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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김종수 선생님 아프리카 배낭여행(6)

배종만 2005-11-08 (화) 12:04 조회:1164

[나의 배낭여행기] 오카방고 델타 탐험(2) /김종수
탐험서 승리한 귀환용사
조용히 움직이는 악어떼에 전율
카누타고 구성진 우리가락 합창

오카방고 델타에서 수련과 파피루스 사이의 수로를 따라 아프리카 원주민의 통나무 배인 모코로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사파리 여행객들.

오카방고 델타의 엣샤 6에서 우리를 맞이한 원주민 뱃사공들은 마치 리빙스턴 시대의 흑인 원주민들처럼 우리에게 봉사했다. 재빨리 통나무를 어깨에 메고 와서 우리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 주었으며 짐을 날랐고 모닥불을 피워 옥수수 죽과 커피를 끓였고 텐트를 쳤다. 태양은 떠오르자마자 열기를 뿜어댔고 우리는 사파리를 나갔다. 모코로 카누의 앞뒤에 한명씩 균형을 잡고 앉으니 사공이 가운데 서서 장대로 땅을 밀어서 저어나갔다. 할아버지로부터 이름을 받은 레퍼드(표범)는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부드러운 미소의 청년이었는데 가끔 영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리가 탄 모코로 11대가 파피루스 사이로 난 좁은 수로를 따라 미끄러져 갈 때쯤 나는 한낮의 시아스타 속으로 빠져 들어가 추장이 되어 있었다.

하마들은 우리의 모코로가 접근을 해 가도 진흙탕 물을 '푸, 푸…' 뿜어내며 눈을 끔뻑이고 있었고, 너무도 조용히 움직이는 악어 떼는 우리를 전율케 하였다. 건너 풀밭위에서는 코끼리가 나무를 부러뜨리며 놀고 있었는데 싸놓는 배설물 양이 엄청나서 한 덩이가 한 양푼은 더 될 것 같았다. 수련 잎 위의 새끼 악어가 너무 꼼짝 않고 있어서 가녀린 수련 줄기로 움직이는지 보려고 하자 스웨덴인 닐스가 씩씩대며 욕을 해 댔다. 아마 악어를 해치는 줄 알았나 보다.

"퍼킹… 퍼킹…."

"야 인마, 그래도 난 채식주의자야, 넌 동물고기 먹잖아. 고기라면 제일 많이 먹는 놈이…"

나도 화가 나서 우리말까지 동원해서 욕을 해 주었다. 인간들 사이에서 이런 감정의 기복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파피루스 사이로 날아다니는 새들과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낚아채는 독수리들 위로 델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간혹 유일한 교통수단인 모코로를 타고 지나가는 원주민에게 좁은 수로 한쪽을 내주기도 하였다.

저녁 캠프는 사자 발자국 위에 쳤다. 레퍼드가 살펴보더니 엊저녁에 지나간 자국이라고 한다. 밤이 되면 화장실 가기가 무서울 것 같아 페트 병을 하나 준비해 두었다. 저녁 후에는 걸어서 사파리(game walk)를 나갔다. '아가(Aga)' 섬의 광대한 평야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풀과 밟으면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논고둥을 밟으며 나아가니 곧 사자 4마리가 걸어가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초원에서는 동물이 있다하여도 예사로 놓치기 십상인데 원주민들은 멀리 있는 사자와 코끼리, 원숭이를 잘도 찾아내었다. 우리는 동물이 가는 방향을 앞질러가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자세히 관찰했다. 배분(baboon)원숭이들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꽥꽥 소리치며 옮겨 다니며 놀고 있었고 개미귀신도 보았다. 3m가 넘는 개미집은 작은 개미가 지은 흙집이었다. 하마의 발자국을 따라 한참을 갔지만 놓치고 말았다. 너무 무더워 모코로를 타고 수영을 하러 갔다. 겨우 무릎 아래 오는 수로의 물이었지만 모두들 첨벙첨벙 물에 잠겼다. 갑자기 사만타가 "킴, 뱀이야!"라고 소리쳐 재빨리 모코로위로 올라와 보니 물뱀이 지나갔다. 더그의 목에는 큰 거머리가 붙었지만 바로 떼어내면 흡착 판이 살 속에 달라붙어 다른 질병을 유발하다고 폴러는 떼어 내지 못하게 했다. 거머리는 피를 빨아 점점 크게 부풀어 올랐고, 더그의 목 아래로는 계속해서 피가 흘러 내렸다. 하지만 캠프로 돌아와서 소금을 뿌리니 거머리는 이내 떨어졌다.

델타 탐험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갈 때 내가 탄 모코로의 폴러는 아주머니였다.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긴 장대로 물을 밀치며 나아가는 모습이 낭만적이어서 누군가의 입에서 구성진 가락이 흘러나왔다. "낙도오옹강 강빠아라암에 치마폭을…." 한국인들은 모두가 따라 합창을 했고 서양인들은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델타탐험에서 승리한 귀환용사였고 모두들 마음이 들떠 있었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 4일 만에 샤워를 한 후 하마 발자국위에 텐트를 치고 잤다. 다음날은 임씨 부부와 합류하기 위해 느개피로 갔는데 그들은 더 건강하고 활발해 보였다. 숀이 그동안 익힌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안 녕 하세요. 감-사 합 니 다." 부산자동차고 교사 hl5umo@hotmail.com

http://www.pusannews.co.kr/news2000/asp/news.asp?gbn=v&code=2100&key=20051107.22029203216

성재위: 성재위 잘 구경하고 갑니다.... -[11/11-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