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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락산(道樂山) 산행기

허종 2007-07-09 (월) 16:23 조회:1858

도락산 산행기

도락산(道樂山)은 충북 단양읍 대강면에 있는 산이다.
단양(丹陽)은 '연단조양(練丹調陽)'에서 두 자(字)를 취한 지명이란다.

'연단(練丹')이란 옛날 중국 도사(道士)들이 만들어 먹던 환약이요,
'조양(調陽)'이란 그 빛이 고르게 비친 다는 뜻이니,
신선이 살기 빛 좋은 고장이 '단양(丹陽)'이라뜻이다.

상금교를 넘으니 상선암휴게소 입구에 안내판과 함께 가산(佳山)
마을 주민이 세운 '마을자랑비'가 있다. 단양 8경의 으뜸이요, 삼선구곡의 중심인 중선암과 더불어
상선암과 도락산이 있어 마을 곳곳이 천하의 절경이니 곧 佳山이다.
四郡江山三仙水石 나그네도 한탄하네

단양은 충북 북동쪽에 있는 경북 문경과 접하여 있는 84%가 산지
지대라서 어느 고장 못지 않게 산수가 아름다운 고장이다.

상선암절은 자그마한 암자 같은 절이다.
대웅전 앞을 조금 비껴서 커다란 미륵불이 오른손 바닥을 들어 밖으로
(시무외인) , 왼손 바닥을 내려 밖으로(여원인)하여 발원하고 있다.
'시무외인(施無畏印)'이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 주려는 것이고.
'여원인(與願印)'이란 일체 중생의 소원을 만족시켜 주려는 것을
상징하는 수인(手印)이다. 예수님께서 양팔을 벌린 것과 같은 의미일까?

절 뒤로 난 본격적인 등산길로 접어 들었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제봉으로 해서 도락산 정상을 보고,
채운봉으로 돌아서 이곳으로 내려오는 거다.

도락산 등산길은 처음부터 정상까지 오름길의 계속이었다.

통나무 길을 오르면 쇠줄을 잡고야만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나타나고,
바위를 기엄기엄 오르다보면 다시 또 철사다리 층계길이 나타난다.

그러나 바위산 사이나 하얀 바위 절벽을 비집고 자란 소나무의
청청(靑靑)이 이 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오른쪽 선바위- 채운봉 능선이 나란히 달리는데 특히 선바위는
마치 만주 지방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닮았다 한다.

계곡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육산 용두산(994)의 조망도 좋다.
물론 국립공원 월악산의 줄기이다.

오늘 날씨는 장마철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습도가 얼마나 높은지 코를 닿을듯한 오름길에 흘리는 땀방울이 장난이
아니다.

된 비알을 2km나 오르고 난 뒤에 만난 봉이 해발830m의 제봉이다.
길은 제법 굵직한 바위 능선 길의 연속이었다.

제봉에 오르면 소백산, 도솔산 연봉, 멀리 금수산일대도 눈에 들어온다.
제봉에서 형봉-정상까지는 암릉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다.

억겁의 세월을 풍상으로 겪고 맥을 다한 나목은 속살을 훤히 들어내 보인다.

정상까지는 능선상의 크고 작은 암봉을 여러차례 오르내려야 하는데
그럴때마다 고도를 높여가 주위의 조망은 더욱 훌륭해지고 점점 더 운치를
더해가는 노송을 볼 수가 있다.

여기가 신선봉 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백록담과 천지처럼, 높은 산 봉우리, 그것도 바위에서
여름은 물론 갈수기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서 올챙이나 개구리가 살고 있다
는 못이다.

이 못은 이끼가 끼고 썩은 물 같이 더러웠다.
그러나 이 못에도 예로부터 내려오는 애틋한 전설이 있다.

숫처녀가 이 곳 물을 퍼내려 하였더니
소나기가 금방 내려 이 못을 채웠한다.

도락산 신선봉 바위 작은 못 이곳에 신선대는 반석이라서
막힘 없이 사방이 탁 트여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신선봉에서 단양쪽 계곡을 내려다 보면 휴양림 별장이 보인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도락산 경관이다.
지난번 수리봉 - 황정산 산행에서 도락산을 바라보니 가히 명산이었는데
지금 가까이서 보니까 숲만 울창하고 그저 그런 산으로 보인다.

도락산은 소백산과 월악산 사이에 있는 국립공원 월악산에 속해 있는
산 중에 하나다. 예로부터 단양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나다고 일컬어지는
곳이 단양8경 인데 도락산에 4경이 몰려 있다.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이 그것이다

도락산(道樂山)이란 산 이름은 명종 때 대학자 송시열이 명명한 것이다.
도의 깨달음은 나름대로 즐거움(樂)을 따를 때 깊은 경지로 나아가는 것
이란 뜻에서 따를(從) '도(道)', 즐거울 '락(樂)' 도락산(道樂山)이라
이름 한 것이다.

성품이 활달한 우암 선생도 산을 좋아하셨는가.
다음과 같은 유명한 선생의 고시조가 생각난다.

靑山도 절로 절로 綠水도 절로 절로
山 절로 水 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리라

도락산에서 내려오다가 신선대에서 바라본 남서방향의 산줄기다.
백두대간의 허리부분 이어서 인지 도락산은 암골미를 한껏 뽐낸다.

층층이 쌓인 바위, 우뚝 선 바위, 성벽처럼 이어 둘려싸인 바위들 !

도락산의 주릉에서 남서방향 골짜기인 내궁기쪽으로 내리닫이를 이룬
절리가 별로 없는 오른쪽의 강고한 치마바위형 암벽과 왼쪽의 회화적인
터치가 많은 네모형 암석들이 늘어선 암봉 신선봉이 앞을 가로막아서
그야말로 바위천국의 느낌을 주는 대단한 장소이다.

주능선에서 슬랩을 이룬 암벽이 내궁기쪽으로 내리지르고 그 뒤로
황정산에서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진다.

그리고 뒤로는 묘적봉-도솔봉으로 이어지기 직전의 백두대간이
받쳐주고 있다.

황장산과 수리봉 사이의 계곡, 문수봉과 대미산 줄기사이에 패인 명전리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은 어느 곳보다도 맑으며 단양천을 따라 구비구비
폭류와 소를 이룬다. 산행끝 알탕은 안해본 사람은 모르리라....
도락산은 그래서 여름에 오르는 것이 좋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내려와서 시원한 단양천 물에 멱을 감는 맛은
다른 산에서는 맛보기 힘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