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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여행 6 - 안녕!시리아, 안녕? 페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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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숙 2009-05-29 (금) 09:39 조회:18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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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버스로 정든(?) 하마를 떠나 알레포로 향한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내 이웃같았다. 고개를 돌려 한번씩 더 쳐다보면서 다정한 눈길을 보내주던 여기 사람들이 그리워지겠지. 하마에 비해 훨신 규모가 큰 알레포는 좀 더 닳아있는 느낌이 온다. 역시 무채색의 도시, 여기 사람들의 옷 색깔도 무채색이다. 우리에게 꽂힌시선, 시선들, 이제 그들의 눈길에 매우 익숙해진 우리는 처음보다 더 씩씩하게 시리아 거리거리를 누비고 있다. 우선 숙소 근처에 있는 박물관 한곳을 찾았는데 눈 앞에 두고도 못찾고 무식하게 먼길 꼼꼼히 돌아 돌아 박물관을 찾았다. 찾고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건널목 하나 건너에 있는것을 골목을 돌아 돌아 힘겹게 찾아 왔으니. 헥헥 시리아 곳곳에 있는 비슷비슷한 성들, 그러나 알레포에 있는 십자군성은 그 규모면에서 가장 크며 보존도 잘 되어있다. 도시 한 가운데에 우뚝 솟은 성은 그 위용이 대단하여, 이제 성은 그만 보리라 생각했던 내 마음을 바꾸게 했다. 성안을 돌아보고 나와 성 둘레를 삐-잉 한바퀴 돌다보니 발도 아프고, 안그래도 안전빵으로 생긴 오동통한 장단지가 알이 꽉 배긴것 같다. 그래도 지나가는 아이들의 눈동자는 놓치지않는다. 큰 눈에 깊이 패인 쌍까풀. 위로 치솟은 속눈썹,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 쫙 찢어진 내 눈에 비하여 족히 세배는 클 듯, 참 예쁘다. 성 근처 레스토랑에서 윤샘이 쏘는 홍차를 한잔씩 마신 후 서로 속닥속닥 의견일치, 물담배를 주문한다. 돌아가며 한모금씩 빨아땡겨보니 생각보다 그 맛이 순하고 향긋한 향기가 코를 자극하여 너도 나도 서로 피우겠다고 난리다. 그저 아그들 보는 앞에서는 찬물도 못마신다 카이.  사과향이 나는 물담배는 너무 순하고 냄새가 좋아 여자들이 좋아한단다. 복잡한 재래시장을 들러 눈을 실컷 즐겁게 해주고는 숙소로 돌아왔는데 저녁 준비를 위해 다시 시장을 갔다. 이것 저것 야채를 사고 양고기를 파는 푸줏간 앞에 다다르니 주인아저씨가 나를 불러세운다. 무시무시한 칼을 내손에 쥐어주고는 양고기를 자르는 시늉을 내란다. 그리고는 같이 간 일행에게 내 사진을 찍으라는 주문을 한다. 나는 아저씨의 친절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가장 험악한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칼을 높이 치켜들고 폼을 잡았더니 아저씨 웃으며 좋아한다. 이 사진이 그만 실패작이다. 너무 아쉽다 이래저래 즐겁다. 코리아수말리(북한)만 좋아하는줄 알았더니 우리 코리아자누비(남한)도 아무런 선입견 없이 좋아라 해준다. 꼭 어느쪽 한국에서 왔느냐는 질문을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다음 날 새벽 6시 20분, 기차로 마타키아라는 시리아 최고의 휴양도시로 간다. 여기서 낯익은 현대봉고를 전세내어 산중에 있는 살라딘 성을 가는데 이 봉고 기사는 험한 길을 마치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착각하고 있는 대단히 오도방정스런 인물 이었다. 운전은 운전대로 가슴 졸이게 하면서 길에 지나가는 모든 여자에게 추파 를 던진다. 처음에는 아는 여잔가 보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여자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면 어김없이 추파를 던진다. 우린 이슬람국가에는 이런 인간이 없을줄 알았다.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지 뭐. 그저 남자는 여자가 좋고 여자는 남자가 좋고... 살라딘 성을 보고 돌아와 천천히 여행중의 망중한을 즐기며 오랜시간 바닷가 언덕위에 있는 쉼터에서 석양때까지 마지막 시리아의 낭만에 젖어본다. 가장 근사한 레스토랑 에서 시리아 부자들만 먹는다는 엄청나게 비싼(5000원정도) 점심도 기념으로 먹고 바닷가에 내려가 거닐어도 보고...  중세 때 전쟁에서 쏘았던 돌 대포 탄환, 이 돌에 머리라도 맞으면...끔찍! 여기 마타키아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이는 관심 또한 엄청나다. 어쩌다 길을 잘못들어 수크(시장)통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아고, 아이들 무리지어 우리를 따라온다. 겸연쩍은 미소를 보내며 신기한 듯 따라온다. 우리 역시 사심 없이 한껏 웃음을 보낸다. 나 언제 이런 순수한 미소를 지어보았던가? 아이들의 웃음에 중독되어 내 얼굴 역시 그들과 닮은 미소를 지을 수 있게되었다. 시리아 외딴 도시 마타키아에서 나는 또 색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순수한 미소를 찾을 수 있었음에 마냥 행복했다. 저녁, 알레포로 돌아와 그길로 짐을 챙겨들고 심야버스로 다시 요르단으로 간다. 아무래도 버스안에서 새우잠을 자야겠지. 끊임없이 흐르는 익숙한 중동 음악에 귀를 맡기고, 불편한 목 이리저리 가누면서.... 시리아와 요르단 국경, 출국과 입국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아까운 시간은 이래저래 흐른다. 그들은 매우 중요한 듯, 매우 엄격한 듯 여행자들을 차에서 내리게 하고 이것 저것 따지는 시늉을 하지만 실은 시간만 죽일뿐 딱히 체계적으로 하는 일은 없다. 성질 급한 경상도 아지매 입에서 욕이 나오려 한다. 무거운 짐들을 모두 버스 밖으로 내리게 하지만 정작 짐검사는 하는둥 마는둥이다. 차라리 검사라도 세심히 하고서 시간을 죽이면 보람이라도 있지. 새벽 공기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게하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 중동 남자들이 입는 하얀 원피스 같은 전통의상을 마치 마리린 먼로 치마처럼 들어올릴 기세다. 그래도 정작 딱히 하는 일 없이 버스에 오르지도 못하게 하니, 어쩌겠는가?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그들 나라, 시리아요 요르단인 것을. 암만으로 향하면서 암만 생각해도 그들의 출입국 심사는 괘씸타. 히유! 또 한번 뜨거운 콧김!! 하지만 미지의 세상에서 정겨운 친구로 성큼 내게 다가선 시리아,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사랑스런 나라였다. 언젠가는 다시 찾을 시리아, 잊지못할 시리아, 시리아여 안녕! 아침 9시 요르단 암만에 도착, 다시 버스로 3시간을 달려 그 유명한, 신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페트라로 향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가고싶었던 페트라, 그 신비한 계곡속 비밀스런 도시를 향해 간다. 가슴이 뛴다. 해리슨 포드가 인디로 분해 열연했던 '인디아나 존스'를 촬영했다지? 영화에서 보았던 그 신비한 페트라에 나는 간다. 아무도 날 막지마라. 한참을 가다보니 저 멀리 색다른 산새가 보인다. 그 속에 페트라가 있다. 우선 숙소부터 잡고..... 싸다고 싸다고 가긴 갔는데 세상에나 무슨 침대가, 무슨 이불이 이모양이여? 도저히 몸을 누일 수 없을만큼 지저분하여 눕기도 전에 몸이 가려워온다. 어쩌지? 먹는건 절약하더라도 잠은 편히 자야하는데.. 어쩔껴? 우리는 가난한 배낭여행자인것을. 고리도 고장난 문을 어렵사리 닫고 또 고장난 욕실 문도 어렵사리 닫고 우선 씻기부터 하는데 물은 얼음장이요. 물줄기는 100살 할어버지 오줌줄기만큼 쨀쨀거리니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잠시 멍하니 색 바랜 거울을 쳐다보다 씩 웃으며 그래, 즐기자 함 즐겨보자 싶다. 흥얼거리는 억지 콧노래로 자신을 위로하면서 괴롭지만 즐겁게 나 자신을 속이며 씻어본다. 차가운 물로 씻은 얼굴은 얼얼하지만 오히려 상쾌하게 선선하다. 욕실 문을 연다. 어? 문이 꿈쩍도 않는다. 이게 뭔가? 사태파악..... 음! 문마저 고장이군 쩝! 욕실 문이 열리지 않아 한동안 갇혀있다 룸메이트가 들어와 겨우 탈출에 성공했다. 욕실귀신 될번했다. 우여곡절, 참으로 어렵사리 숙소탐방을 마치고 숙소 주인과 친구라는 이집트 남자(식당운영)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녀석 웃긴다. 아내가 셋인데 다음 주 또 네번째 아내를 맞이한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국여자 좋은데 한국여자하고도 결혼하고 싶단다. 너 우리나라같으면 맞아죽는다 마누라한테. 아니면 경찰에 잡혀가서 혼난다 라고 하니 "우리는 괜찮다"며 아주 당당하다. 짜슥 고마 칵 어찌어찌 해뿔라. 그래도 그런 인연으로 그 남자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도대체 뭘 먹었는지..) 돈 아깝다를 연발하며 일찌감치 냉골방으로 돌아와 내일의 페트라를 꿈꾸며 밤새 덜덜덜덜 잠 아닌 잠을 잤다. 갈비뼈 순서가 바뀐 것 같다. 얼마나 덜덜 떨고 밤을 버팅겼는지 팔이 다린지 다리가 팔인지..... 페트라로 가기 전 새벽같이 좀 나아보이는 옆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오늘 밤까지 여기서 잔다면 필시 누군가 동태가 되어 억울한 주검으로 귀국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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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manBae
2009-05-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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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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