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첫 서바스 폴랜드 여행-1 Warsaw

박연희 2004-10-10 (일) 19:17 조회:1738

지난봄 회원으로 가입한 후 4월,5월에 뉴질랜드 힐씨 부부와 프랑스 미레이를 host 했으나 회원으로 여행은 처음이라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지난 8월21일 폴랜드로 떠났다.
이메일로 이미 연락하여 수도 바르샤와에는 마리안나, 중세도시 크라쿠프에는 얀씨와 싸신씨집에 묵기로 연락이 되었고 북쪽의 작은 중세도시 토룬에는 이 메일있는 회원주소가 없어
폴랜드에 도착해서 전화로 연락하거나 아니면 호텔에서 묵기로했다. Conference가 열리는
포즈난에는 야고다 와 이로나 가 호스트를 맡아 주었다.
서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옛날 프랑스 유학생 시절 여름방학 중 배낭지고 웬만한데는 다 돌아다녔으나, 공산치하의 동유럽은 여행불가였던 시절이어서 폴랜드는 못가봤고 처음이라 여유있게 10일 정도 일정을 잡았다. 처음에는 간 김에 발틱3국도 잠간 들릴까 하다가 생각을 바꾸어 유럽에서는 꽤 큰 나라인 폴랜드를 제대로 여행하기로 했다.
1)바르쨔와 의 마리안나.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로 저녁 가장 빠른 시각에 도착하는 비행편을 찾아서 스위스 츄리히에서 갈아타고 바르쨔와(영어로 와르샤와, 와르소등으로 발음을 하지만 현지 발음을 따르면)에 밤 9시30분에 도착했다. 메일로 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했는데 특히 혼자 여행 중 밤 늦게 도착했을 때 마중 나와 준다는 것은 참 마음편하게 했다. 아무리 여행 자체가 모험이라지만... 폴랜드항공(LOT)의 20명쯤 타는 아주 작은 비행기에는 동양사람은 혼자였을뿐 아니라 마리안나가 내 이름을 써들고 있어서 금방 알아보았다. 호스트 리스트에 마리안나는 독신여성이었는데 혼자가 아니라 웬 남자친구가 같이 나왔다. 속으로 꽤 궁금해 하면서 그 친구가 운전하여 시내지만 나무가 많은 조용한 지역의 아주 작은 아파트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마리안나는 차가 없어 친구에게 부탁해서 나를 데려 온 것이었다. 감동하지 않을 수없었다. 그 친구는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다.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을 둘러보니 다른 방이 없고 침실하나인 아파트에서 자기 방을 내어 주고 주인은 거실 소파에 잤다. 또 감동!
금발의 마리안나는 바르쨔와 대학의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음날이 일요일이어서 함께 시내 구경을 시켜주었고 그 다음날 오전에는 바르쨔와 대학과 지붕까지 유리도 지어진 매우 규모가 큰 대학 도서관, 그 안에있는 자기 사무실까지 볼 수 있었다.
2차 대전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복원된 시내의 왕궁등 역사적 시가지를 구경하고 점심식사는 내가 대접했다. 이곳 음식으로 붉은색 순무와 크림을 넣어 분홍색 나는 스프를 맛보았다.

옛 시가지 광장에는 칼을 든 인어아가씨의 동상이 서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항구의 인어 아가씨 동상은 잘 알려져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그 인어와는 자매사이라고..두 자매가 북해에서 헤엄쳐오다 하나는 비슐라 강을 따라 이곳으로 오고 다른 하나는 덴마크 쪽으로 갔단다..이곳 어부들이 인어에게 친절히 해주고 잡혔던 것도 구해주어서 인어 아가씨는 이곳을 영원히 지켜주겠노라고 하여 칼을 머리위로 높이 치켜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 동상을 보면서 용감하고 순박한 민족이면서도 주변의 강대국들의 침략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 그래서 1795년부터 120여년간 러시아, 프루시아, 오스트리아에게 분할 점령당해 나라 이름이 사라졌었고 1,2차 대전 중에도 엄청난 희생을 당한 폴랜드가 마치 늑대, 곰 같은 강대국들과 싸우는 인어 아가씨처럼 느껴져서 방금 지나 오다 보았던 1944년 봉기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진과 꽃, 촛불과 겹쳐 가슴이 저려왔다.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나찌 치하에서 1944년8월에 시작해 2달간 계속된 바르쨔와의 봉기는 약 60만명의 희생자를 냈으며 나찌는 진압한 후에 바르쌰와 시가를, 전투중에 폭격으로 파괴된 것이 아니고, 의도적으로 방화, 파괴하고 남은 시민을 추방한 전쟁 역사 중에도 유례가 드문 매우 참혹한 사건이었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그 봉기는 독일과 싸우는 소련군이 바르쨔와 동쪽 시내 까지 진격해 왔을 때 일으킨 것인데 소련군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완전히 파괴되었다 복원된 한 성당 앞에 총을 멘 나이 어린 희생자들의 사진이 여럿 걸려 있는데, 젊은 여성의 예쁜 얼굴, 10대로 보이는 해맑은 웃음 띤 소년들 모습이 보인다. 그 사진들 아래 꽃다발이 놓여 있고 촛불이 타고 있었다.

배종만: 정말로 저도 이런 서바스 여행을 꼭 가봐야겠습니다. 지구 반바퀴 뒤에 있는 다정한 이웃들을 찾으러... -[10/11-12:52]-

엄재량: 박연희 씨 무사히 돌아 와서 기쁨니다 다음에도 좋은 여행 많이 하십시요 -[10/11-19:58]-

조길환: 여행 경험담 올려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안가고도 여행을 잠시 느낄 수 있는건 서바스이기에.... -[10/13-21:23]-

박정일: 저도 생각만 있지 실천에 옮길수 있는 용기가 부럽군요. 대단하십니다.저도 언젠간는 갈수있을까요? 회사원이라 -[11/05-12:43]-

박연희: 물론 가실수있지요. 용기보다도 제 생각에는 여행갈 떄 꼭 2가지만 가지고 그냥 떠나시면 아무 걱정하실것 없이 다 잘됩니다. "겸손한 자세/ 열린 마음" 회사원이라도 1년에 10일 정도 휴가는 가능하지안을까요? -[11/12-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