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2005.12.21~2006.1.5 이탈리아 5/6

김현리 2006-02-25 (토) 02:09 조회:1431

3. SERVAS 호스트를 받은 경험

(3)
1월 3일 프로지노네에 만난 사람은
ISA라는 50대여성분으로 직업은 사회심리학자이셨다.

우선, 교통문제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프로지노네에 가려고 로마에 우선 간뒤, 카시노행 열차를 탔다.
카시노행 열차 중간에 프로지노네역에서 내리면 되는 것이었다,
기차시간표에는 1시간 정도로 도착한다고 나왔다.
그때가 오후 2시였으니 대충 오후 3시에 도착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전화로 그녀에게
"넉넉잡아 4시에 도착할겁니다. 도착해서 다시 전화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기차.....참으로...어이없다.
출발시간이 넘었는데도 출발은 하지 않고...
방송에는 "카시노행 열차 어쩌구저쩌구"라는 멘트가 계속 흘러나왔다.
앞좌석에 앉았던 어떤 아저씨, 자기짐과 외투를 챙기더니 열차 밖으로 나가버렸다.
저~기 앞좌석 할아버지도 짐을 챙기더니 나가버렸다.
"허걱... 무슨 일이지?"
싶어 열차 밖에서 담배피우는 젊은 여자에게 무슨일이냐...라고 물었더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아마 선로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와중에 방송에서는 똑같은 멘트 "카시노...어쩌구저쩌구"가 흘러나왔다.
불안초조...........
1시간이 흘러 기차는만원이 되었고 앉은 사람들은 이 늦어진 일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 대었다.
참 시끄러운 이탈리아 사람들...
그러다가 겨우 출발하게 되었는데...
30분을 갔나?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더니 열차밖으로 나갔다.
나도 영문을 모른채 밖으로 나갔는데 마침 역무원 할아버지가 보이길래
"죄송합니다. 실례지만 무슨일입니까?"고 영어로 물었다.
그 할아버지 "쏼라쏼라%&$%$$#"
그할아버지는 이탈리아어로 말해 주었는데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버스가 십여대 있었고
아까 기차에서 내렸던 사람들이 모두 버스에 올라타길래 나도 따라 올라탔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서둘러 출발했다.
버스는 30분간 나아갔고, 이때만큼은 그 시끄럽던
이탈리아 사람들이 꿀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했다.
그리고 Col_____(...기억 잘안난다--;;)라는 기차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 그 역에 대기하고 있던 빈 기차에 탔다.
물론 나도 따라 탔다.
'이 열차만 타면 프로지노네에 갈수 있을 것이다!!'
시계를 보니 3시 40분. 4시까지는 도착하겠거니 하며 희망에 부풀었다.
기차 출발...
그러나...
,,,,,,,,,,,,,,
나는 거의 울상이 되었다.
시계는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프로지노네라는 역은 도무지 나타나지 않았다.
밖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버스가 프로지노네를 지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그렇다면 오늘 밤 숙박은 아무도시의 아무호텔에나 묵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프로지노네 역이 보였다.

무사히 ISA의 집에 갔다.
TV 뉴스에서 기찻길 이상으로 인해 기차사고가 생겼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ISA는 이런 일은 아주 드물게 발생한다고 했다.

다음은, ISA의 친구들 이야기를 해 보겠다.
저녁 8시 30분, ISA가 자기 친구들이 모이는 곳에 같이 가자고 했다.
그 곳에 도착하니 그 친구들은 무슨 스터디모임마냥 공부자료집을 펼쳐두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스터디모임의 사람들은 어찌나 말이 많은지...
쌓아놓은 음식도 뜯지 않은채 계속 떠들어대었다.

그건 그렇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토론모임.
약 12명의 각기 다른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쉴새없이 토론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나는 속으로
'이 조그만 마을에 이런 모임이 왜 있을까?
혹시 이탈리아 이사람들의 취미가 모여 열심히 토론하는 건가?'
한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대두, 신문에 사회문제가 거론되면
인터넷게시판에 글올리는 게 전부일텐데.

마지막으로 그녀의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유럽의 여러 대학들은 교환학생제도가 잘 발달된것같다.
그녀의 딸은 현재 남친과 함께 짤스부르크에 있단다.
공룡을 연구하는 중이라며.
허헛, 공룡이라니.
우리나라는 공룡연구한다고 외국대학생이랑 교환학생이 되는 경우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참... ISA에게 미안한것이 있는데
내가 만다린을 좋아하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녀가 만다린을 먹고싶은만큼 먹으라고 했다.
진짜... 내가 다 먹어치웠다...-_-;;
이거... 그녀의 말 고대로 먹었는데
먹고나니 후회가 되는 것이... 참... 민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