋 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몸 상태가
좋지않아 아쉽지만 높은 전망대에 올라 겨우 나무그림과 꼬리 잘린 도마뱀을 본다.
이 불가사의한 거대한 그림들을 보며 어떤이들의 주장처럼 외계인의 그림이라는 데
어정쩡하게 동의한다.
저쪽 산 한쪽에 거대한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 그림도 있다는데 그렇다면 그 옛날
지구에 온 우주인을 보고 나스카 사람들이 그렸나? 그럴 수도 있겠군.
그 전에 평생을 나스카라인 연구에 몸 바친 독일여성 '마리아 레이헤'여사의 연구실
겸 집을 방문 그녀의 연구사를 샅샅히 살펴보았다. 어쨌거나 그녀도 독일을 대표하는
대단한 여성이었음을 실감한다.
조금은 지친 몸으로 페루 전통 식당을 찾았다. 거기에서 우리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전통음식 피자를 먹었다.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이것이 본격적인 남미 음식과의
대결, 그 전초전이었다.
1월 5일
밤버스로 아침 일찍 아레키파에 도착하여 8시부터 출발하는 '캐년 데 꼴까'투어를 신청
바로 또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는 도중 5,000m 고지를 넘었다. 드디어 걱정하던 고산증이
친한척 찾아왔다. 셋 중 내가 제일 심하다. 밤이 되어 점점 더 심해지는 고산증으로 인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되었다.
병원은 또 얼마나 추운지 실내에서도 의사, 간호사 모두 두터운 파커를 입고 진료를 한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두 팔로 높은 산을 만들어 고산병을 설명하고
속이 메스꼬움과 두통을 연기로 보여주니 아! 하며 산소호흡기를 씌워준다.
한참 산소를 마신 뒤 가물거리는 정신으로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유여사가 또 시작이다.
정공주는 말짱하고....
[캐년 데 꼴까의 인디언 소녀, 이제 겨우 세네살 정도일까? 너무 예쁜 아기 라마를
데리고 앉아 '우노솔(1솔)'을 달라며 사진을 찍으란다]
어쨌거나 죽을만큼은 아니니 몸을 추스려 꼴까 계곡을 올랐다. 미국의 그랜드캐년보다
더 깊은 골짜기라고 하니 얼마나 깊을까?
불행히도 짙은 안개가 산을, 골짜기를 덮고 물러가지 않는 바람에 계곡을 못 봤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안개를 걷히게 하려고 힘껏 불어대니 사람들은 웃고 머리는 더
빠개질 듯 아프고...
미치겠다. 아쉬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두번 다시 오기 힘들텐데.
하지만 자연과 맞서 이길 자신은 절대 없다. 그냥 '아! 예'하고 공손히 물러날 밖에. 으흐흑
귀여운 소녀가 저 만큼이나 귀여운 아기 라마를 데꼬 앉아 사진을 찍으란다. 사진을 찍히고
난 다음 그 작은 손을 펴 내밀면서 '우노솔'이라 말한다. 저 나이에 벌써 제 밥벌이를 하고
있는게다. 어떤 이들은 마냥 순수해야 할 아이가 돈 벌이를 하는 비 순수함에 가슴이 아프다
말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그 '우노솔'이 아이가 먹고 입고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 말이다. 또 우노솔을 받기 위해 손을 내민다고 때 묻은 아이라 그 누가 단정지을 수
있나? 우리는 그럴 자격이 없다.
글쎄, 부모가 돈 욕심에 아이를 내보낸걸까? 그들의 환경에 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평할 처지가 아닌듯 싶다.
그냥 저 아이가 예쁘고 튼실하게 잘 자라기만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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