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규슈 마지막 여행지...칸다. ^^

금가정 2011-08-02 (화) 15:19 조회:1101

드디어 마지막 호스트까지 왔습니다.. 여기는 후쿠오카 켄의 칸다마치입니다.

규슈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면서 또 다른 곳 어디가느냐는 질문에 칸다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갸웃갸웃. ^^:; 규슈 제일 오른쪽 위 끝부분. 기타큐슈와 가까운 작은 마을입니다.
닛산 자동차 회사가 여기로 옮겨와 있구요, 그 외에는 별 큰 일 없는 작은 마을입니다.
오이타 시에서 전철을 타고 모든 역을 정차하면서 갈아타고 2시간 반만에 도착했습니다.

역이 작아서 엘리베이터 따위는 없고, 끝없는 계단을 보니 숨이 턱 막혔는데.
여고생이 휘리릭 다가와서 짐을 같이 들어주었어요. 한눈에 한국 사람인 티가 났나봐요

책가방을 탁 열더니, 소녀시대의 사진 스티커와 화이트로 정성스럽게 그린(?)

"소녀시대 영원하라" 라는 한글 글씨..... ㅎㅎㅎㅎ 귀엽죠

한국을 좋아한다며 다만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빅 스마일과 고마운 도움을 받았지요.
소녀시대 덕을 좀 봤습니다. ㅋㅋ

각설하고,

칸다의 키요카 상은 제가 소개메일 을 발송했을 때 가장 먼저 답장을 주신 분이십니다.
딸 하루카 짱과 함께 살고 있고, 남편분은 회사 때문에 나가사키에 몇년간 가 있고 주말부부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남자 혼자 여행하는 경우는 호스트 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하지만 곧 남편분이 칸다로 돌아오시기 때문에...괜찮을 것 같아요.

오후에는 키요카 씨가 동네 어학원에서 초등 어린이들 수업하는 곳을 따라갔어요.
보조 선생님이랄까요...아이들에게 질문도 받고, 같이 게임도 하고...실력이 부족한 친구들은 옆에서 소곤소곤 도와주고,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도 좋아해서 즐겁게 보냈지요.
(하지만......>ㅁ< 1시간 반 수업 후에 나가떨어졌어요 ㅎㅎㅎㅎ)

저녁 식사는 전분을 뭍혀 튀긴 닭을 파와 간장, 식초 소스에 적혀 먹는 치킨남방이라는 요리인데
하루 전날 미리 양념에 재워놓아야 합니다. 저를 위해서 며칠 전부터 영어 수업(선생님이심) 시간도 조정하시고
요리를 준비하셨다니 너무 기쁜 맘으로 즐겁게 식사를 했지요.
초대 손님도 있었는데 하루카 짱의 학교 친구이자 키요카 상의 제자인 "코스케 군" 이었습니다.

두 중학생을 앉혀 놓고, 공부가 중요한건 그것이 목적이어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든 그 당시에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 멋지기 때문이라는 등 어른 소리를 했어요 ㅠㅠ
(잔소리처럼 들었을까요? 아니겠죠 ^^)

학교 다닐 때는 하는 일이 공부이니,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연애 할 때는 사랑하는 게 일이니까 그것도 열심히 잘 해서.....나는 공부도 잘하고 연애도 잘하고 나중에 일도 잘하는 남자가 매력적이다... 이런 따뜻한 잔소리였습니다 ㅎㅎㅎ

기타규슈는 이번에 못 가는 구나... 생각했는데
칸다에서 차로 가면 매우 가까운 거리였어요. 그래서 고쿠라에 가서 성도 구경하고
키요카 상의 친구분도 만나서 Afternoon Tea Room 이란 멋진 곳에서 점심을 같이 했지요.
그 때 쯤에는 짧은 일본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오후에는 모지코로 고고씽~ 레트로 모지코의 콩알같이 작은 가게들을 구경하고 젊은 예술가의 감성을 몸 전체로 느끼고 귀여운 도트가 찍힌 도자기 그릇도 하나 구입했습니다.
모지코 역 바로 건너편에 있는 가게인데, 2층이라서 잘 안 보이겠지만
모지코에 가면 우선 관광안내소에 들르면 깨알같은 지도를 받으실 수 있어요 거기에 모조리 표시되어 있답니다.

모지코의 명물인 구운 카레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야키 카레라고 해서 가게도 많고 가이드북에도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사실 뭐 특별한 것은 없구요.
카레라이스 위에 치즈나 계란을 올려서 오븐에 구운 것이 전부입니다.
아마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어서 그렇게 맛있었나 봅니다.

저녁식사 때는 또 다른 게스트가 있었습니다. 하루카 짱의 사촌동생인 아리사 짱인데요
지금 아리사 짱은 부산에 있겠네요. 자매 학교로 홈스테이를 간다고 했으니까요.
한국어 책을 사서 회화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피아노를 열심히 쳐서 그런지
제 발음을 듣고 매우 정확한 한국 발음을 하더라구요(역시 어릴 때 어학공부를 해야됩니다 ㅠㅠ)

자음과 모음을 쓰고 거기에 대응되는 알파벳과 히라가나를 써주고...
영어에서 파닉스를 하는 것처럼 한국어 수업을 또 한 차례 했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어 수업을 여러번 하다 보니 마지막 집인 칸다에서의
수업은 매우 체계적이었고 저도 만족스러웠어요 ㅎㅎㅎ
또 학생들도 평균연령이 매우 어려져서 잘 받아들였구요. 밥 먹고 키요카 아줌마랑 부엌에서 정리하고 있었는데
두 꼬마 아가씨가 자기 전에 저에게 편지를 주더라구요.

가정씨....로 시작하는 한글 편지였어요 ^^ 책을 참고하기는 했지만, 제가 가르쳐 준 자음모음 판을 보고
제 이름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매우 뿌듯했고, 다음에 또 다른 곳에서도 한글 수업을 시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은 각 각의 글자의 발음만 외우면 들리는 데로 쓸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잖아요?
미리 한번 준비를 해보아야겠네요.. ㅎㅎㅎ

한국어 교육 공부를 하는 미란씨에게 연락해봐야겠네요.

한국에 돌아와서 감사와 안부를 묻는 메일을 보내고 그 중 몇몇과는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구요.
특히 마지막 칸다에서의 하루카 양은 짧은 메일을 보내와서

한국언니~ 언니 덕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나도 대학생이 되면 방학 때 한국을 가서 언니를 만나고 싶어요. 칸다에 꼭 다시 와 주세요.
종종 메일을 보낼테니 서로 답장을 보내주세요.

감동의 쓰나미가 >ㅁ<

이렇게 해서 벌써 오늘까지 돌아온지 6째 날입니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데 흑흑
저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 비행기를 타는 그 날까지
모두 건강하세요!

whowonpark 2011-08-03 10:52	가정님, 귀하야 말로 진짜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고, 서바스의 근본 이념을 이해하는 멋있는 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행한 곳 부터 그렇지만 종횡무진한 활약에 풍부한 내용에 사고의 기발함이 너무 좋습니다. 여행기는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첫번째 원칙부터 완벽하니 그저 찬사를 보낼 뿐....근데 저로서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여행기 올리면 10,000 원 짜리 문화상품권 3 매씩을 드리기로 했는데...글도 너무 깔끔하게 잘 쓰셨으니 이런 땐 여행기를 5 매씩을 드려야 하거든요....전 어떻게 그 많은 문화상품권을 구해 드려야 할지...ㅠ ㅠ...일본어를 그렇게 빨리 터득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한글을 세계에 전파한 공로도 크고....귀하를 " 서바스 여행의 퀸" 으로 추천합니다. 축하합니다 !!!!!

kajeongKEUM 2011-08-06 10:46	《Re》박후원 님 , 아니요 이번에는 괜찮습니다, 상품권은 다음에 받을게요 >ㅁ< 지부장님 지난 번에 하사하신 서바스 여행 장려금으로 운동화 사서 신고 2주내내 잘 다녔어요 운동화가 필요했는데, 딱 편하고 예쁜 운동화로 잘 구입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담에 보여드릴게요

JongmanBae 2011-08-06 10:50	달인이야 달인!!!!! 다음 번 여행은 태평양을 건너?

kajeongKEUM 2011-08-06 11:02	《Re》배종만 님 , 아~ 다음 여행지는 스페인으로 결정났습니다. >ㅁ< 안먹고 안입고 저금통 돼지 먹이고 있어요 ㅋㅋㅋ

jinjunKIM 2011-08-30 15:29	아니? 여행기 올리면 상품권?아무래도 그 동네로 이사를 가야 될듯~ㅎㅎ 여행기를 읽으니~ 저도 다시 일본어 공부를 해야 겠다는 각오가!ㅋ스페인! 와우!~ 우리도 산티아고 순례길~정열의 해변~관심 엄청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