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여행 일기 소개

문건주 2006-11-25 (토) 18:28 조회:1148

제가 한 여행 일기는 분명 아닙니다
가보고 싶은 나라 이야기이기에 옮겨봅니다.

11.그리스 입니다

친구 님들 안녕하십니까.

그리스에 와 있습니다. 식구들은 터키가 훨씬 더 좋다 합니다. 며칠 후에는 식구들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저는 다시 혼자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터키에서 마음씨 좋은 이란 영사를 만나서 거의 얻기 불가능한 이란 비자를 받아서 식구들을 보내자마자 이란으로 갑니다. 버스로 그리스 아테네에서 터키를 통해서 가는데 3일 정도 걸리는 힘든 여행일 것 같습니다.

터키 사진은 이문구 교수가 많이 보낼 것 같아서 더 이상 안 보내고 식구와 찍은 사진 두 장 보냅니다.

오늘은 한국-프랑스 월드컵 경기를 하는 날입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도 TV로 관전할 것입니다. 터키 여행할 때 어느 터키 사람이 한국이 프랑스를 이길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프랑스 팀은 대부분 늙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 사람 말이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일선

아테네에서
6월 18일 오전 9시 경

이란(Iran)입니다

친구 님들 안녕하십니까.

이란에 들어온 지 벌써 4일이 지났군요. 매일 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이곳 더위는 지독합니다. 대낮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갑니다. 그래도 그늘에만 있으면 땀은 나지 않습니다. 땀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증발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일 뿐입니다. 물을 아무리 마셔도 소변 색깔이 노란 것을 보면 가만히 있어도 몸에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란은 이런 곳에 사람이 왜 살까 하고 생각하게 항 정도로 황량한 풍경입니다. 가끔 오아시스 같은 푸른 곳이 나오긴 합니다만 나라 대부분이 황색입니다. 평야도 산도 하늘도 모두 황색입니다. 아무리 볼거리가 많더라도 너무나 덥고 황량해서 빨리 보고 푸른 산과 힌 눈이 보이는 파미르 고원지대로 갈 생각입니다.

오늘은 Abyaneh라 불리는 조그만 마을을 소개합니다. 유네스코에서 무슨 인증을 받은 마을이라는데 모든 마을 집들이 흙벽돌로 지어져 있는데 한 2백년부터 5백년 묵은 집들이라 합니다. ! 껭 하기만 한 이란에도 계곡에는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되는 곳이 있는 모양입니다. 물도 흐르고 나무도 있고 농사를 질 수 있는 비옥한 땅도 있는 모양입니다.

이란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순박해 보입니다. 오늘 시내버스를 타고 호텔을 찾아가는데 버스 운전사부터 승객들이 내가 호텔을 제대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한 승객은 버스 표까지 주었는데 버스 운전사는 버스 표를 받지 않았습니다. 버스 요금을 버스 안에서 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올라탔는데 나중에 보니 버스 표는 다른 곳에서 사야 한답니다. 내린 후에 고맙다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더니 버스 안에서 역시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하는 승객들이 대 여섯 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그럼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박일선

이란 에스파한에서

Kashan 주위는 너무나 황량한 사막이다, 이런 곳이 고대 문명의 발! 상지라니

Kashan에서 80Km 떨어진 진흙 마을 Abyaneh 가는 길

포플라 나무 숲 계곡 위 산 중턱에 세워진 마을 Abyaneh

약 500년 묵은 마을인데 유네스코로부터 모종의 인증을 받았다 한다

황량한 사막 계곡에는 놀랍게도 이런 숲이 있다

물이 마른 강바닥, 비가 올 때는 많은 물이 흘러 내려가는 모양이다

새로 단장한 것 같은 마을 길

흙벽돌과 포플러 나무로 지은 집이다, 한 줌의 흙더미로 변한 허물어진 집

고색창연한 대문 옆에는 항상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용도가 궁금하다

가끔 푸른 나무로 가득 찬 정원이 있는 집이 있다, 담이 특이하다

베란다가 쓸모 있어 보인다

마을 내리막길을 힘들게 걷고 있는 할머니, 이 고장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다

나귀를 몰고 가는 마을 아낙네

이 마을도 전기, 전화, TV가 다 들어온다

조그만 폭포도 있다, 물이 어디서 내려오는 것인지 모르겠! 다

물이 펑펑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그늘진 마을 길

이 고장 집을 짓는데 필수적인 포플러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산 중턱에 보이는 구멍같이 생긴 것은 무엇일까?

겨울에 사용할 가축 먹이를 저장하는 굴이란다

Abyaneh 마을의 이쁜이 소녀, 아직 어려서 정식 회교 여자복장은 안 했지만 머리에 스카프는 쓰고 있다

이란의 Persopolis라는 곳의 유적 사진

친구 님들 안녕하십니까?
부고 친구 님들 외에도 제 여행 사진을 봐주시는 정 사장, 배 교수, 그리고 제가 모르는 다른 분들 안녕하십니까? 지금 서울은 장마철인 모양이지요? 그러면 별로 덥지는 않겠군요. 이곳 이란은 매일 섭씨 40도의 강더위입니다. 오늘 같은 호텔에 묵는 흰 가운 같은 옷을 입는 오만에서 온 친구는 자기네 나라는 지금 섭씨 50도 랍니다. 그 소리 들으니 이란이 덥다는 소리가 쑥 들어가게 됩니다만.

오늘은 이란의 Persopolis라는 곳의 유적의 사진을 보냅니다. BC 500년경에 건설되었다가 (공자님 부처님 시절입니다) BC 300년경 알렉산더 대왕의 군에 의해 파괴된 후 재건되지 않고 지금 까지 돌 더미로 남아있는 곳입니다. 한때는 부귀영화를 누리던 사람들이 부러운 것 없이 살던 곳인데 이제는 관광객이나 둘러보는 곳이 되었습니다. 관광객들이라도 매일 찾아와서 기억을 해주니 그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너무나 더워서 아침과 저녁 시간에만 나갑 ! 求 . 빨리 실크로드 유적을 보고 시원한 히말라야, 파미르고원 지역으로 올라가야 하겠습니다. 작년에도 남부 인도 더위에 쫓겨서 네팔로 갔더니 그렇게 좋더군요.

그럼 다음 소식 전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박일선

이란 Shiraz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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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5일, 수요일, Shiraz-Persepolis

(오늘의 경비 $27: 숙박료 140, 단체관광 70, 입장료 5, 점심 11, 식료품 3, 5, 5)

오늘은 Persepolis 구경을 갔다. 몹시 더웠지만 볼만했다. 아테네의 Acropolis (Parthenon) 보다 훨씬 볼 것이 많았다. 이란이 관광지로 잘 개발만 된다면 한국 관광객들이 터키 이상 많이 올 수 있는 곳 같다. 아직 터키에 비해서 관광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나 국내 비행기 값이 싼 것과 잘 되어 있는 도로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Pars Tourist Travel Agency에서 하는 단체관광에 가담해서 갔는데 아침 7시 반에 떠나서 오후 1시경 돌아오는 당일 코스였다. 가격이 70,000 IR이면 한화로 7천 원인데 Persepolis 입장! 료까지 내 주니 좋은 가격이다. Lonely Planet에는 Persepolis 입장료가 50 ,000 IR이라 있는데 이것뿐 아니라 다른 곳의 입장료도 전부 틀린다. 아마 몇 년 전에는 그렇게 비쌌던 모양인데 근래에 내린 모양이다. 어쩌면 그때는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더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같은 가격을 받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입장료가 비싸지 않아서 좋다. 이번 여행 중에 어디에선가 다른 여행자로부터 이란은 입장료가 매우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웬만한 곳은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사진이나 찍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다.

오늘 동행한 다른 여행자가 가지고 있는 이란 Lonely Planet을 빌려서 보니 이틀 전에 Ahvaz에서 가려다 만 Choqa Zanbil의 피라미드가 이란에서 꼭 봐야할 곳 중 하나로 되어 있었다. 택시를 대절해서 안 간 것이 후회가 된다. 택시운전사가 요구하는 200,000 IR을 주고 Shush와 Choqa Zanbil을 두 곳을 구경했더라면 고생도 안 하고 편하게 했을 텐데 비싸게 생각이 되어서 (Lonely Planet에는 120,000 IR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버스 타고 가서 더위 때문에 고생하면서 Shush 한 곳만 보고 왔는데 후회가 된다. 200,000 IR이래야 2만원 밖에 안 되는 돈인데. 더 이상 이런 실수를 하지 말! 자. 돈을 아껴서 보다는 바가지 쓰고 나면 기분이 상해져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보면 이란은 (인도 같은 나라와는 달리) 바가지 요금은 없는 것 같다.

오늘 Persepolis 관광에는 운전사, 여자 가이드, 베네수엘라에서 온 60대의 부부 여행객, 이란 여자 세 명과 나였다. 이란 여자 세 명은 50대 어머니, 20대 딸 그리고 역시 20대 여자 사촌이었다. 딸은 미국 버지니아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올 가을에 마이애미로 옮겨서 로스쿨을 시작한단다. 부녀는 영어가 유창하고 사촌이라는 여자도 영어를 잘 한다. 가이드가 설명을 할 때 영어로 한 다음에 다시 이란 말로 반복을 하니 이란 여자 어머니가 힘들게 그러지 말고 그냥 영어로만 하라고 한다. 그러나 가이드는 계속 영어와 이란 말로 두 번씩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딸은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났단다. 그러니 미국 시민이라는 얘기다. 50대의 어머니도 영어가 본토 영어다. 어쩌면 어머니도 미국 태생일 수 있는데 물어보지는 못했다. 어머니와 사촌은 이란에 산다 한다. 차림이 다른 이란 사람들과는 다르다. 다른 이란 사람들 눈에는 아마 외국인으로 보였을 것이다.

Persepolis는 너무나 볼 것이 많다. 어떻게 보면 돌 더미 뿐이지 만 가이드의 설명이 어찌나 자세한 지 보는데 2시간 이상 걸렸다. 내가 혼자 왔더라면 아마 30분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당시 페르시아에는 (약 BC 500년 경) 수도가 세 군데 있었는데 겨울 수도가 내가 이틀 전에 갔던 Shush (옛날 이름은 Susa), Shush 북쪽 약 500Km 지점에 있는 겨울 수도 Hamadan (지금 이름), 그리고 Persepolis인데 Lonely Planet에는 Persepolis가 봄 수도라고 하고 가이드는 종교적인 수도라고 (Religious Capital) 하는데 어떤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Persepolis에는 이렇게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Susa에는 왜 거의 아무 것도 안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두 곳 다 알렉산더 대왕 군에 의해서 폐허화 된 곳인데 그 많은 돌 더미가 Susa에는 왜 없는가. 가이드 여자에게 물어보니 19세기 말에 Susa를 발굴한 프랑스 발굴대가 이 지역에 들끓던 아랍 도적 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을 쌓는데 Susa 유적 돌 더미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유적 발굴을 하러 온 사람들이 유적을 훼손했다는 얘기인데 납득이 잘 안 간다. 발굴한 다음 좋은 것은 전부 프랑스로 가져가고 남은 돌로는 성을 쌓는데 썼다는 말 같다. 사실이라면 참 못된 ! 泳宕湧甄 . 그런데 그런 비슷한 사건이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중국 돈황의 동굴을 발굴한 독일 발굴대가 동굴 안에 있었던 불교벽화를 전부 벗겨서 독일로 가져갔다는 얘기를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오늘 한국 사람들을 여러 명 만났다. 삼성 직원으로 이란에 출장 왔다가 일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구경하는 사람들 두 명과 부산에서 왔다는 여행객 세 명이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사람들과는 얘기를 못했고 삼성직원들과는 잠깐 얘기를 했다. 한국에서 10년 동안 있었다는 한국말을 잘하는 이란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을 꽤나 신기한 듯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이란 남자들은 양복을 입을 경우에 넥타이를 안 맨다. 거리에서는 양복을 입은 사람을 거의 만날 수가 없으나 TV에는 양복을 입은 사람이 많이 나오는데 넥타이를 맨 사람은 아직 한번도 못 봤다. 아마 1979년에 일어난 “회교 혁명” 이후에 생긴 관습 같은데 서방세계와 차별화 한다는 표시인 것 같다. 아예 옛날 페르시아 복장을 왜 하지 않는지 모른다. 멋있게 보일텐데 말이다. 아마 자기네는! 현대화는 원하지만 자기네 식으로 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이란 대통령 역 시 넥타이를 안 매는데 국제 모임에서조차 넥타이를 안 매는 것은 너무 한 것 같다. 다른 나라 국가 원수들은 넥타이 정장인데 넥타이를 안 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 이란 대통령 인상은 좀 안된 말이지만 노숙자 같다. 눈 주위가 검은 색을 띄는데 병자 같기도 하고 며칠 굶은 사람 같기도 하다. 옛날에 이란 주재 미대사관을 습격해서 주재원들을 납치했다가 2년인가 후에 풀어준 사건 때 주동자의 한 명이었다는 얘기가 있는 사람이다.

이란에는 전 지도자 호메이니(Khomeini)와 현 지도자 하메네이(Khamenei)의 초상화가 여기 저기 보이는데 두 초상화를 차별화하는 것이 재미있다. 호메이니를 더 우위에 두기 위해서 호메이니 초상화가 약간 크거나 같은 크기면 호메이니 초상화를 약간 위쪽에 건다. 이북의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연상시킨다.

오늘 관광하는 곳도 그렇지만 이란에서는 차에 탈 때 좌석 배정에 신경을 많이 쓴다. 주로 운전사나 차장이 신경을 쓰는데 여자 승객을 모르는 남자 옆에 앉히지 않기 위해서다. 여자는 여자끼리 앉게 하거나 식구끼리 앉게 하거나 하자니 좌석 배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남 ! 湄湧 차장이나 운전사가 자리를 옮기라고 하면 두 말 않고 옮긴다. 나도 그래서 오늘 자리를 한 번 옮겼다.

다리우스 대왕이 세운 또 하나의 페르시아 수도 Persepolis

331 BC 알렉산더 대왕의 군에 의해 파괴될 때까지 약 250년 존재했었다

Persepolis의 대문 Xerxes' Gateway

Xerxes Gateway 벽의 여행자 낙서, 200년이나 된 것도 보인다

우산이 (또는 양산) 보이는데 중국이나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기둥이 나무였다는 궁전 터, 알렉산더 대왕 군이 불질러 태워버렸다 한다

궁전 부엌 터, 음식을 만들 때 나는 냄새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다 한다

사자가 말 같은 짐승을 물어뜯고 있는 Persepolis의 대표적인 조각

걸어가는 사람들

눈을 가까이 대고 보면

이렇게 보인다, 너무나 정교한 닮은꼴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조각들이다

귀걸이를 한 사람도 보인다

너무나 해가 강해서 긴소매를 입어야 한다, 장갑도 끼면 좋다

Persepolis에서 근처에 있는 Xerxes 대왕과 Darius 대왕의 묘, 절벽에 만든 것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