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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여행 (8630) 노르웨이 베르겐 스타방가

허종 2009-07-15 (수) 18:40 조회:1088

유럽 자동차 여행 (8630) Norway Bergen~Stavanger

6월 30일(월) (70일 째) Bergen, Halhjem, Stavanger (Bore Strand Camping 숙박)
244km, Halhejem~Sandvkvag~Arsvagen~Stavanger (누계 14,280 km)

◇ 노르웨이 서해안 도로는 곳곳이 섬이다. 섬을 연결하는 폐리 호에서

여행은 항상 꿈만 같은 게 아니다.  오늘은 기분이 정말 꿀꿀하다.  어제 5시간 넘게 운전하고, 손가락을 칼에 베어 쓰리고 아프다.  게다가 잠이 쏟아져 쉬고 싶은데 동료가 운전을 할 수 없단다.  운전은 나하고 둘이서 교대로 하는데 어쩌겠는가?

운전을 하면서 오는 잠을 쫓으려 비스켙도 먹고 미친 것처럼 농담을 지껄여 봐도 힘이 많이
든다.  세상은 아마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저녁식사 준비 때도 베인 손가락이 쓰려 따가웠는데, 이럴 때 동료가  “가서 쉬어, 내가 대신 해줄게” 한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까?

아침식사 준비도 내 차례다.  손가락이 아직도 쓰리다.  그러나 마늘까지 이겨가며 양념준비를 한다.  그런데 식사시간이 왜 이리 꿀꿀 한가?     비까지 쓸쓸이 내려 우울하다.
Bergen을 떠나 Stavanger 로 가는 길은 바다를 건너야 할 두 곳은 페리를 타야한다.

◇ 오늘 두 번째 타는 페리 호가 입항하고 있다. 도로의 연장선이다.

차를 배에 싣고 선실로 와서 비오는 바다를 바라본다. 낭만적인 바다가 오히려 쓸쓸하다. 어쩌겠는가? 그래 미친놈처럼 그냥 웃자 ! 내 기분만이라도 내가 조정하자 !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웃으며 가자 !

그렇게 마음을 비우니 이제 그림 같은 환상의 섬 경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Bergen에서 한 시간 정도 차로 도착한 ‘Halhjem (할리암)’ 포구다. 321 크로네(40유로, 64천원)로 차 한 대와 네 사람 승선표를 끊는다

◇ 폐리를 타기위해 도로에서 기다리는 차량들

기다림 없이 페리가 바로 연결되는 도로의 연속인데, 대장은 지난번 다툼 때 자기가 다녀본 바로는 몇 시간을 기다릴지 몰라 시간이 안 되어 그길로는 갈 수 없다더니 말이 안 된다. 나는 노르웨이 사람한테 물어서 바로 연결된다고 말해 줬는데,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길 수 있겠는가?

잔뜩 흐리고 간헐적인 비바람 사이를 40여 분 항해하여 ‘Sandvikvag (산드비크보기)’에 도착한다. 완전히 섬나라 천지다. 수많은 섬들을 이어가는 각양각색의 교량과 섬 사이를 다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달린다. 마치 남해안 다도해 같은 풍경이다.

◇ 타고 온 페리가 다음 육지로 연결하고 있다.

꿈같이 환상적인 노르웨이 남부 서해안 도로와 섬 사이를 지나 ‘Arsvagen (알스보겐)’에서 두 번째 페리를 탄다. 많은 차량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저만치서 우리가 타고 건널 페리가 도착한다. 이번에는 30분 정도 걸려 ‘Mortavika (목타비카)’에 당도한다.

이제 바다는 끝나고 Stavanger를 향하여 내려간다.

◇ 고급 camping 촌

◇ 우리가 묵었던 캠핑장 녹색건물이 방갈로다.

이 도로는 남쪽 바다 끝 ‘Kristiansand'에서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Haugesund까지 430km의 환상적인 ’North Sea Road'이다.

Norway의 1번 도로라 불리 운다. 마치 Finland의 ‘Old King`s Road'나 아시아의 ’Silk Road'처럼 알려져 있다. 정말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많은 유럽인의 꼭 가고 싶어 하는 첫 번째 길로 손꼽히고 있다.

◇ 캠핑장 앞은 밀가루 모래사장과 바다로 연결된다.

Stavanger는 섬이다. 이 섬은 해저 터널로 연결되어 있는데 바다 밑 223m 깊이로 차가 내려갔다가 올라온다. 스타방가를 10여 분 지나 Sola 비행장 근처의 Strand 해안에 있는 Bore Strand 캠핑장에 여장을 푼다.

◇ ‘스타방가’의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오늘은 드라이브 하는 그 자체가 환상적이고 낭만적이다.
운 좋게 일찍 캠핑장을 숙소로 정하고 바닷가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 밤 열시에 바라본 Stavanger 해안선과 시가지

저녁식사 후 드디어 곪았던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집에선 가장이고 나이도 환갑 진갑 지냈고 생활패턴이 각자 다른 사람들이 여행을 하다보면 의견이 상충될 수 있다. 그리고 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것도 다반사 이다.  오늘은 완전히 불과 이삼일 전에 한말을,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의 거짓말에 이성을 잃었다.

나는 그동안 누가 식사당번을 해도 옆에서 도와주었다.  혼자 하는 것 보다 두 사람이 협조하면 아이디어도 좋고 남들이 보는 모양새도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거지도 도맡아했다.  그것은 내가 조금 노력하고 고생해서 다른 사람들이 편하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옆에서 “수고 많다” “고맙다” 인사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오늘은 “내가 식사당번 할 때는 옆에 오지마라”  “그게 오리려 방해가 된 다” 며 자기가 요리하고 밥하는데 도와주는 게 싫다는 것이다. 참 세상은 요지경속인지 아니면 몽니를 부리는 건지 아리송하다.

사실 이번 여행 기획단계에서 나는 세 가지 제안을 했다.  첫 째는 ‘베를린’을 넣어 달라, 딸애를 꼭 만나야 할 일이 있다,  두 번째는 알프스, 세 번째는 북극점 노드갭을 꼭 가야겠다고.  그의 대답이 베를린은 어차피 발틱으로 가는 길목이니 꼭 간다. 걱정 하지 말라고 약속했다.

그렇게 약속해 놓고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라고 잡아떼니 환장할 수밖에,  그러면 이런저런 이유로 갈수 없게 되어서 미안하다 한마디면 족 할 것을, 그리고 ‘오가는 길목이니 시간 봐서 당신 혼자 갔다 올 수 있게 해 주마’하면 그거 이해 못할 사람 있겠는가?  그런 약속 한적 없다고 잡아떼는 사람이 옳은지, 그걸 이해 못해주는 내 좁은 마음이 잘못 된 것인지 모르겠다.

Stavanger 는 너무나 아름다운 해안이다.  특히 우리가 묵었던 캠핑장이 바닷가 해수욕장에 있어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바닷가로 나간다.  모래가 어쩌면 이리도 고울까?  마치 밀가루 같다.  기온이 약간 쌀쌀한데도 사람들이 파도타기 하러 바다로 나간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 혼자 밤늦게 까지 파도타기를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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