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여행에서 느낀 것>

이번에 방문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는 유럽에서도 가장 복지가 잘 구현되고 있는 국가들이라는 평을 받는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바이킹의 후손 국가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친환경 정책이 눈에 뜨인다. 승용차와 화석연료 사용 억제 정책(산유국이면서도 비싼 휘발유값 정책, 고세율의 자동차세, 공회전을 3분이상 못하는 조례 등), 청정 에너지 정책(핵발전 허용하지 않고, 풍력 발전이 덴마크 전력 수요의 20% 감당) 등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외형적인 것 외에 나는 더욱 궁금한 것이 왜 이들은 행복한가하는 문제이었다. 방문에 앞서 누이의 펜팔 친구인 벤은 덴마크 사람들, 특히 자기가 사는 지방인 링코빈 지역 사람들이 행복도 조사에서 항상 유럽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로 나타난다는 자랑을 하였던 것이다. 비록 이번 짧은 여행에서 많은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몇 가지 요인을 볼 수 있었다.

첫째는 내부 페이스에 맞춘 생활이었다. 요즘 말로 슬로우 생활이 몸에 익어 있다는 것이다. 즉 현란하게 돌아가는 외부 세계의 요구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 현역에서 물러난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거리에서의 차의 움직임, 사람들의 발걸음, 은행에서 30분 이상의 기다림을 당연히 여기는 태도, 불편한 지방도로 등에서 자신들이 지닌 페이스에 맞추어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둘째는 검소한 생활이다. 거리에서 화려하게 입은 사람을 거의 보지 못하였다. 일상의 평상복으로, 화장도 거의 하지 않은 얼굴로 나다니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치장은 물론이고, 모는 차량도 대부분이 경차나 소형차이었고, 자전거가 생활화되어 있었다. 공돈이 없는 탓인지 식당에서의 식사는 매우 비쌌고, 그만큼 예외적인 것이었다. 내가 들어가 본 7-8집 화장실에 비데가 놓인 것을 보지 못하였다. 내가 만난 현지인들 중에서 스마트 폰을 쓰는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다. 다들 구식의 휴대폰을 쓰며 바꾸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이들이 검소하긴 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다 갖추고 살고 있었다. 대형 냉장고를 갖춘 집은 별로 못 보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 고가의 야외용 바베큐 그릴 등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요인은 계층간 격차가 적다는 것이다. 임금 격차도 적고, 사회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누진적 고세율의 정책을 불평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수입에 대하여 40%, 50%, 혹은 60%의 세금까지 내면서 이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울러 비싼 공공요금(교통비, 전기료-키로와트당 400원/덴마크, 전화비 등)을 내면서, 특정 계층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사회의 경우에는 공공요금이 비현실적으로 저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지만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희생이 요구되어 진다. 즉 상대적 박탈감이 낮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에게 비추는 모습이나, 남과 비교하기 보다는 자신의 현재 수준에 대한 절대적 평가에 의해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면서 일인당 소득이 4-5만불을 넘으니 사람들이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서바스 여행이 아니라면 이런 내용을 몸으로 경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서바스는 최고의 여행가이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