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커피여행2-아일랜드

     아일랜드 인들은 블랙커피에 위스키를 진하게 타서 마신다. 이것이 아이리시 커피이다.

‘아이리시 커피는 아일랜드 더블린공항 로비라운지에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추운 승객들에게 제공해 주던 칵테일이다. 먼저 글라스 테두리에 황설탕(Brown Sugar)을 묻히고 아이리시 위스키 1온스를 붓고,

글라스를 알코올램프에 데워 불이 붙으면 커피를 부어서 생크림을 씌운 후 계핏가루를 약간 뿌려준다. 베이스가 브랜디이면 로열 커피가 되고,

아이리시 위스키 대신에 베일리스를 쓰면 베일리스 커피가 된다.’(어느 커피 레시피에서)

진2. 블랙 커피에 아이랜드산 위스키를 탄 후 크림을 얹으면 아이리시 커피 완성

     위 글과 일반적인 아이리시커피에 대한 낭만적인 묘사와는 달리 아이리시 커피는 일상생활에서 아일랜드 인들의 노동 에너지원으로 토속 농주이다. 척박한 농토에 감자가 주 농업인 아일랜드에서는 남편이 들일을 하러 나가기 전 부인이 큰 그릇에 블랙커피를 가득 담고 설탕을 친 후 집에있는 아일랜드산 위스키를 듬뿍 부어 남편에게 건네준다.

남자들은 이 농주커피를 마시고 얼큰한 기분으로 들에 나가 감자를 심고 가꿨다.

한국의 막걸리처럼 아이리시 커피는 아일랜드 인들의 어려운 삶과 함께 해 온 토속 농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이 토속 농주 커피가 상술과 접목하여 위 글과 같은 ‘아이리시 커피’라는 낭만적인 미각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아일랜드에서 6개월간을 머물면서 때로는 더블린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연수를 받기도하고 틈틈이 아일랜드의 서바스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동양인이 서바스 손님으로 오는 경우는 퍽 드물어 주인들의 환대는 말로 표현하기기 어려울 만큼 어렵다. 피부의 색깔이 다른데도 친인척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여행자들의 대부분이 대부분 영국까지 와서 돌아간다고 했다. 더블린과 서부 중심도시 골웨이를 잇는 더블린-골웨이 메인 하이웨이가 단선도로일 정도로 인프라가 현대화 되지 못하고 국토가 푸른 초원으로 보존도어 있다. 그래서 손님이 더 반가운 것이 아닐까? 이스라엘이나 동유럽 아프리카나 남미 등의 비교적 삶이 어려운 나라에서 서바스는 환대받고 해외에 있는 친척을 만나는 것같은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더블린에는 한집 건너 펍(pub)이 있고 아일램드 인들은 펍에서 출생하여 펍에서 죽는다는 말도 있다. 펍에서 식사하고 술 마시고 독서하고 교제하고 사업하고........ 나도 아이리시 커피와 아일랜드 특산 흑맥주 기네스를 즐겼고 제임스 조이스가 자주 가던 펍에서 더블리너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문학의 향기를 현실에서 느껴보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 더블린에 가면 ‘조이스 팝 크롤링(Joice Pub Crawling)’에 참가해 보면 좋을 것이다.

우선 더블린 가이드를 보고 조이스가 자주 들러 집필을 했던 펍에 들어 가보자.

아이리시 커피로 약간의 분위기가 오르면 기네스 흑맥주 한 잔을 더 마셔보자.

취기가 오르면 대화의 상대를 찾아보자.

저쪽 테이블에서 혼자 독서를 하고 있는 신사에게 술 한 잔을 보내보자.

바텐드가 처리해 준다.

한참 지나면 술이 한잔 온다.

그 신사가 보내온 답례 술이다.

술을 좀 더 하고 싶으면 두 세 사람을 더 선택하고 똑 같은 방법으로 술잔이 오가게 되면 은근히 취한다.

그중 누군가가 큰 소리로 ‘펍 크롤링 갑시다.’하고 자리를 뜨면 몇 사람이 뒤따르고 다른 펍에서 또 몇 사람이 더 따라 붙는다. 펍을 전전할수록 사람 수는 불어나고 술은 더 취해가며 모두가 옛 친구가 된다.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어깨동무도 자연스레 나오고 취중 담론이 거리를 휩쓴다.

자정을 넘기기도 일수다.

그중 어떤 사람이 술이 곤드레만드레되어 걸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기어서(크롤링crawling) 갈 정도가 되면 각자는 집으로 (기어서) 흩어져 가고 ‘펍 크롤링’의 막이 내린다.

     윌리엄 예이츠의 족적을 따라간 이니스프리 호수에서는 평범한 한 호수를 세계적인 낭만의 호도(湖島)로 바꿔놓은 한 편의 시 ‘이니스프리 호도’의 힘을 숨을 내쉬며 바라보았다.

또 에이레 최북단까지 올라가 자이언츠 코즈웨이(거인의 둑길)에서는 거대한 육각형 기둥(주상절리)로 형성된 해변에서 둑길을 쌓았다는 거인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바다 건너 스코틀랜드가 있는 곳이었다.

아일랜드 인들이 주상절리를 놓고 그렇게 주장한다면 우리 제주도의 주상절리를 ‘탐라도 거인 해녀’가 쌓았다는 주장을 해 봄직도 했다.

    아일랜드는 척박한 땅이다.

전 국토가 바위위에 흙이 살짝 덮인 땅이어서 주 농산물이 감자 외에는 되는 게 없었다.

영국의 오랜 압제와 척박한 섬나라의 환경 속에서도 현실의 어려움을 이야기 속에서 풍요와 이상을 실현하는 감정이입으로 풀어냈다. 아일랜드 인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야기꾼들이 많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가 5명이나 되고 상을 거부한 제임스 조이스까지 합친다면 이 작은 나라가 온통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록 자연의 척박한 국토, 이야기꾼들, 노래하기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국민성, 한 집 건너 있는 펍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를 이끌어 온 중심에 아일랜드 농주인 아이리시 커피가 있다.

추기; 사진이 석장 있는데 첨부시도를해도 잘 올려지지가 않아 생략하니 상상력에 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