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뉴질랜드 캠핑카 여행기 5편 |
|
| 양숙영 2004-09-07 (화) 05:57 조회:1845 | |
|
|
|
|
2004년 8월 1일 일요일 = 와나카(Wanaka) 호수 = 퀸스타운(Queenstown) 들르기 = 테 아나우(Te Anau) 도착 하아스트를 출발하여 어제 저녁 지나쳐 왔던 길을 다시 거쳐 와나카로 향했다. 3시간 남짓한 거리다. 산길을 계속 가는데 산과 산 사이로 지나가는지 경사가 가파른 고갯길은 없다. 그러나 차체가 높고 커서 구부러진 길이 계속되니 흔들림이 심하다. 그런데 그 깊은 산 속에도 계속해서 양떼, 소떼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런 땅에도 주인이 있을까 무지 궁금해진다. 이쪽 산 지역에는 목장이라 하기가 오히려 이상하다. 으레 있어야 할 목장 주인집도 없고 축사도 없고 굴뚝도 없고 오로지 낮은 울타리가 대충 둘러쳐진 구릉에 양은 밤이고 낮이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야말로 방목되는 듯했다. 털 깎을 때가 되면 어디선가 사람이 와서 깎아가고 그러나 보다. 아무나 양 사와서 아무데나 풀어놓고 방목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막 든다. 국유지인지 사유지인지 모르겠지만 일일이 땅 감시하러 다닐 것 같지도 않다. 확 이민을 와버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junha는 심심함을 달래려는지 자기 나름대로 본 것을 나에게 강의한다. 양 목장을 보니 큰 양만 있는 목장, 어린 양만 있는 목장, 까만 얼굴 양만 있는 목장 등 종류끼리 모여있단다. 양이 엄청 뚱뚱한 것처럼 보이지만 털깎이를 한 양을 보면 아주 홀쭉하단다. 소는 뚱뚱하고 덩치 큰 것은 고기소이고 젖소는 살이 별로 없고 말랐다고 한다. 오~ 대단한 관찰력이라며 띄워줬다. junha의 장래희망이 생물학자가 아니던가... 한 시간 더 지났을까? 화장실을 들렀다. 역시 경치는 일품. 그러고 보니 어디든 경치가 죽이는데 화장실이라고 해서 경치 안 좋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화장실 안에 화장지가 있는 걸 보니 나름대로 관리는 하는구만 지저분하기가 최악... 그 다음부터 와나카 타운에 도착할 때까지 경치에 입벌리고 있는 시간이었다. 눈 쌓인 봉우리 따라 계속 이어지는 호수, 호수... 차가움과 맑음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느껴져서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시리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시선을 내리면 파랑 하늘빛, 산봉우리의 새하얀 눈, 암녹색 바위산, 다시 파랑 물빛, 가까이 나무의 초록빛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차 대장님과 사모님은 어젯밤 이 길을 지나쳐 와버렸으면 이 좋은 경치 못보고 어쩔 뻔했냐시며 연신 감탄사를 내신다. 그렇게 호수를 오른쪽으로 보다 다시 왼쪽으로 보며 한 시간 정도를 온 것 같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우리가 Mount Aspiring National Park 산 속을 통과해서 와나카 호수를 오른편에 두고 지나고 다시 왼편으로 하웨아(Hawea) 호수를 지나온 것이었다. 호수가 끝났는가싶더니 곧 와나카 타운으로 들어가니 멀어졌던 와나카 호수의 끝자락이 거기에 있었다.  --> 차창으로 보이는 하웨아 호수 아이들은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오리에 신이 났고 어른들은 호수와 호숫가 마을의 꿈같은 경치에 무장해제 당했다. 호수를 향해 망연히 앉아서 꿈에 잠긴 낭만파, 넓은 잔디밭을 뭐에 쓰냐며 배드민턴 채를 꺼내 든 우리 대장님, 화구를 꺼내들고 한국화로 호수를 그려나가는 조** 선생님... 바다뿐 아니라 강이나 호수에도 갈매기가 살고 야생 오리는 날 수도 있다는 걸 junha 설명으로 처음 알게 됐다. (근데 맞나?) 그리고 점심으로 라면을 끓였다. 전망 좋은 창을 바라보며 먹는 신라면의 맛!!!  --> 와나카 호숫가에 선 아이들  --> 배드민턴 치는 우리차 대장님과 junha 여유 시간을 보내고 출발을 하려는데 점심도 거르시고 그림에 몰두하시던 선생님 주위에 현지인들이 서서 뭐라 열렬히 청을 한다. 가보니 그림 속에 있는 호수 건너편 섬이 루비섬?(다이아몬드섬?)인데 자기들이 거기에 산다며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달라고 했단다. 자기들이 낚시로 잡은 연어 두 마리를 줄 수 있다고... OK.  --> 호수 건너편 오른쪽에 숲에 둘러싸인 섬이 루비?섬 이랍니다 출발한다는데 나는 미련이 남는다. 어느 여행기에서 그토록 재밌게 소개된 퍼즐링 월드를 못 가보고 와나카를 떠나야만 하는가.. 그 안의 독특한 화장실도 가봐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의 일정은 흔히들 많이 가는 코스가 아니었으므로 사전 정보가 없었으니 갈등할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의 일정은 너무나 많은 정보와 혼자만의 기대나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개인의 바램을 줄이는 일이 필요했다. 남섬을 여행할 때는 동쪽 해안에 있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하여 곧장 남서쪽으로 내려오면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린 북쪽으로 올라가서 남섬을 횡단하여 서쪽 해안을 따라 내려오다가 다시 동남쪽으로 향하면서 내륙까지 들어온 것이었다. 오늘은 호수의 날인가 보다. 퀸스타운을 들어오는 길에도 호수가 길게 펼쳐져 있다. 다만 호수를 따라 양쪽으로 집이 줄지어 있는 것이 꽤 큰 도시인 듯하다. 저 호숫가 집에서 내다볼 전망을 생각하니 내가 다 황홀하다. (전망에 약한 나.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 살 때 2년 내내 몽롱했던 것 같다. 베란다에서 보이는 것이 들판, 낮은 산,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강, 바다뿐이었는데 눈이라도 내리면 혼자 영화를 찍는거다.) 분위기를 보니 퀸스타운은 겨울 스포츠의 도시, 휴양 도시, 패러글라이딩 포인트 정도 되나보다. 남섬에서 처음으로 차가 밀리는 듯한, 붐비는 듯한 분위기다. 퀸스타운은 시내를 한 번 지나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곤돌라 타는 곳까지 갔으나 우리 일행이 다 타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려 테 아나우 가기가 바빴던 것이다. ㅠ.ㅠ 나도 나지만 아이들이 실망하는 모습이 마음에 부담이 되었다. 특히 고1 won이는 친구들로부터 너 왜 이러냐, 대학 포기 하냐는 농담까지 들으며 따라온 것이 아니던가.. 어른들이야 이 경치만 보며 다녀도 좋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이 부담감을 벗을 수 있는 날이 와야할텐데... 퀸스타운에서 장을 보고 (스테이크용으로 립 아이 rib eye를 사서 저녁에 프라이팬에 그냥 구워 참기름 소금에 찍어먹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다시 출발하여 테 아나우로 향하는데 이제 넓은 평지를 달린다. 도로가 일직선으로 뻗은 것이 승차감이 너무 좋다. 도로 주위에 보이는 양목장의 규모도 엄청나게 거대해졌다. 양의 숫자가 여태까지 보던 것과 비교가 안 된다. 산지를 지나올 때는 초지가 누렇게 마른 지역을 지나왔는데 여기서부터 다시 초록의 초지에 구름같이 양떼가 풀을 뜯고 있다. 해질 녘 하늘의 뭉게 구름도 대단했다. 양은 그야말로 땅에 고개를 처박고 하루종일 풀만 뜯고 있었다. 가끔 고개 들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양이 있으면 생에는 뭔가 다른 가치가 있을 거라고 찾아다니는 갈매기 조나단이나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애벌레가 생각났다.  --> 퀸스타운에서 테 아나우로 가는 길에는 거대한 양목장들이 이어졌다 어두워져 테 아나우에 도착하였다. 어둠 속에 지나친 타운센터의 인상은 작은 타운에 큰 중국식당이 두 개나 있구나 이었다. 중심지를 지나 테 아나우 호숫가에 위치한 holiday park에 가니 380달러 훨씬 넘게 달라고 한다. 여태 중 가장 비싸다. 특별 할인을 해달라고 여러 번 해도 강경하게 No라고 한다. 잠시 의논해보겠다고 하고 나와서 타운센터에 있는 holiday park에 전화하니 350인지 360인지를 해주겠단다. 다시 오피스에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하려는데 아까 그 직원이 웃으며 말하길 매니저에게 전화했더니 350달러 해주라고 한단다. 자기는 결정권이 없어서 그랬다며... 오피스 건너편 공중전화부스에서 내가 전화하는 것을 본 모양이다.  --> 테 아나우에서 묵은 숙소의 간판이 깔끔하다 지난 번 위약금 사건도 있고 어디나 자리가 널널한 것 같아 예약을 안 했더니 불편한 점이 있긴 했다. 겨울철 비수기라 여기는 park의 절반만 가동하고 있단다. 그래서 우리가 묵는 구역 가까이에 있는 부엌, 샤워룸, 화장실이 잠겨있단다. 미리 예약했으면 낮에 오픈해서 온수도 준비했을 거라나... 멀리에 있는 부엌이랑 화장실을 이용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는데 휘영청 맑은 달과 달빛이 비치는 호수를 보며 쌀쌀한 밤 먼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이 곳에서는 다음날 하루 더 묵었는데 그 날은 가까이 있는 큰 부엌과 샤워룸이 다 개방되어 편리하게 쓸 수 있었다. 그날 밤 부엌에서는 연어 두 마리를 구워놓고 포도주를 마시며 여행에 대해, 서로에 대해 얘기꽃을 피웠고 다음날부터 좀 더 여유를 가지기로 의견을 모았다.  손화자: 숙영씨 여행기 넘 잘 읽고 있어요. 와나카 호수가를 거닐고 싶습니다~~ -[09/07-14:25]- 양숙영: 고맙습니다. 같이 여행을 다녀도 사람마다 본 것, 생각한 것이 다를텐데...저만 영 동떨어진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답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여행기를 연재하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자신이 못본 것, 못느낀 것을 서로의 글에서 발견하면서 여행의 경험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09/07-22:54]- 엄재량: 정말 고마워요. 여행 다녀온지가 한달이 가까운데 아직도 뉴 질랜드에 있는겄같아서..그정도의 글 솜씨면 우리 회에 대변인 해도 되겠어요... 무엇보다 사실을 적 나나 하게 써 네려 가는 것이 무슨 비디오를 보는 듯하네요... 아이들은 잘지네고 있는 지도 궁금 하고 이번 모임에 꼭 와요 잘있어요, 안녕..... -[09/10-21:51]- 양숙영: 회장님, 이렇게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나 아이들 모두 잘 지낸답니다. 10월 9일 전국 모임에 참석하여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09/11-23:34]- 손재욱 / son jae woo: 양수경 님 안녕하세요손 재 욱 입니다. 대단히 수고가 많습니다. 질문할것이 있어 연락드림니다. 전번 뉴질렌드 여행 일정을 예약담당 하신줄알고 있습니다. 다름이 않이고 자동차 렌트하는 요령입니다. 호주에도 마우이 렌트회사가 있는줄알고 있습니다. 양수경 님 호주에서 렌트하는 요령을 알려주시면 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도 좀주시고요 시간나는대로 연락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10/02-16:34]-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