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호주에서의 1년

정규현 2006-03-16 (목) 12:16 조회:1657

ㆍ첨부#2

1142479002.JPG (0KB) (Down:0)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2월에 호주에 가서 1년 정도 머무르다 몇 주전 귀국했답니다.
진작에 여행담을 올려야지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출국전에 서바스 회원분 중에 두 가정 정도 컨택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김해-나리타-시드니-애들레이드 이렇게 경유해서 2005년 2월 22일에 호주 South Australia의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에 도착!
분명 건물은 이국적인데 익숙한 것처럼 마음이 참 편했습니다.
오히려 일본 갔을때는 모든게 다 신기하더니...(첫 해외여행이라 그랬는지도^^;)
그 흔한 여행책자 하나도 들고 가지 않았어요. 그냥 부딪혀보고 싶었습니다.

시드니에서 이미 앤드류가정에 전화를 걸었는데, 애들레이드 도착해서 다시 한번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의사소통이 안되던지...-_-;;
왜 그렇게 말을 못 알아듣겠고 말도 안나오는지... 머리속에서만 뱅뱅 도는지...

어쨌든 정말 힘들게 시내 약속장소에서 만나게 되었지요. 그리고 간 앤드류네 집은 아파트 생활과 한국식 집 구조에 익숙해진 저에겐 참 예쁘고 크고 좋더군요.^^
(후에 다른 도시들을 보면서 도시마다 집의 특징이 있다는걸 느꼈는데 애들레이드는 1층짜리의 비슷한 모양의 집이 많아서 위에서 내려다 보면 도시의 집이 다 납작하고 평평해 보여요- 주관적 생각)

아, 그리고 집에 들어갈때 신발을 신고 가야 벗고 가야하나 난감했죠.
아저씨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길래 따라서 신고 갔는데 집에 아이는 벗고 있는거예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더워서 그 아이가 벗고 있었던 듯...
그 날 날씨가 40도 정도 됐을거예요. 애들레이드는 다른도시에 비교해 봤을때(브리즈번이나 시드니)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워요.

모린(wife)은 요가선생님이었어요. 큰 딸 한나는 고등학생이고 작은 딸 루시는 중학생이었는데 가족 분위기가 너무나 화목하고 좋았어요.
인상 깊었던 점은 식사준비를 다같이 하는것과 TV가 거실에 없다는 것.
그래서 가족시간을 대화로 더욱 알차게 보내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제가 학원을 알아본다고 알아보러 다닐때였는데 그때도 앤드류의 친구가 학원 선생님이라고 이 학원은 이런 분위기고 이 학원은 이런 분위기라면서 친구한테 물어보시고 저에게 알려주셨어요. 제가 부탁 드리지도 않았는데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고마웠답니다. 다른 가족들도 물론 말할것도 없구요.
제 이름이 발음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앤드류가 제 이름 부를때 막내가 항상 "형"이 아니라 "현"이라고 항상 지적해줬어요. 귀여운 막내^^
또 그집은 채식주의여서 또 그 나름대로의 음식을 맛 볼수 있었답니다.
저 또한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서 찾아봐주고 한국 지폐를 선물로 드리면서 각각의 지폐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죠.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등등..
아무튼 그렇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조그만 문제가 생겼지요.

제가 사실은 학원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게 사람이 많이 밀려서 10일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그냥 호스텔에 있으려고 했는데 앤드류가 서바스 가정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부담주기 싫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서바스 사람은 환영한다고 어쨌든 저를 설득시켜 다른가정을 컨택해주어 앤드류집을 떠나 또 다른 가정(앨리슨)에 갔는데 거기선 마음이 편하지 못했어요.

앤드류네 집에서 처음 만나뵜는데 50대쯤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인사한다고 손을 내밀었는데 전 당황해서 그냥 고개를 약간 숙였어요.
그때는 윗어른에게 손내밀고 악수하는게 익숙치 않았거든요.(한동안 그랬어요)
그래서 그분께선 처음 만날때부터 기분이 좀 상하셨는지도..
또한 그 집에 갔을때 앤드류네 집과는 좀 다른 분위기에 서먹했는지도 몰라요.
앨리슨네는 일본대학생이 같이 살고 있는데 그 아이가 여행가서 그 방에 머물게 됐어요.
자식들은 커서 다 출가했는데 마침 일본에서 영어선생님을 하고 있는 큰아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온 상태였죠.
제가 그 당시 영어보다 일어가 편했기 때문에 앤드류네에서도 일어하는 사람이 그 집에 있다고 잘됐다고도 했거든요. 그래서 저도 한결 마음이 편했어요.
밥 먹을때도 다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면서 밥을 먹는데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아주머니한테 한국에 대해 뭔갈 얘기하려고 해도 이미 아주머니는 한국 여행 갔다왔더라구요. 제가 준비해온 기념품은 우리나라 지폐였는데 이미 돈도 다 봤다고 하시고...
앨리슨 아줌마의 원래 스타일 일수도 있지만 말이나 행동이 저에겐 좀 차갑게 느껴져서 사실 그 집에 있는 동안 마음이 편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아주머니 생각엔 제가 돈을 아끼려고 서바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는것 같았어요.
제가 그 당시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확실히는 이해 못했지만 말은 못 알아들어도 대충 무슨 말인지 느낌으로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해명하고 싶었지만 제 영어 실력이 달려서 나오는 날 편지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진심을 전해드렸어요.

그리고 학원에서 운 좋게 기숙사 가기전 단기 홈스테이할 집을 구했는데 그 집 아주머니가 너무 좋으셔서 그 후로 쭉 그 집에 살게 되었죠.

그 후 1년 동안 여기 저기 여행도 다니고 일도하고 영어도 늘었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이고요, 서바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s. 사진은 앤드류 가족이구요.
더 많은 사진이나 궁금하신 사항은 싸이에 남겨주세요^^ (cyworld.com/rap486)

김미향: 아주 좋았겠네요 -[03/24-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