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큐슈지부장인 오가타씨(72세)와 요시오까씨(67세)를 2박3일 호스트 했다

작년에 일본 큐슈 지부모임에 참석할 때에 요시오까씨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기에

이번 서울총회에 참가하는 그분들의 홈스테이 요청을 기꺼이 승락.

호스트를 약속하면서 “특별히 경험하고 싶은 관심사를 말해주면 준비하겠다” 하니

오가타 지부장은 한국을 열아홉번째, 요시오까씨도 열번째라면서 판문점이고 다 구경해서

관광지말고 그냥 올레길이나 걸어보고 싶다한다.

그래서  호스트 주제는 우리 서민들과 노인들이 어찌 사는지 보여주기로 하고

영화 “수상한 그녀”를 촬영한 장소인 노원구 실버카페도 안내하려하니 일본어 버전

(怪しい彼女)을 미리 보고오라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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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당일 오후 4시,

서울에 도착할 시간이 되여도 오지않아 걱정이 되여 요시오까씨에게 전화를 하니…

(오잉, 무슨 일이야?) 일본에 있는 남편분이 받는다. 전화기를 들고 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LOI를 확인하니 비상전화도 같은 번호로 되여 있으니………..

오가타 지부장도 받지를 않고…….걱정의 걱정을 하는데 거의 6시가 다 되어서

충무로역에서 무거운 짐을 끌고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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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의 느낌으로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부러워한다.

큐슈는 물론이고 일본은 고령이여서 체질개선이 필요하단다.

그러면서 특강인 “풍수지리와 관상”에 대해 재미있어 한다

강사의 얘기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글로 써주면 같이 돌려보는데 “현관은 밝게하고 깨끗이 해라”

“집안에 들어섰을 때 전신이 보이는 거울이 있으면 기를 분산하여 좋지않다”. “관상만으로 암을

진단한 적이 있다”, “막다른 골목에 붙은 집은 기가 통하지 않아 나쁘다”는 말에 관심을 갖는다

풍수지리라는 개념이 일본에는 없나……….? 모르겠다.

이튿날 눈비가 오는 와중에 걸어 올라가는 남산길에 큐슈지부장의 걸음걸이가 마치 2,30대같이

기운차다(나로서도 스고이   스고이라 칭찬한다. 나도 저 나이때에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건강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등을 여행하려면 영어보다는 스페인어가 유리하다고

독학으로 배운다하니 그 의욕또한 부럽다(스고이……..).

거실 한쪽 벽에 마련된 서바스 사진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회상하는 시간도 즐겁다

작년 큐슈에서 요시오카와 찍은 사진,  한복과 기모노를 바꿔입고 찍은 오가타와 요시오까들의 사진을

A4크기로 중앙에 특별히 붙여놓았는데 흐뭇해하고 KBS 다큐멘타리 “동감”을 보니 자신들의 사진도

나오니 더욱 좋아한다

또 LOI집을 보며 하나하나 홈스테이 하신 분들을 소개하니서 요시오까씨는 자신의 LOI에 적은

”일본 평화헌법 9조를 사랑한다. 전쟁을 하지않는 이 정신이 전 세게로 번져갔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다시 강조하면서 많은 일본인은 아베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인다

요시오까씨는 저녁식사후 남편과 술을 가끔 마신다기에 가족들이 자리를 같이하여 술자리를 마련했다

아들이 아리가또오(감사합니다), 오이시이(맛있다), 스고이(대단합니다),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계세요),

교오와 가요비데스까(오늘은 화요일입니까)등 아는 일본어 대여섯개를 다 털어내 보이면서

일본어와 한국말이 똑같다는 것을 예로서 우리말 “삼십분 마사지 무료”가

일본말로는 : 삼짓붕 마사지 무료오”로 발음하면서 어느 말이 한국말이고 일본말이냐고 알아보라 하니

다들 우스워 죽겠단다.

역시 관광지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대화하는 재미가 여행의 진짜 맛이라면서

서바스 활동이 최고라고 큐슈지부장이 예찬을 한다.

월요일 아침에는 서초동에 사는 심명자님이 오셔서 같이 동행을 했다

사당동에서 충신대앞으로 거쳐 현충원 후문(사당출입구)으로 하여 현충원을 산책했다

현충원이 일본의 야스쿠니와 어떤 점이 다르냐고 물어보는데…

야스쿠니란 2차대전 전범의 위패가 있다는 정도만 알지 (그이상 굳이 알 이유도 없겠지만)

그외 일본을 위해 진정 일한 바가 있는 이들의 위패가 있는 지도 모르는 입장에서는 어려운 질문이다.

대신 군대에서 전사한 분이나 독립운동과 우리나라의 발전에 공헌한 박태준 포스코 회장 들이

모셔져 있다는 설명으로 대신했다.

일본은 묘비바로 밑에 유해가 있는데 한국은 봉분이 있고 묘비가 그 옆에 서있는 방식이란 차이도

쉽게 이해를 한다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들러봤다.

그들에게는 김대중 이름 석자가 더 친숙하게 들렸으리라

총회를 연 서울유스호스텔이 본래 중앙정보보 본부건물이니 이후락 정보부장이 도꾜 페리스호텔에

머무는 김대중씨 납치사건을 계획한 곳이기에 일본인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이름 석자와 관련한

역사적인 두 장소를 모두 다녀본 셈이다

그렇게 걷고 사진도 찍다보니 중계역 근처 노원 실버카페에 갈 시간이 급해졌다

식사를 하고 가기엔  약속시간인 한시반을 훨씬 넘을 것 같고…일단 식사를 거른 체 현장에 가서

적당히 처리해보기로 하고 서둘러 지하철로 이동하니 도착이 거의 2시가 다 되어간다

카페안에는 노인들로 가득차고 봉사활동하는 분들의 공연(오늘 프로그램은 색소폰 연주와 즐거운

노래 같이 부르기)을 기다린다

카페측에 미리 얘기해 준 덕분에 일본어를 하실 중 아는 어르신 한분도 미리 섭외가 되여있어

간단한 인사를 하고 앞쪽 중간에 앉아 기다리건만 공연은 30분부터 시작이란다.

다행이다. 얼른 식사대용으로 카페에서 파는 인스턴트 떡국을 카페밖의 햇살 좋은 곳에 자리

잡고 먹는데 의외로 맛있다.(점심도 거른체 구경다니는 것도 실례)

일본에서는 이런 실버카페는 없다 재가노인 요양간호형식의 관리만 주로 한다고 한다

어르신이 9시반부터 나와 4시까지 무료로 마음대로 즐기고 때로는 마음이 맞으면 서로 사귄다는

말에 관심집중…

노인네들의 얘기를 노인네들끼리 얘기해 보라고 일본어를 하시는 어르신을 섭외했는데 일본어를

안다는 것과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같다. 어르신의 대화가 초점이 없고

우리하고만 얘기하려하니 당초 기대에는 못미쳤다

한시간가량 공연에 같이 참여하고 나서  세정거장 떨어진 어머님 집에 갔다

87세 어머님이 사는 모습도 일반 관광여행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기회이기에 보여드렸다

어머님도 일본인은 16살이던 일제시대말고는 처음이니 호기심도 있어 기꺼이 데려오라고 하셨다

그분들이 어머님한테 카스텔라 한통 - 카스텔라하면 나가사끼(짬뽕만 유명한게 아니란다)

나가사끼하면 키스테라라고 하는데 어머님이 아주 좋아하는 빵 –과 일본녹차를 선물로 내놓는다

특히 요시오까씨는 집에서 만든 오자미 주머니와 알 3개를 선물로 내놓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없어진 걸

일본에서 는 아직도 갖고 노냐면서 어머니도 신기해 하신다.

이틀간의 호스트이지만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습관에 배울 것이 많다.

멀리서 관광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서 같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  

음식쓰레기의 종량제 처리방법 같은 하챦은 것일지라도 그들 눈에는 새롭게 보일 수 있을 터이고

낡은 기모노를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거실에서 입는 간이복으로 만들어서 한국에 갖고 와서도

활용하는 그들의 절약정신을 직접 보는 것. 이것이 진짜 관광이고 서바스의 장점이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