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통영 이 대영씨 댁의 하룻밤-국내 서바스 여행(2),

김종수 2005-10-08 (토) 12:09 조회:1177

국내 서바스 호스트도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이 대영과족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아름답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 부부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역시 서바스 여행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노래방에서 이선생의 아파트로 돌아와서 거의 자정이 될 때가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말이 좋아 한번도 와 본적이 없는 통영을 첫 발령지로 선택한 낭만적인 부인과 또 통영이 첫 발령지인 이 선생과의 만남은 일제하에 삶을 주체할 수 없었던 청마 유 치환선생이 방황하다 돌아와 통영 중학교 교사로 발령 받아 왔을 때, 딸 하나를 두고 청상으로 살면서 가사를 가르치고 있던 이 영도에게 사랑에 빠졌고 매일 편지를 써 붙이고 시심으로 사랑을 감쌌던 얘기가 떠올랐다. 이 선생 부부는 밤톨 같은 아들과 딸 하나를 둔 단란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아름다운 통영에서 살고 있었다.

‘동양의 나폴리’에서 18년째 살고 있는 부인은 킬트와 그림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아파트 가득한 킬트와 미술 작품이 이들이 누리는 정신적 풍요를 느낄 수가 있었다.

등산을 취미로 하는 이 선생은 삶의 모든 순간을 부인과 공유하고 있었는데 이튿날 사량도와 수우도의 섬 여행 때 30분 단위로 부인에게 휴대폰 보고를 하는 것을 보고 알 수가 있었다.

안방을 내 주는 환대

안방의 침대에서 편안하게 잠을 잤다. 한사코 거절해도 지난번 프랑스의 서바스 여행자 미레이 여사가 왔을 때도 이 안방에서 재웠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가 연상이라 대접을 해 주나보았다.

서바스 손님을 좁은 복도에서 재운 이 박사

한국에 서바스를 처음 도입한 이 동훈 박사가 생각났다. 이 박사는 서바스 손님을 좁은 복도에서 재웠다.

내가 대학생 시절에 만난 이 박사는 부산 중앙동에서 산부인과를 개업하고 있었는데 나는 자주 그 산부인과로 놀러갔고 이박사와의 대화를 즐겼다. 유머 감각이 뛰어났고 젊은 사람을 좋아했다.

병원은 일본식 2층 건물이었는데 좁은 복도를 지나면 방이 두개가 있는 작은 건물이었다. 어느 날 배낭을 멘 젊은이가 왔는데 노르웨이에서 러시아 일본을 거쳐 왔다고 했다. 한참 대화를 하더니 시간이 6시가 되자 이 박사는 퇴근을 하겠다고 일어섰다. 그 노르웨이 젊은이에게는 복도에서 잠을 자라고 했다.

나는 외국 손님을 그렇게 대접할 수가 있느냐고 약간 힐난 투로 말을 했고 그때 이 박사는 ‘세르바스 Servas’(이 박사는 일본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라 일본식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에스페란토 발음으로 그렇게 할 수도 있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고 이것이 내가 서바스 문을 열게된 계기가 되었다.

‘데이 호스트Day Host’라는 제도가 있어 집에 손님을 받을 형편이 못되면 낮에 안내를 해 줘도 되는데 내일 시간이 나면 노르웨이의 걔하고 같이 다니면서 구경 좀 시켜 줄래?‘
‘좋아요, 저도 낼은 수업이 없거든요? 어디서 무얼 구경시키지요?’
‘여기서 가까운 용두산 가서 부산 전체를 보고 광복동으로 걸어 내려가 남포동, 자갈치를 보고 시내버스 타고 범어사를 보여 주면 좋지 않을까? 제가 먹을 점심과 차비는 제 돈으로 쓸 것이니 돈 쓸 생각은 말고..’
‘좋아요. 그렇게 하죠.’

이렇게 서바스 데이 호스트를 시작으로 서바스에 입문하게 되었고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병원의 복도에 외국의 서바스 여행자를 재웠던 이박사가 사실은 서바스 정신을 잘 알고 계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행자는 좁은 복도에 슬리핑 백을 깔고 잠자리는 좀 불편했을 지는 몰라도 이마도 정신적으로는 편안한 잠을 잤을 것이다.

아파트 거실을 손님에게

우리나라에서는 손님을 환대하는 좋은 풍속이 있다. 그러나 서바스 손님을 맞을 때는 '서바스 식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서바스 문화를 조성할 때가 된 것 같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분들은 적당한 손님방이 없으면 거실을 잠자리로 제공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서로가 부담 없이 국내 서바스 여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이스라엘이나 독일에서 거실의 소파에서 잠을 잔 적이 있다.

최소한의 잠자리와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항상 먹는 음식을 같이 나누고 내 시간이 남으면 시간을 제공해 줘도 된다.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한국 서바스의 국내 여행이 보다 활성화 될 것 같다.

서바스 손님접대 문화 속에서 국내 서바스 여행을 저 자주 했으면, 보다 많이 했으면..... 시월 통영 여행이 너무좋아 또 다른 국내 서바스 여행을 하고 싶어서 하는 소리이다.

성재위: 지부장님 반갑습니다. 통영여행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부담업소고 맘 편한 것이 자꾸자꾸 엮어 갈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10/08-16:47]-

이은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글 참 좋습니다.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허물없이 대하는데도 여자들 입장에서 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아무래도 남자생각보다는 더 진실하지 못한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이박사님 같은 그런 편한 마음으로 손님을 초대하자고 하면 아내는 뻘쩍 뛰은데 아직도 그래요. 좀 의견이 절충되면 손님맞이 할려고 하는데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선생님의 글은 항상 생기가 넘치고 무었인가 주는것이 있어 좋습니다.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10/16-16:42]-

송성규: 전주입니다. 지부장님 반갑습니다.전 송성규씨wife 권희숙입니다. -[10/27-13:08]-

송성규: 통영의 이대영씨부인께서 취미로 퀼트를하신다는 말씀을 지난번 지부장님 만났을때 전해 듣고 반가웠어요.
저도 오랬동안 퀼트를 해온사람이라서요. 제가 우리성당과 교구에서 퀼트를 조금 가르쳤어요.관심있으시면 제 홈페이지에오셔서 구경하세요.저희집에있는 작품들이에요.http://myhome.naver.com/shteresa/ 홈페이지는 예쁘게꾸밀실력이 안돼서 사진만 올렸어요.^^ 권희숙 -[10/27-13:33]-

김종수: 퀼트는 섬세한 예술이네요. 그처럼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면 저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매력있는 장르입니다. 집에 있는 작품을 직접 보고 싶군요. 남 아프리카 케이프 타운에 있는 아프리카 박물관에서본 퀼트 특별전은 너무도 좋아 사진만 한 백여장 찍어 두었습니다. 다음에 한번 보여 드릴게요. -[10/27-13:55]-

송성규: 전주에 오시면 연락하세요. 외국엔 남자퀼터들도 많고 유명한 작가도 있어요.퀼트에대하여 아주 잘 알고 계시네요."권희숙" -[10/27-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