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이 틀 : 낙동정맥 12구간[추령~깃재]
◇ 산 행 지 : 경북 영양군 수비면,
◇ 산행코스 : 추령~우천~한티재~길등재~850봉~885봉~깃재~신암리
◎ 도상거리 <약 17.8Km> 산행시간 <약 7:00분>
◇ 출발일시 : 2007년 4월 28일(넷째토요일) 06시 당일


오늘 산행은 경북 영양군의 오지마을 오기리 추령고개에 올라 지난번
하산지점인 깃재까지 역방향 진행을 하고자 한다. 구간을 통 털어 이름
붙여진 산하나 없는 철저한 오지산릉, 하지만 그 깊고 그윽한 맛은
어느 산 못치 않는 풍모를 지닌다.

국도가 지나는 한티재를 중심으로 대략 600미터 급 산줄기를 이루다가
최고고도 880대를 올리면서 깊은 산 맛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다.
 
깨끗하다 못해 신선감 마저 드는 산길중의 산길, 낙동정맥 영양산줄기가
선사하는 영양구간 두 번째 산길이 되는 곳, 도상거리 약 17.8Km의 산길
이지만 더운날씨에 대략 7시간이나 걸린 조금은 힘든 산행이었다.
 
영양군은 예로부터 충의열사와 문인들이 배출된 유서 깊은 선비의 고장이며
천혜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유한 청정지역이다.
 
특산물로는 고추, 사과, 담배, 더덕, 천궁, 천마, 어수리와 곰취나물 등이
유명한데, 특히 영양고추는 산간고랭지 기후와 토양의 특성으로 매운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 산행들머리는 영양군 수비면 오기리에자리잡고 있는 오기 저수지에서
1km 임도를 따라 오르면,고갯마루엔 초막의 추령쉼터 가 서있고,이정표에는
북동 방향으로 6.6km의 한티재를 가리킨다 

영양군 구간으로 들어서면서 잘 정비되어 있는 정맥길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는
영양군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우리의 산줄기 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우측으로 평화롭게 내려다보이는 우천마을, 고추밭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영양군의 기후는 한서의 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의 특 색을 지니고 있어 타
지역에 비해 강우량이 적고 무상기간(늦봄의 마지막 늦서리가 온 때부터,
초가을의 첫서리 내릴 때까지)이 비 교적 길어 고추재배 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또 고추개화 결실기에 주야 온도교차가 11.3℃로 크고 일조시간이 길며, 강우량도
적당하여 재배지 여건으로서는 가장 좋은 조건 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박목월님은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고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고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 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

오름길이 가파르다. 아름드리 소나무마다 상처가 오늘따라 더욱 마음 아프다.
다시 쉼터를 만나면서 김소월님의 '삼수갑산'이란 시 한 구절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삼수갑산 내 왜 왔노 삽수갑산이 어디뇨 오고나니 기험(崎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
첩첩이라 아하하..."

 

능선분기점에 오르고 왼쪽으로 다시 팍 꺾으며 이어간다. 수직에 가까운 내림길에
이어 평탄한 좁은 날등의 능선길로 이다.

양주동님의 '산길'이란 시가 적혀있는 쉼터에는 또 하나의 상처 를 입은 소나무가
서있다.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울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발 430m의 한티재다. 영양군에서 제작한 낙동정맥 2구간 대형지도가 서있다.
좌측으로는 백암온천이 있는 평해읍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는 영양이나
봉화로 넘어가는 주요 고개이다.

수비면 계리에 있는 큰 재인 한티재는 임란시 의병과 왜군이 이 골짜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바 있어, 지금도 비만 오면 핏물이 바위 틈에서 흘러나오고 통로의 반석
위에는 많은 말발굽 자국을 선명히 볼 수 있다고 한다.



한티재를 뒤로 잣나무 묘목단지를 끼고 정맥은 이어간다.
잘 정리된 정맥길은 마치 산책로를 걷는 것처럼 부드럽다.
오솔길을 따라 굴곡 없는 오르내림이 한동안 이어진다.

 


연이어 올라선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벌목지대를 끼고 간다.
벌목지대에는 어린 소나무묘목이 자라고 있다. 멀리 경북의 최고봉 일월산이
서북쪽에 위치한다.

 


무명봉에 올라 이어가는 완만한 능선길이 그런 대로 여유가 있다.정맥은 다시
올라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우측으로 여전히 벌목지대가 내려다보이고 능선날등에 올라 방향을 오른쪽
으로 바꾸며 간다. 우회길을 따르다가 임도에 내려선다.

여기가 길등재다.
이 고개는 영양군 수비면 소재지인 발리에서 계리 계은동천사 절로 넘어
가는 길이다.



마치 소풍 나오듯 소나무 그늘에 모여 앉아 맛있게 점심을 나누고...
밋밋한 묘지를 통과한다.
능선분기점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선명한 능선길을 따른다.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밋밋한 봉우리에 올랐다가 이어가는
정맥길엔 낙엽송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완만한 오름길에는 간벌한 나무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고,
한차례 가파르게 봉에 올라 왼쪽으로 간다.

좌측으로 춘양목 사이로 일월산이 시설물을 정상에 한 짐을 짊어
진 모습으로 다가선다. 높이 1,219m의 일월산은 경북도내에선
최고 높이의 산이다.

산이 높아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해와 달을 먼 저 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또한 산마루에 천지가 있어 그 모양이 해와 달과 같아서
일월산이 라 하였다는 설도 있다.

높은 산이면서도 산형이 험하지 않고 순 하여 순 산이라는 애칭도
있으며, 일월산의 맹수들도 산형을 닮아 사람을 해치지 않았다는데서
유래되었다나...

 


능선길엔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와 이마의 땀방울을 식힐때, 키높 은 산속의
철쭉은 활짝피어 지친 산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삼거리 능선분기점에서 직진하고 다시 만나는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정맥은 이어간다. 한차례 가파르게 봉에 오르니 조그만 공터에 베어낸
나무들이 어지럽다.

 

좌측으로 꺽이는 정맥길을 고속도로처럼 넓고 시원하게 산판을 해 버렸다.

 

고속도로 같은 넓은 길을 잠시 내려서다 올려다 보면 오늘 850봉 이 버티고 서있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잠시 내려서는 듯하다가 다시 완만한 오르막 길을
올라서면서 고도 850m를 가리키는 능선분기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삼각점이 있는 850.5봉이다. 산길은 여기서 왼쪽으로 북진한다.
그저 양반길 같은 정맥길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정맥의 능선에는 마치 춘양목의 전시장인 듯하고 특히 가지 많은 소나무
한 그루는 산꾼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참나무숲길도 나타난다. 산돼지들의 쉼터가 될만한 능선상의 늪지,
그들이 먹고 마시고 쉴만한 장소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곧이어 만나는 커다란 묘지 는 철쭉 밭으로 변해 있다.

 

연이어 봉우리를 넘고 다시 한차례 올라선 곳이 고도 870m를 가리키는
능선분기점이다. 다시 한차례 가파르게 오르면서 봉우리 하나를 살짝
머리에 얹고 통과한다.

정맥은 왼쪽(북서)이다.
뒤따르던 김교님 팀이 두손을 번쩍들고 885봉에 도착한다.

 

드디어 헬기장이 자리잡고 있는 오늘의 최고봉 885봉이다.

 

내려서는 듯하다 이어지는 정맥길은 돌길로 조금은 불편하다.
우측으로 멀리 통고산의 기다란 능선이 모습을 들어내고, 정맥 의 능선은
좌우로 수직의 가까운 좁은 날등이다.

오늘 낙동정맥 산행은 여기 [깃재] 에서 접고 우측으로 하산한다.

 

깃재에서 삼십여분 내려선다. 이제 이곳엔 야생 벗꽃이 한창이다.
산아래 첫번째 외딴집을 지나 계곡물에 알탕을 하고 수비초등
신암분교에 도착,시원한 막걸리와 족발로 갈증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