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하동 허향련님,산청 홍송곤님.. 국내서바스 여행보고서

이흥숙 2005-11-13 (일) 23:38 조회:1584

먼저 호스트를 해주신 두분....
허향련 부부님! 홍송곤 부부님!
깊은 감사를 먼저 드립니다.

- 제목: 국내 서바스 여행 2005.11.12 08:00~ 11.12 21:00(1박2일)
- 참석: 이병헌내외분, 정귀순(성재위)회원님과 친구한분, 경남 장유 노대영씨부부, 자녀1명
총 9명

- 첫날이야기
어제 저녁 밤늦게 까지 내린 비로 1박2일로 예정된 하동 산청으로 여행과 회원댁 탐방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내일 날씨는 맑다고 하니 안심이다.
첫째날 아침 8시 20분까지 서둘러 약속장소인 창원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서울에서 오시기로 한 회원분이 아침에 도착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는 걸 보면 혼자 오기가 어려웠으리라 짐작은 하면서도 기다려 진다.
결국 서울에서 오시지 않으셨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신청할때 심사숙고해 달라는 뜻을 전했는데... 홍기찬님을 비롯한 인접 시도회원님들의 신청기회를 없애고 만 결과가 되어 정말아쉽다. 서바스 회원이라면 예약문화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오늘 일정은 하동 백련리 도요지, 매화마을, 섬진강 남도대교, 화개장터, 칠불사, 지리산역사관, 평사리 최참판댁과 하동문학관을 탐방하고 하동화개에 계신 허향련회원댁으로 가는 길이다.

함안 산인을 지나니 산허리로 안개가 자욱이 깔려있고 그곳에 이르니 앞을 가릴 정도로 심하다. 안개등과 전조등을 켜고 일행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목적지로 향한다.
1차 목적지 인 진교ic에서 내려 백련리 도요지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하동요를 비롯해서 4곳의 도요지가 있다. 입구인 새미골도요지에 이르니 일본에서 국보급 40여점의 다기인 이도다완의 원류라고 확인된 이를모를 도공의 망향 애도비가 우측으로 우리를 맞았다. 일본땅에 끌려간 이곳 옛 주민들인 이도(井戶 , 정호, 새미골) 도공들의 혼을 위로하는 비가 2개나 있었다. 도요지 가마에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 사진도 찍고 모두 처음보는 것에 눈빛이 반짝인다. 주인장은 없고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부산하다. 어제 왔으면 가마여는 날인디 참 좋았을 건데 하시면서 많이 보고 가라신다.

돌아 나와 맞은 편 언덕배기에 아침햇살을 받고있는 하동요를 찾으니 주인장이 이른 아침인데도 반갑게 맞는다. 도자기에 대해 알고 싶어 몇분이 함께 왔다고 말하니 들어 오시란다.쥔장은 어제 가마에서 끄집어낸 다기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예술하시는 분들은 머리땋고 턱수염 기르는게 유행인가 보다. 여학생들이 이것저것 물으니 안방문을 열고 차려진 다기상으로 안내한다. 일본책을 가져와 국보급을 보여주며 도도야가 어떠하고 이도가 어떠하고 문양과 굽발은 크게에 따라 이러하며 다기잡는법부터 설명이 너무 진지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분이 경남지역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가시는 분이란다.

일정보다 30분이나 더 보내고 난 뒤에야 열성적인 여학생들이 나왔다. 하동요 앞 논에는 하얀연꽃마을이라고 소문난 백련들 꽃대가 송송하다. 여름철이면 축제일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다음장소는 하동매화마을, 남해바다와 남해대교를 보기위해 돌아서 하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망운산을 휘돌아 드니 옛 빨간 대교가 눈앞에 보인다. 지난번에 회색으로 칠했다가 인기가 없자 다시 밝은 빨강으로 칠했다고 한다, 대교를 건너가서 남해땅을 밟고 다시 돌아와 하동 매화마을로 향했다. 하동읍내 섬진교를 지나니 광양시 다압면이다. 오른쪽으로 돌아 보니 섬진강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2대인 홍쌍리여사가 운영하다 현재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 청매실농원을 찾았다.

500여개의 장독들위로 쌍계사 방향으로 펼쳐지는 정경은 눈에 부실정도로 아름답다.
매화꽃피는 시절은 차가 막혀 오지는 못하는 이 길을 서바스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장독대 위로 눈이 오는 겨울도 정말 좋다고 한다. 봄철 손님이 많으면 중식을 제공한다고 했으나 요즈음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멧돌로 쌓은 탑과 전시관을 뒤로 매화동산에 오르니 저멀리 산과 강이 한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 눈내리고 꽃피는 시절에 다시 찾기로 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하동에서 쌍계사로 오르는 길은 둑이나 벚꽃나무로 강의 정경을 감상할 수 없었으나 광양 백운산 자락으로 돌아들고 나오는 길에서보는 섬진강과 백사장은 너무나 아름답다.

남도대교를 지나 오후 1시경 되어서야 화개장터에서 비빔밥을 주문했다. 빙어, 털복숭이 민물참게가 살아서 꿈틀거린다. 대장장이가 벌건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쟁쟁하고 대봉감과 단감이 풍성하다. 야생 마와 오미자, 두충 장터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남도대교가 생기기전 나룻배로 오가던 화개장터엔 토요일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도토리묵이 추가로 나온 비빔밥집, 두둑이 먹고 쌍계사 방면으로 향했다. 애초 쌍계사와 불일폭포를 탐방하려 했으나 백련리 도요지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한 관계로 칠불사로 가기로 하고 오른다. 십리벚꽃길을 타고 오르니 좌우로 바위틈새 녹차밭이 즐비하다. 예전에 이곳 화개는 가장 가난한 동네였으나 요즈음에는 茶가 생산되어 형편이 정말 좋아졌다고 한다.

수로국의 일곱왕자가 득도를 했다고 전해지는 칠불사로 오르는 계곡의 단풍도 정말 좋다.
굽이굽이 돌아 오르길 20분, 도착한 칠불사 대가람은 불타 중수하여 너무 현대적이다.
입구에 오르니 사계절 칠불사의 대형사진이 있고 盤石인지 磐石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법어경구인 시어가 눈에 들어온다.

남이 나를 보고 화를 낼때
내가 잘못한 사실이었다면
사실이므로 아무말 하지 말고..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면
내 일이 아니므로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와 닿는다.
본당에 오르니 벽면수행을 하는 亞字방이 이채롭다.

칠불사를 뒤로하고 내려와 의신, 대성계곡으로 향하여 지리산역사관이다.
한쪽면은 화전민의 생활상과 너와집, 용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면은 빨치산 (파르티잔)남부군 총사령관이었던 이현상의 16년간(47년-63년) 족적과 저항의 역사를 보여준다.

오후3시30분 서둘러 왔던 길을 돌아 평사리 최참판댁을 찾았다. 단정히 정돈된 마을입구에 주차장이 있고 입장료가 1000원이다. 토지의 배경이 되는 평사리 들판,금당이 내려다 보이는 최참판댁은 노을속에 잠겨들고 있었다. 강청댁과 용이네, 길상이, 김이평과 함안댁집, 막딸네, 귀녀, 훈장댁등 토지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컷 사진과 함께 작은 닭장과 초가들은 그들의 고난한 삶과 질긴 삶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별당아씨, 사랑채에서 들판을 조망하고 최참판댁 뒤 초당을 지나니 하동문학관이다. 박경리선생의 영문,독일판 책과 대형 걸개그림으로 설명된 토지한켠으로 지리산을 배경으로한 많은 분들의 소설과 시를 보여주고 있었다.

평사리에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시간, 허향련회원댁을 찾아 함께 민물참게탕을 인근 식당에서 함께했다. 이곳에 정착한지 3년된 회원님이 개발해 놓으신 맛있는 집이었다.
3개를 주문했는데 참게탕 하나가 3만원이란다. 토종 한 마리에 작은 것이 팔천원이고 귀해서 구경도 못한다고 한다. 다리에만 털이 있는 민물참게는 등딱지를 빼고 다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남학생 4명이 소주3병을 비우고서야 일어섰다. 차로 조금이동하니 섬진강둑이다. 바람결이 약간 차지만 보름달로 차오르는 달빛은 은은하다. 어둑한 길을 헤집고 강바닥에 내려서니 달빛을 받은 강물이 반짝인다. 어느틈엔가 허회원님이 모닥불 재료를 갖고 왔다. 활활타오르지는 않았으나 드넗은 강바닥 모래사장에서 옛 어릴적 추억을 되살리기에는 충분했다.
허회원님의 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 이야기에 모두들 즐거웠다.
황토방을 짓게 된 사유와 진행과정에서 등장하는 이장님의 긍정적인 답변들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탄생하게 된 황토방이야기...우리가 오늘 밤 고단한 몸을 누일 장소에 얽힌 얘기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차를 마시러 드디어 허향련회원댁으로 향했다.
400여평의 차밭과 두채의 집이 우리를 반긴다. 뜨듯한 구들방 하나와 찜질방보다 더한 작은 방하나, 아담한 차 탁자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茶具들이 보인다.
먼저 들어온 것이 아궁이에서 나온 군고구마와 감자다. 호일에 싸서 익힌 고구마맛이 일품이다. 물이 끓고 커다란 그릇에 뜬 연꽃.. 이름하여 나서 처음으로 연꽃차를 마시게 될 줄이야. 보관이 어렵고 구하기 어렵다는 큰 연꽃차를 대하니 그 향은 비교할 데가 없을 정도다.

뒤이은 세작,중작과 말차로 이어졌고 여학생들을 위해서 중국에서 가져온 넣으면 꽃처럼 피는 차를 별도로 했다고 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2시경에야 잠이든 회원들은 잠을 설친다. 펄펄 끓는 방을 차지한 여학생들은 몸을 뒤척이고 이어서 많이 먹은 茶로 방문 닫아 놓을 시간이 없다. 어디로 그렇게 왔다갔다 하는지.. 내일 새벽에는 섬진강 고기잡으러 가기로 했기에 눈을 감아 보지만 잠이 쉬이 들지 않는다.

둘째날
새벽5시 반에 이병헌님의 모닝콜에 잠 깨어 뒤척이다 6시에 일어나 밖을 나왔다. 달은 지고 별들만이 총총하다. 달이 없는 별, 그중에서 얼마만에 보는 북두칠성인가.. 뒷산마루 뒤에 선명하게 박혀있다. 저멀리 맞은 편 길가에는 가로등이 점점이 박혀있다.
날이 밝으려면 30분은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6시 30분 노대영회원이 옷갈아 입고 준비중이다. 허향련 남편분이신 서영교회원님도 일어나 있는모양이다. 고기잡이 도구를 갖춰 강으로 나섰다. 잛은바지와 물신을 신고 장구를 던지니 손바닥만한 고기가 잡힌다. 물이 차서 얼얼할 정도되어 임무교대에 내가 나섰다.
비전문가가 던지니 잡힐 리가 없다. 노대영회원이 준비한 망에 떡밥과 어제 식당에서 얻어온 밥을 비벼뭉쳐 물속에 던져 놓고 철수했다.

언몸을 녹이려 여학생들을 몰아내고 우리가 차지했다.
아침식사는 유명한 하동재첩국이란다. 텃밭에서 나는 김치와 매실장아찌, 어제 손수 지리산의신에서 구입한 도토리로 만든 자연산 묵과 호박죽이 일품이다. 토토리 묵은 젓가락으로 집으니 탄력이 팽팽하다. 일반 묵은 집으면 갈라졌는데...

오늘 일정은 지리산 청학동, 삼신봉, 홍송곤 회원댁, 남명조식선생의 산천재와 세심정, 성철큰스님 생가인 겁외사, 목화시배지, 의령 충익사로 이어진다.

아침식사후 회원님들이 모두 참여한 청소와 설거지후 다시 茶가 차려졌다.
회원들은 일어설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노대영 부부는 전날 저녁에 대전으로 떠날 계획이었는데 서울분들이 오지 않으니 자고 갈 모양이다. 대전에서 오후 1시에약속이 있다고 밤에 떠나는 걸로 했는데 오늘 이곳 분위기가 딱인 모양이었다. 9시가 훨씬 지나 대전으로 출발했다.

남은 회원들은 아침 10시가 되어서야 출발했다. 벌써 1시간 예정시간을 잡아먹었다.
허향련회원님과 남편이신 서영교 회원님도 함께 하기로 했다. 멀지않은 곳에 바람도 쐴겸 그분이 궁금하기도 할 것같아 권유했고 흔쾌히 동행하기로 하신다.

횡천에 이르러 홍송곤회원님과 연락하고30여분을 더 달려 청학동에 도착했다. 도인촌을 들르니 5년전과 너무 다르다. 청학 2마리가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고 옛적 그들이 기거하던 집들은 모두 현대식이다. 큰 상가가 들어서 있고 옛 도인의 후예들은 보이질 않는다. 두건을 쓴 분을 한분 딱 뵈었다. 99년 이후 TV에 출연하던 김봉곤 훈장의 사진들이 상점 위에 걸려있다.
실망이 크다. 옛것을 보수해서 그대로 보존했더라면 정말 제대로인 보물이 되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나만의 생각일까. 흙길이 세멘트로 다시 그위에 돌판으로 길을 만들고 있었다.
물이 들어가지 않는 산.. 하동군은 정말 청학동을 살리려고 하는가 의심이 든다.

출발이 늦어 삼신봉 등반은 변경해서 12시경 홍송곤댁을 찾기로 했다. 새로이 생긴 삼신봉터널을 지나니 거림이다.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리시는 홍송곤회원의 모습은 서부의 사나이같이 보였다. 홍송곤님댁에는 강아지 두마리가 있는데 귀농이와 귀산이다.
농촌으로 돌아왔다는 의미의 귀농이...
산과 함께 한다는 귀산이.. 참 의미있고 독특한 이름이다.

자택을 오르는 랜드로버 쌍용차를 따라 마을 산길을 따라 오르니 정말 좋은 전망이 있는 곳에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연못과 목재로 지은 집이 여기서야 눈으로 본다.

아름다운 이름의 산장은 두개였고 아래에는 작업실로 위는 안채로 쓰고 있었다. 텃밭과 함께 자연생활을 하시며 자급자족하시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맛있게 요리한 음식으로 서로의 만남을 축하했고 이어 뒷산에 올랐다. 산모롱이 두어개를 지나니 오른쪽 저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고 왼쪽에는 삼신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작업장에 한켠에 만든 茶실에서 산에서 딴 여러과일차로 담소하길 총 4시간이 넘었다.

눈내리는 겨울이나 꽃피는 봄에 다시 찾기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다.

산을 굽이 돌고 돌아 경남 산청군 단성면 성철스님의 겁외사를 들르고 대전에서 복귀한 노대영회원과 합류했다. 의령에서 성재위님이 마련해준 특미인 의령국밥을 함께 하면서 우리는 1박2일의 결산과 일정을 하나하나 의미하면서 한분 한분 우리의 여행에 도움을 주신분들께 감사의 박수를 쳤다.
1박2일의 여정이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고 한국말이 통하는 행복한 만남이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하고자 했다.

<감사의 글을 전합니다.>

허향련 부부님! 홍송곤 부부님!
서바스 회원들을 위해 베푸신 따뜻한 마음을
참여한 서바스 회원 우리 모두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05.11.13 23:30

창원에서 경남 지부장 이흥숙 드림

이흥숙: 사진은 자유게시판에 일부 올려놓았습니다. -[11/15-14:33]-

송미령: 행복한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 전국 모임때 뵙겠습니다. -[11/24-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