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리우는 아름다워라.-브라질의 서바스 여행(3)

김종수 2006-05-09 (화) 12:05 조회:1834

서바스 Marcia를 만남
Marcia를 만나기로 한 Ipanema Square에는 과일 시장이 열리고 있었고 시장 옆 광장은 차와 사람과 수레로 너무나 복잡했다. 시간이 훨씬 지나도 Marcia가 오지를 않아 시간도 보낼 겸 과일 시장을 둘러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열대 과일이 많았다. 기대했던 남미 최초의 서바스 호스트 Marcia는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서 허기진 배를 파파야로 채우고 있었다.

“킴, 킴 빨리 차에 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앞 차 안에서 들렸다. ·Marcia임을 눈치 채고 우리는 잽싸게 차안으로 들어갔고 그 혼잡한 자리를 빠져나왔다. 어름어름하다가는 이곳을 빠져나가지를 못할 것만 같았다. Marcia는 교통 체증으로 시간에 맞춰 올 수가 없었다고 사과했다.

인터넷 채팅으로 이미 친구가 된 Marcia
한국을 떠나기 전에 Marcia와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이미 많은 얘기를 나눈 사이라 처음 만났지만 우리는 이미 친구가 되어 있었다. 물론 서바스는 만나면 이미 오래된 옛 친구가 되지만.......

리우 해안 한번에 돌아보기
Marcia는 도시 전체를 먼저 둘러보면서 감각을 익히자며 리오 해안 지도를 내놓고 우리가 보아야 할 곳과 지나갈 곳을 표시했고 돌아 올 시간도 정한 후 해안 도로로 달리기 시작했다.

상콘하도(Sao Conrado) 해안 - Leblon - Ipanema(보사노바 음악의 탄생지) - Copacabana - Leme - Urca - Botafogo - Flamengo - Santa Teresa - Centro - 상 크리스토발 언덕 - 마라카나 축구 경기장(Estadio do Maracana 20만 명을 수용) - Tijura - Alto Da Boa Vista - Lagoa Lodrigo de Freitas 호수(둘레가 16km) 주위를 드라이브하여 다시 Copacabana 해안으로 돌아 옴

단시간에 이보다 더 리우를 자세히 볼 수가 없다. 완벽한 Marcia의 계획에 감탄하며 리우 전체를 돌아본 우리는 Copacabana 해안의 Marriot Hotel 야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뻬르
Marcia는 연극배우답게 강조할 것이 있으면 톤이 낮은 남성의 음성으로 'super(수뻬르), super(수뻬르)' 해서 우리를 웃겼는데 리오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킴, 리우 이즈 수뻬르 굿!”(Kim, Rio is super good!)
“킴, 코파카바나 이즈 수뻬르 뷰티풀!”(Kim, Copacabana is super beautiful!)

Marcia의 여동생 Patricia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서 처음에는 미국 시민인가 했다. 그러나 미국에는 가지도 않았고 브라질에서만 공부를 했다고 했다. 변호사 자격을 첫 회에 패스한 재원답게 어휘 선택과 발음이 너무나 정확해서 마치 미국의 여자 아나운서와 얘기하는 것 같았다.

사람 죽이는 까이삐린야
Marcia와 Patricia가 권해주는 까이삐린야를 마시면서 해지는 코파카바나 해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라의 수영 객들, 비치 발리 볼과 족구를 즐기는 갈색의 젊은이들, 까이삐린야와 코코넛을 마시기 위해 판매대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달리거나 산책을 하며 삶을 즐기는 이국의 인파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까이삐린야(Caipirinhas)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음료로 얼음에다 으깬 레몬즙을 함께 타서 마시면 맛이 기가 찬다. 그러나 사탕수수 발효주로 알코올 도수가 높아 마실 때는 시원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취기가 돌았다. 아내는 완전히 취해서 테이블에 고개를 묻고 잠이 들었고 시원한 까이삐린야를 스트레이트로 두 잔을 마신데다 피스코 샤워(Pisco Sour)까지 마신 나도 횡설수설할 정도로 취해서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자매는 취한 우리를 놀려 대며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까이삐린야와 서바스의 환대에 취한 리오의 첫 날 밤이었다.

‘슈가로프’ 설탕빵 산의 곤돌라
까이삐린야를 마시고 푹 잤더니 한결 기분이 나아진데다가 기다리던 가방까지 새벽에 도착했다. 잃어버렸던 짐을 찾아서 숙소까지 보내주는 것을 보니 ‘란칠레’ 항공사가 세계를 누비는 항공사로 공신력이 있어 보였다. 인천 공항서 부친 지 닷새만이었고 그동안·아내는 자기 물건 하나 없이 오늘까지 버텨왔다.

오늘 관광은 설탕 빵 산부터 시작한다. Marcia는 곤돌라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 주며 3시간 후에 다시 오겠다며 Patricia를 태운 채 떠났다. Marcia는 동생의 변호사 사무실까지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며 집안일부터 Patricia가 법정 출두할 때 입는 옷의 코디까지 온갖 일을 비서처럼 처리했고 동생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슈가로프’(Sugarloaf 설탕빵) 산의 쌍둥이 봉우리가 바다에 불쑥 돌출되어 있었다. 산에다 빵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미식가인 리우 시민(Cariocas)의 음식에 대한 성향을 나타내는 것 같았지만 부산에서 자주 사용하던 ‘묵돌이’라는 말이 연상되어 좀 우스웠다.

우리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첫 손님이었으며 날씨도 좋아서 리우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가 있었다. 코발트색 바다와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에 어우러진 깎아지른 절벽, 하얀 돛을 단 요트가 정박해 있는 해안은 세계 3대 미항이라는 이름에 걸맞았다.

우르카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보타포고 해안과 퐁데아스카르의 우뚝 선 뒷모습이 보였다. 차차 밀려들기 시작한 사람들과 환담을 나눠보니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이었고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가 있었다. 가이드북에서 손님들이 몰려드는 시간을 피해 올라가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시 제2의 로프웨이를 타고 오른쪽으로 코파카바나 해안을 바라보면서 해발 396m의 퐁데아스카르(Pao de Asucar)의 정상으로 향했다. 이 산은 베르멜랴 해안에서 바다 가운데로 툭 튀어 나와 있어서 마치 해상에서 거대한 크루저를 타고 리우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약 5km 앞에 국내선 공항인 산투스 뒤몽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가까이 날아가고 맞은편에는 니테로이가 펼쳐져 있었다.

이태리 청년들과
둘째 봉우리 퐁데아스카르 정상에서는 걸어 내려가는 오솔길이 있었다. 그러나 남아메리카에서는 으슥한 곳을 피하라는 경고를 자주 들어서 우리 부부만 내려가기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마침 이태리에서 온 젊은이 셋과 어울리게 되어 사진도 찍어주며 함께 내려갔다.

리우 북안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은 인적이 없었고 이태리 청년들의 호방한 한 웃음소리와 함께 리우의 푸름을 즐겼다. 가끔 나무를 가꾸고 있는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불쑥 나타나 가슴이 섬뜩하기도 했지만 이태리 청년들은 든든한 동반자였다.

목동들의 바베큐 ‘슈라스코’
Marcia 와 Patricia는 브라질의 전통 음식 슈라스코 식당으로 우릴 데려갔다. 목동들이 하는 방식대로 고기를 숯불에 익힌 뒤 웨이터가 각 부위별로 쇠꼬챙이에 꿰어 테이블로 다니면서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썰어 주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양도 푸짐하고 고기도 종류별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1인당 8,000원으로 값도 적당했다. 외식산업이 날로 번창하는 한국에 ‘브라질 슈라스코’ 식당을 내면 인기를 끌 것 같았다.

코르코바도의 예수상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코르코바도 산으로 올라갔다. 약 3.5㎞ 올라가니 706m의 정상에는 거대한 예수상(像)이 리우데자네이루의 시 전체를 팔을 벌려 감싸 안으며 축복하고 있다.

이 예수상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것으로 미나스 산의 납석으로 만들어진 높이 38m, 양팔의 길이 28m, 무게가 1,145톤이나 되는 리우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시가지가 360도로 한눈에 내려다보였는데 리우의 아름다움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기보다는 예수의 축복이 현실이 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티주카 숲의 푸름의 터널 속으로 내려와 다시 리우의 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중앙우체국 건물
중앙우체국 건물에는 행위 미술 작품이 전시 되고 있었다. Patricia와 약속한 시간이 남아 있어 작품들을 둘러보았는데 작품의 수준이 높은 것인지 대체로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들 일색이었다.

김새로미: Girl from Ipanema라는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Ipanema가 도대체 어딘가 했더니 여기였네요..보사노바 음악의 탄생지에서 노래 제목을 따다 붙였군요. -[05/09-19:03]-

김종수: 이 음악이 보사노바의 본격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지요, 차회에 '이파네마의 딸'이 처음으로 연주되고 지금도 전세게 음악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그 레스토랑에 대한 얘기를 올려드리지요. -[05/1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