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친구가 보내준 터키여행기

문건주 2006-11-25 (토) 18:47 조회:1754

본인이 부재중에 보내어진 여행기 인지라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기행문으로는 손색이 없어 순서에 무관하게 여행기를 소개해드립니다.

친구 님들 안녕하십니까.

점점 더워오지요? 이곳 이스탄불은 아직 무더운 날씨는 아닙니다. 지금 식구와 함께 여행하고 있는데 다행히 이스탄불을 매우 좋아하고 있습니다. 식구와 찍은 사진 한 장을 보냅니다.

오늘은 터키의 아마시아(Amasya)와 사프란볼루 (Safranbolu)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두 도시 다 아름다운데 특히 아마시아는 아주 마음에 드는 도시였습니다.

이문구 교수가 터키로 떠났는지 궁금하군요. 이 교수, 이 글을 읽으면 일정과 연락처를 보내주게나. 운이 좋아서 이곳에서 얼굴을 볼 수도 있으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걸세.

박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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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27일, 토요일, Amasya Ilk Pansyon

(오늘의 경비 $49: 숙박료 25, 버스 18, 0.75, 0.75, 점심 12, 식료품 13.5, 인터넷 1.5)

터키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한 버스 여행은 매우 즐기고 있다. 버스도 편안하고 서비스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경치 ! 좋기 때문이다. 주로 초원과 산 경치다. 지평선이 보이는 초원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바다같이 평평한 카자흐스탄의 초원과는 달리 약간의 굴곡이 있는 터키 초원은 변화가 있어서 더 좋다.

지금까지 본 터키 도시들 - Erzurum, Van, Dyarbakir, Sanliurfa, Malatya, Sivas, Amasya - 이상하게도 모두 신도시처럼 보인다. 건물들이 지은 지 5년이 안 되어 보인다. 가끔 오래된 건물도 보이지만 대부분 새 건물들이다. 건축중인 건물들도 많이 보인다. 왜 그럴까 알 수 없다. 설명은 도시가 발전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신도시는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더구나 경제가 나쁘다는데 새 건물들은 돈이 어디서 나서 짓는 것이고 누가 들까 궁금하다.

어제 한국 여자 여행객과 얘기하며 지난 4년 동안 매년 배낭여행을 하면서 나같이 나이가 많은 사람은 가끔 봤지만 나처럼 장기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은 못 보았다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보니 내가 세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배낭여행객인 것이 거의 틀림없다. 그런 기록을 어디에서 인정받을 수 없나 모르겠다.

Amasya 버스정거장에 도착해서 좀 소란이 있었다! . 다음에 가는 도시 Safranbolu의 내일 버스표를 미리 사 놓으려니 한 친구 가 나를 붙잡고 버스표를 파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가격이 30 YTL인데 불과 5시간 반 버스 여행인데 너무 비싸다. 혹시 바가지 씌우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방 온 버스도 4시간인데 18 YTL이고 9시간 짜리 Van-Sanliurfa 버스여행도 25 YTL이었는데 4시간 반 짜리가 30 YTL 이라니.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뭐라고 큰 소리로 떠든다. 매표원이 지금까지 본 사람과는 달리 사기꾼처럼 생겼다. 그리고 어찌나 소리를 크게 지르며 얘기를 하는지 귀가 쩡쩡 울린다. 오전 버스는 자기 버스밖에 없다고 떠든다. 그리고 버스가 만원이고 자리가 딱 하나 남았다고 겁을 준다. 다른 버스회사 가격을 체크하겠다고 떠났더니 돌아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다른 버스회사 매표원들은 쳐다보기만 하고 있는데 매표원 한 친구가 자기에게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나에게 표를 팔려던 매표원과 이 매표원과 한참동안 언쟁이 오고 가다. 따라가서 물어보니 전번 버스와 마찬가지인 아침 10시 출발이다. 같은 30 YTL을 요구한다. 그 가격이면 첫 번 매표원에게 사겠다고 하고 가려고 했더니 25 YTL로 내린다. 도대체 무슨 장난을 하는지 모르겠다. 꼭 남! 미의 가이아나 버스 정거장 같다. 자기네 버스가 먼저 떠난다고 여러 명이 나를 잡아끌던 생각이 난다. 이 친구들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친구들에게 버스표를 사고 내일 아침 10시에 버스정거장에 오면 버스가 없을 것 같다. 버스는 있어도 내 자리가 없을 것 같다. 꼭 시장 장바닥 같은 분위기다. 다른 곳은 안 그랬는데 이곳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시내에 있는 Tourist Office에 가서 얘기해보고 내일 버스표를 사겠다고 했더니 첫 번째 매표원이 야단이다. 내일 오면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버스정거장을 나와서 큰 길가에 나가서 시내버스를 타고 차장에게 숙소 이름과 주소가 적힌 종이 쪽지를 건네며 이곳 근처에 내려달라고 하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서 시내 어느 곳에서 내려주더니 차장이 함께 내려서 지나가는 어느 젊은이에게 종이 쪽지를 보여주며 나를 도와주라고 하는 것 같다. 이 젊은 친구가 나를 데리고 골목길을 가더니 숙소 간판이 보이는 곳까지 데리고 가서 저기라고 가르쳐준다. 차장도 이 젊은이도 모두 친절하다. 버스정거장에 그 미친놈 같은 매표원이 인상을 나쁘게 주었을 뿐 모두 친절하다.
!

Lonely Planet에 이 숙소 칭찬을 많이 했다. Ottoman 스타일 방이 아름답다고. 들어가 보니 정말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방 장식도 특이하다. 그리고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강가에서 반 블록도 안 되어서 위치도 조용하고 방에서 보이는 강과 산의 경치도 좋다. 책장에는 영어 책들도 있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내 책과 바꾸어 봐야겠다.

짐을 대강 정리하고 영어를 못하는 주인에게 Tourist Office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들과 한참 동안 얘기를 하더니 오늘 닫았다고 한다. 그리고 내일도 안 연다고 한다. 그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다. 주말에는 닫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여행사가 근처에 있으니 가보란다. 여행사에 찾아가니 여직원이 담배를 뻑뻑 피면서 일을 보고 있었다. 얘기를 걸어볼 생각이 없어진다. 그래도 할 수 없이 영어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터키말로 뭐라고 떠든다. 못하면 “노” 하면 될텐데 말이 길다. 다시 한번 영어를 하느냐고 물으니 그제야 “노”라고 한다. Gerede 가는 버스표를 사고 싶다고 했더니 금방 알아듣고 표를 파는데 출발 시간은 아침 10시, 요금은 30 YTL, 버스정거장 매표원들과 마찬가지다. 9시 반까지 여행사로 나오면 미니버스로 버스정거장까지 데려! 간단다. 그러고 보니 Gerede 오전 버스는 아침 10시에 한 대 뿐이고 매표원들은 모두 이 버스의 좌석을 팔려고 한 것 같다. 커미션을 제법 많이 받는 모양이다. 두 번째 매표원은 25 YTL로 내려갔으니. 그렇게 팔고도 커미션이 있다는 얘기인데. 이 여행사에서 30 YTL을 주고 Gerede 버스표를 샀다. 우선 믿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자리도 좋은 제일 앞자리를 준다. Amasya에서는 내가 가려는 Safranbolu까지 직행버스는 없다. Gerede까지 가서 Safranbolu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Amasya는 지금까지 본 터키 도시 가운데 제일 아름답다. 돌산과 강이 그림같이 어울려서 아름답고 집들도 아름답다. 다른 도시의 건물들은 모두 비슷한 새 건물들이었는데 Amasya 건물들은 옛 Ottoman 스타일 건물 같다. 한 이틀 묵어가도 좋을 곳이다.

Amasya 가는 길

돌산과 강이 멋있게 어우러진 아 름다운 Amasya

2천년 이상 묵은 옛날 왕들의 동굴 묘지

“모두 21개의 동굴 묘지가 있다

동굴을 배경으로 한 장

강가의 Ottoman 스타일 건물들이 아름답다

시계탑과 그 옆에 내가 점심을 먹은 음식점, 지금까지 가장 맛있는 케밥을 먹었다

주위의 산들도 하나 같이 조각처럼 아름답다

배낭여행자들에게 인기인 Ilk Pansyon의 Ottoma! n 스타일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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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28일, 일요일, Safranbolu, Carsi Pansiyon

(오늘의 경비 $45: 숙박료 20, 버스 30, 5, 1, 점심 7.5, 식료품 2)

아침에 숙소 체크아웃을 하는데 숙박료를 25 YTL을 달랜다. 나는 어제 틀림없이 20 YTL로 들었는데 자기는 틀림없이 25 YTL로 예기했다 한다. 한참 동안 싱갱이를 하다가 25 YTL을 주고 나왔다. 숙소 주인도 내 나이 정도 된 친구인데 두 사람 중 누가 틀린지 모르겠다. 어쩌면 상습적으로 그런 식으로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부터는 종이에 써 놔야지 안 되겠다.

버스 정거장에 가기 전에 강가 구경을 좀 더 했다. 역시 아름다운 도시다. 길거리에 노인 두어 명과 경찰 두 명이 조그만 난로 비슷한 것에 물을 끓여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있었다. 재미있게 생겨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찍으라고 하면서 한 노인이 모델까지 되어준다. 사진을 찍고 나니 경찰 한 친구가 차를 한 잔 권한다. 한 잔 얻어 마! 시며 안 통하는 말로 어느 나라에서 오고 어디로 가고 Amasya가 아름답고 求 얘기를 나눴다. 한국에서 왔다 하니 빼놓지 않고 “brother country"를 외친다.

잠깐 인터넷 카페에 들렸는데 일요일 아침 9시인데도 컴퓨터 게임을 하는 10여세 되는 남자애들로 꽉 차있었다. 어느 나라를 가도 마찬가지다. 담배 피기 시작하는 연령이 내려가듯 컴퓨터 게임을 하는 연령도 내려가고 있는 모양이다 어떤 카페에는 대여섯 살밖에 안 되 보이는 애들도 보인다.

버스 정거장에 오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내가 탄 버스는 이스탄불 행 버스인데 나는 Gerede까지 가는 표를 끊은 것이다. Gerede에서 Safranbolu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Safranbolu 버스정거장에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Carsi라는 관광지역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제법 복잡하다. 그런데 Gerede는 Safranbolu를 지나가는 것 같고 Gerede를 다 가기 전에 어느 곳에서 내리면 Safranbolu에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가진 지도에 Gerede가 안 나와 있어서 어느 곳에서 내려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차장에게 Gerede 표를 끊었지만 가는 곳은 Safranbolu라는 의사표시를 정확하게 했다. 그러면 차장이 알아서 Gerede 가기 전에 Safranbolu 들어 ! 〈 길목에서 내려줄까 해서였다. 차장은 알았다고 고개만 끄떡인다.

버스에 올라서 앉아있는데 한 노인이 오르더니 나에게 버스표를 보여주면서 뭐라고 한다. 이 버스가 맞는 버스이냐고 묻는 것 같기도 하고 자리를 찾아달라고 하는 것도 같다. 아마 글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터키 말을 모르는 외국인인 것도 모르는 모양이다. 옆에 앉은 터키 사람에게 인계해 주었지만 좀 웃음이 나왔다.

버스가 떠나는데 내 뒷자리에 네 살 정도 먹은 어린 소녀와 할머니와 이모인 듯 한 젊은 여자와 셋이서 앉아있는데 밖에는 소년의 엄마인 듯한 여자와 다른 사람들이 전송 나와 있었다. 버스가 떠나자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다. 그때부터 소녀는 “아메"를 찾으며 울기 시작하는데 그칠 때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아마 엄마를 찾는 모양이다. 크지도 않게 아주 슬프게 흐느껴 우는 그런 울음이었다. 한 2, 3 분 쉬었다가는 다시 울기 시작하곤 한다. 할머니와 젊은 여자는 전혀 관심을 안 두고 무슨 얘기인지 쉬지 않고 한다. 한번도 달래질 않는다. 주로 할머니가 말을 한다. 가끔 병적으로 말이 많은 사람들을 보는데 이 할머니가 그런 것! 같다. 버스 안이 조용한데 이 두 여자들 말소리와 소녀 우는 소리만 들린 .

가는 길 경치는 그만이다. 논이 많이 보인다. 터키에 들어와서 처음 보는 논이다. 터키 사람들은 빵이 주식이다. 가끔 밥이 보이지만 항상 빵이다. 아시아 대륙의 북쪽에서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터키 사람들 생긴 것은 옆 나라 조지아나 아르메니아 사람들과는 너무나 다르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에서는 사람들이 너무나 닮아서 놀랐는데 터키는 사람들이 너무나 안 닮았다. 주로 흑발에 흑안이지만 생긴 것이 너무나 달라서 전혀 한 민족 같지 않다. 조지아 사람과 아르메니아 사람들도 흑발에 흑안이지만 형제처럼 닮았었는데 터키는 안 그렇다. 아마 유목민으로 옮겨 다니면서 살면서 여러 민족의 피와 섞여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말만 한가지일 뿐 생긴 것은 각가지이다. 거기에 비하면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같이 옮겨다니지 않고 한곳에만 살았기 때문에 다른 민족의 피가 거의 안 섞인 것 같다. 내 아마추어 인류학자의 의견이지만 그럴듯하다.

길가에 대형사고가 보인다. 사고가 난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대형 트럭이 길 밑으로 떨어져있고 그 뒤로는 승용차가 오른쪽 반이 완전히 찌그러진 채로 ! 있다. 오른쪽에 사람이 탔었다면 즉사였을 것이다. 차만 보일 뿐 사람은 안 보인다. 아마 병원으로 실려간 모양이다. 트럭이 앞에서 오는 차 때문에 급정거하다가 길 밑으로 굴러 떨어진 것 같고 그 뒤를 따라가던 승용차가 급정거하는 트럭의 뒤를 들어 받은 모양이다. 좌석에 보니 시트벨트가 있어서 맸다.

Gerede가 가까워 오면서 어느 교차로에서 나더러 내리라고 한다. 벌판에 있는 교차로다. 여기서 내리는 것이 Safranbolu 가는데 더 빠르다고 차장이 생각한 모양이다. 아무것도 없는 한 벌판이라 마음이 좀 안 내켰지만 차장의 판단을 믿고 내렸다. 또 그것이 내가 차장에게 원한 것이었다. 교차로에서 가다린지 5분도 못되어서 버스가 와서 손을 흔들었더니 내 앞에 선다, Safranbolu 간다고 하니 타란다. 50Km 정도 달려서 버스정거장에 서는데 보니 Karabuk이라는 도시다. Lonely Planet에는 Amasya에서 Karabuk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Karabuk 가기 전에 Safranbolu 들어가는 길목에서 내려서 Safranbolu 가는 버스를 타라고 있는데 Amasya에서 물어보니 Karabuk 가는 버스가 없단다. 그래서 대신 Istanbul가는 버스에 Gerede가는 버스 ! Ⅸ 끊은 것이다. 차장이 내리란다. Safranbolu가는 미니버스로 갈아타란다 . 내가 탄 버스가 Safranbolu까지 가는 버스인줄 알았더니 아니다. Safranbolu 미니버스를 타고서는 Safranbolu의 버스정거장에 내린 것이 아니고 관광지역인 Carsi 지역까지 곧장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Carsi 지역에 내리니 길가에 관광객들이 우글거리고 기념품 가게가 많이 보인다. 전형적인 관광지역이다. 터키에 와서 이런 지역은 처음이다. 아마 앞으로는 이런 곳을 많이 접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곳이 싫다. 지금까지는 좋았는데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지는 것 같다. Malatya에서 내가 Sivas-Amasya-Safranbolu-Istanbul로 간다하니 아무것도 볼 것 없는 Amasya와 Sivas는 왜 가느냐며 대신 Ankara-Safranbolu-Istanbul로 가라했는데 내가 Amasya나 Sivas같이 덜 관광적인 곳을 좋아하는 줄 모른다. 왜 관광객들이 안 가는 곳을 가려하는지 이해 못한 것이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Carsi Pansiyon에 아담한 방을 잡았다. 아주 마음에 드는 방이다. 하루에 30 YTL을 달라는 것을 20 YTL만 내겠다니 금방 오케이 한다. 근처에 호텔이 많고 빈방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숙박료 흥정을 좀 더 잘 해봐야겠다.

길거리에서 조그만 난로로 차를 끓이는 노인, 나에게 차 한잔을 대접했다

시원스럽게 쭉 뻗은 Safranbolu 가는 길

별로 차들이 많이 안 다닌다

아름다운 산도 나온다

오랜만에 논을 본다

버스 휴게소가 아담하고 깨끗하다, 터키는 버스여행 천국이다, 기차는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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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29일, 화요일, Safranbolu

(오늘의 경비 $20: 숙박료 20, 치약 1.5, 식료품 6, 인터넷 1)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어제 산 빵과 케이크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갔다. 9시가 조금 넘었는데 햇볕은 벌써 매우 강하다. 가게들이 서서히 열고 있었다. 이곳은 매우 “관광적 (touristy)"인 곳이다. 외국 관광객들 상대로 먹고 사는 곳이란 뜻이다. 터키에 와서 처음 이런 곳을 본다.

우선 Tourist Office로 갔다. 영어를 조금 하는 중년 여인이 일을 보고 있었다. 내일 아침 Istanbul 가는 버스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아침 8시에 숙소 근처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버스회사에 가서 9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오후 3시에 Istanbul에 도착이다. 버스정거장에서 “Servis" 버스를 타고 호텔들이 있는 Sultanhmet에 가면 된다.

Carsi 지역 구경을 했다. 옛날 Ottoman 스타일 집들이 많다. 나무와 돌과 흙으로 지은 집이다. 지붕은 붉은 색의 기와를 얹었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이곳 사람들은 관광객이 지나가면 본척만척한다.! 다른 도시에서는 흥미를 가지고 쳐다보거나 말을 걸거나 하는데 이곳은 다르다.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인도에서는 관광객이 지나가면 붙잡거나 말을 거는데 이곳은 본척만척이다. 주위에 회교사원이 여럿 보인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깜짝 놀랠만한 고성으로 주문 같은 소리를 질러댄다. 기도 드리는 시간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괴상한 회교여! 이젠 좀 변할 때도 되었는데 옛날 관습을 고집한다.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수십 명은 되어 보인다. 이제는 이런 곳은 싫다. 어제 묵은 Amasya나 sanliurfa 같은 곳이 좋다.

이곳은 음식점에서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아서 슈퍼에서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아침까지 안 나가도 된다. 더 이상 구경할 것이 없다. 나가 보아야 관광객 구경이나 흥미 없는 기념품 구경이다.

내일은 드디어 이스탄불이다. 가족과 만나는 곳이고 이번 여행의 반환점이다. 가족이 원해서 잠깐 그리스 구경을 한 다음에는 한국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여행을 끝내려면 4개월이 더 남았지만 벌서 귀국한다는 기분이 든다.

Safranbolu는 터키에서 Ottoman 제국 시대 건물들이 제일 잘 보존된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으로 말하면 하회 마을 같은 곳이다

나무와 돌로 만들고 지붕은 붉은 기와지붕이다

폐허가 된 채로 아무도 살지 않는 집들도 보인다, 주인은 있을 것이다

햇빛이 몹시 강하나 건조해서 별로 덥지는 않다

터키 소년들, 생긴 것이 각가지다다

지금까지 다닌 곳 중에서 제일 “관광적”인 도시다

조그만 카페

야외 카페의 테이블과 걸상이 앙증맞다

박창순: I envy you -[12/02-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