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결혼식을 위한 준비( 결혼식 2일전)

8월30일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카렌이 냉장고에서 작은 병을 꺼내며 김치가 있다고 자랑을 했다.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한국 슈퍼마켓이 있어 김치를 사다 먹었다. 김치가 폭삭 쉬어 약간 물컹거렸다. ‘이정도로 김치의 맛이 변하면 버려야 되냐’는 물음에 김치의 숙성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토스트와 치즈 마카로니, 햄과 김치를 저녁 식사로 먹었다.

오늘 도착하여 점심때부터 드디어 맥도널드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카렌이 한참을 웃었다.

2년 전에 1달 동안 워싱턴에서 맥도널드와 KFC, 피자집을 매일 방문하였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6시에 결혼식이 있는 켄터키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모두가 짐 정리에 바쁘다. 5일정도 그곳에서 머물 것이라 하였다.

밤 11시가 넘어서 짐정리와 샤워를 마치고 나니 무박으로 나리타공항에서 시카고 공항으로 날아온 피곤이 마구 쏟아져 머리가 띵하니 무거워졌다.

비행기 이동 때 왼쪽 옆 자리에는 아기가, 오른쪽에는 비행기 주방이 있어 일본 승무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부스럭 거렸다.

서랍 여는 소리, 말소리...  정말이지 너무나 기다리던 비행기 한 자리가 이렇게  괴로운 13시간이 될 줄이야~

침대에 몸을 맡기고 잠시 눈을 붙이다가 밤 12시에 다시 눈이 떠져서는 잠이 오질 않았다.

낮과 밤이 적응이 되지않아 한국시간으로 낮잠을 잔 것이다.

한국에서 날아온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정리하며 전화 통화를 시작했다.

새벽3시 다시 잠을 청했다.

느낌이 이상하여 눈을 뜨니 커다란 진주가 꼬리를 흔들며 내게로 다가왔다.

방문을 밀고 들어온 것이다.

잔뜩 겁에 질린 나는 한 밤중이라 소리도 못 지르고 손짓과 작은 소리로~~ “오! 진주 제발 나가주세요.” 여러 번 신호를 보냈더니 착하게도 진주가 방을 나가주었다. 방문을 꼭 닫고 다시 확인을 또 했다.

다시 잠이 들었다.

새벽 5시 쯤 식구들의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조금 후 카렌이 깨워주었다.

짐을 차에 실은 후 커피와 스낵을 챙겨 승용차와 픽업트럭 2대에 모두 올라타고 6시에 출발을 했다.

모지즈와 진주는 카렌의 학생이 와서 그동안 돌봐 주기로 하였다.

차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 인디아나, 사우스 인디아나, 마호멧 타운, 샴페인 어베나를 지나 CROCKER BARREL 레스토랑에 오전 8시경 도착하였다.

음식점에 가면 항상 여러 가지 음식 맛보기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고려하여 생선과 스테이크, 신선한 야채와 빵 종류, 아이스티 등 4사람이 모두 다른 메뉴를 주문하였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CHECKER'S GAME 을 하고 그 후 배불리 아침 식사를 했다.

보통 때는 집에서 간단하게 커피나 우유, 토스트와 계란 프라이, 쏘시지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지만 오늘은 긴 여행을 위하여 푸짐 하게 식사 주문을 하였다고 했다.

식당 종업원이 내가 먼 나라에서 온 손님이라며 따듯한 빵을 봉지에 담아주었다. 그 후 식당 옆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에서 말하는 새를 만났다. 그곳의 주인이 새가 듣는 녹음기에는 모두 영어뿐이니 한국말을 남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의 부탁에 한국말로 녹음을 했더니 긴장해서 인지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다.

우리는 다시 자동차를 타고 Indianapolis를 지나 Louis Bill Kentucky에 2시경 도착을 하여 미리 예약해 놓은 Brown Sboro Inn 호텔에 짐을 풀었다.

신부 가족들을 위하여 10개의 방을 체크인 했다.

둘째 딸 에슬리가 3시경 루이스 빌 공항에 도착 예정이었으므로 월트, 아만다와 함께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에슬리는 서울 용산 부대 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크림슨 대학에서 ROTC  학생으로 졸업 했으며 지금은 텍사스에서 공군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산 비행장에 근무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며 한국말을 조금 한다.

한번은 미국에서 한국 음식점을 갔는데 종업원에게 “화장실이 어디예요”하고 한국말을 하여 종업원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2006년 여름에는 한국에 와서 한 달 동안 나와 함께 생활을 하였다.

그녀는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낮에는 베이비시터로 일하고 저녁에는 네이비 클럽에서 음식을 서빙하며 아르바이트를 하여 용돈을 스스로 벌었다. 공부도 잘하여 우등생으로 열심히 학업생활을 하였고 써클활동으로 치어리더를 하였다. 또, 플룻을 잘 연주하여  예술의 전당에서 음악회도 하였다. 대학시절에는 종합 운동장에서 청원 경찰로 파트타임 근무도 하였다.

1년 사이에 예뻐지고 성숙해진 그녀가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우리 4명은 가전제품만 판매하는 쇼핑센터에서 미리 주문 해놓은 세탁기와 빨래 건조기를 트럭에 옮겼다.

아파트에 도착하니 아만다의 신랑인 에븐과 남동생 칼리, 그들의 부모님이 와계셨다.

에븐은 5년 전 한국에 와서 춘천 닭갈비를 2인분이나 먹었던 기억을 얘기하며 또 먹고 싶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의 안부를 물어보며 모두가 보고 싶다고 했다.

신랑과 신부 가족들은 신혼살림을 대강 정리 하여 주고 Garden Ridge 쇼핑몰에 들렸다.

이곳은 정원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 가정에서 사용하는 장식품과 악세사리, 선물 용품, 목용용품, 가구와 쿠션을 판매하는 잠실 운동장만큼이나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이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사용할 꽃병, 촛불과 거울 받침대, 결혼 전날 있을 파자마 파티에 사용할 용품들을 구입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KFC에서 치킨 세트 10인분을 주문하였다.

호텔로 돌아오니  미리 주문 한 장미꽃 500송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결혼식 날 테이블 위를 장식하게 될 새빨간 장미꽃을 신랑, 신부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손수 잎사귀, 가시 정리 후 투명한 유리병 속에 꽃꽂이 하여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였다.

우리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내일 스케줄을 전달하며 각자 숙소로 흩어졌다.

10, 8월 31일 결혼 리허설 ( 결혼식 1일전 )

아침 9시경 신랑과 신부 가족들이 호텔 식당에 들러 앉았다. 우리는 식사를 하며 결혼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였다.

10시경 양쪽 가족들 모두가 SAM 1905 EYESS 턱시도, 드레스 전문 샾에서 다시 만났다.

샾의 전화번호는 결혼을 많이 앞둔 6개월 전 신부에게 안내를 받았으며 1달 전에 주문하여 오늘 찾는 날이라고 하였다.

고등학생 브레들리가 처음으로 입어보는 턱시도가 불편하다며 투덜거렸다.  와이셔츠, 넥타이, 바지, 조끼, 양말, 턱시도, 그리고 구두까지 모두 착용 후 거울 앞에 선 브레들리를 보며 ‘장가가도 되겠다’고 월트가 칭찬을 하여 한바탕 웃었다.

신랑과 신랑동생, 월트도 옷을 입고 모두가 거울 앞에서 폼을 잡아보았다.

월트는 몇 년 사이에 몸이 불어서 턱시도 양복 웃옷만 주문을 하였다,

베이지색 반바지에 슬리퍼, 그리고 위에만 검정 턱시도를 걸치고 거울 앞에선 월트의 모습에 손님들 모두가 박장대소로 배꼽을 잡고 웃었다.

월트와 브레들리, 나는 켄터키에 있는 우리 식품이라는 한국 슈퍼마켓에 들렸다.

배추김치 3kg($ 11.99), 신라면 3개, 컵라면 2개를 고르니 월트가 한국 마늘을 골라 왔다.

마늘은 한국산이 맛있어서 미국에서도 한국산을 먹는다고 한다.

Arbys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하고 오후 3시에 주례사 목사와 신랑, 신부 친구들과 가족들, 웨딩 이벤트 팀이 결혼식이 있을 공원에 모두 모였다.

결혼식 들러리 입장에서부터 퇴장까지 리허설을 했다. 세 번째의 연습을 통해 결혼식의 순서 등을 수정 했다.

리허설을 마치고 오후 5시경 신랑 측 부모의 초대로 리허설에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피타이져로 따듯한 빵과 미니 도넛츠, 음료수를 먹고 메인 메뉴를 주문했다.

디저트로 초콜릿 무스와 과일을 먹으며 3시간 정도의 식사를 하며 신랑 신부의 성장과정에서 재미있었던 추억들을 공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중 신랑의 고등학교 룸메이트로부터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의 데이트 과정을 실감나는 이야기도 들으며 모두들 많이 웃었다. 신랑 엄마는 아들이 어렸을 때 머리 맡에서 매일 들려주던 자장가를 부르며 이제는 신부가 자장가를 대신 불러주어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부도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고 에슬리도 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눈물을 함께 흘렸다. 모두가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메시지로 가슴을 찡하게 감동을 시켰다. 그 후 신랑 신부는 앞으로의 바람과 희망, 진지한 내용들을 발표하였다.

고등학교 교사인 신랑 엄마는 그 시절부터 예쁜 딸을 얻었다며 좋아 하셨다고 했다.

들러리로 참석하게 될 친구들은 직장 동료와 학창 시절의 절친했던 친구들이고 한 친구는 벌써 결혼해서 아이를 데리고 온 친구도 있었다.

결혼식은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고 보내는 가족들의 기쁨과 섭섭함이 교차되는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테이블에는 장미꽃과 초콜릿을 담은 작고 귀여운 망사의 투명한 헝겊 주머니가 있었다.

동그란 미니 초콜릿은 분홍색과 보라색이었고 앞면에는 신랑, 신부 이름 Amanda & Evan 이, 뒷면에는 Sep,1,2007이 인쇄 되어 있었다 . 1달 전에 주문을 했다고 했다.

신부는 신부 측 들러리들에게 흰색과 분홍색의 투명한 크리스탈 목걸이를 선물했다.

신랑은 친구들에게 와이셔츠의 소매를 장식하는 카우스 보턴을 선물했다.

저녁 8시30분경 내일 있을 결혼식 스케줄을 재차 확인 한 후 신랑, 신부 친구들은  파자마 파티를 위해 모두 호텔로 향했다.

싱글로서 마지막 밤을 친구들과 모여서 파티를 하는 것이다.

카렌과 나는 시몬에 사는 친정 엄마를 모셔다 드리며 왕복 3시간 이상을 운전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에 카렌이 결혼식 때 사용할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며 월마트에 들려 쇼핑을 했다.

오늘도 새벽 2시나 되어서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어제부터 피곤하여 입속에 혓바늘이 돋았다.

비타민으로 피곤을 달랬지만 차량 이동시 순간적으로 꾸벅꾸벅 졸며 하품이 나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