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스페인 여행- 불상사-

박연희 2005-04-02 (토) 18:19 조회:1721

스페인에서 도착 바로 다음날 여행가방을 통채로 잃어버린( 도둑맞은) 이야기를 보고할까말까 하다 안쓰려고 했는데 솜씨 없는글을 읽고 생생하다고, 잘 읽었다고 고마운 댓글을 달아주신데 용기를 내어 저의 순진한(?) 어리석은 실수를 , 또 이 실수를 통해서 많은것을 깨달은 사연을 올립니다.

대한 항공의 서울-마드리드 직행은 저녁에 도착하여 늦게 떠나는 시외버스는 없어 그날은 마드리드에서 하루 묵게되어 공항 안내에서 다음날 떠날 시외버스터미날 부근의 호텔을 알아보니 그 부근에는 좀 비싼 호텔하나밖에 없어 가까운 기차 역부근으로 가서 적당한 호텔에서 묵었습니다. (마드리드의 시외버스 터미날은 가는 방향과 버스회사에따라 여러군데 가 있지요)

아침에 시간 여유있게 도착하여 8시에 출발하는 첫차표를 사고 30분 이상이나 시간이 여유가있는데 아래층 대합실에 내려가니 사람들이 벌써 많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마침 벽에 공중전화가 서너군데 보이기에 한국서 사가지고 온 "월드폰 카드" 번호로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하려고 가면서 등에 졌던 옷가지가들은 배낭을 사람들 앉아있는 옆 빈자리에 내려놓고 몇발짝 옆에서 전화를 했습니다. 물론 돈,여권등이 들은 작은 백은 어깨에 잘 매고 있었고 허름한 배낭은 잠간 놔둔것이지요. 꽤 긴 많은 숫자를 눌러야되는데 한번에 잘되지 않아 두세번하다 안되어 그만두고 가방 놔둔 곳에 와보니 그사이 사라져버린것입니다.!!
정말 눈을 의심한다는게 바로 이런 거로구나.. 너무나 놀라고 당황했으나 어찌하리오..

이런때 가장 난감한것은 주위 사람들이 영어를 한마디도 안통한다는 사실입니다. ( 사실 말이 잘통한다고 가방을 다시 찾을리야 없긴 하지만 그 황당한 순간에 더욱 더 ...) 위층 표산 곳으로 가서 말도 해보고 안내소에 가도 스페인어 외에 말이 안통하는것은 마찬 가지였지요. 하여튼 표파는 친구가 영어를 알아 듣는듯, 대충 상황을 파악하고 연락해 경찰이 나타났으나 ( 전화한지 1,2분만에 매우 신속히 도착) 역시 한마디도 안통하는 상태로 손짓 발짓으로 설명, 그 경찰과 잠시 밖 주변도 둘러보고 화장실도 살펴 보았으나 물론 허사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찾을 가망이 없어서 그대로 태연히 (?) 8시에 버쓰를 타고 출발했지요. 그동 안 꽤 여러곳 많이 다녀도 물건을 잃어버린것은 생전 처음 이지요. 물론 가방에 값나가는 귀중품은 없었지만 서바스 소개장이 들어 있었고 아까운것은 선물하려고 꽤 좋은 실크스카프 한장을 출발 전날 저녁에 정성껒 포장해 넣은것! 다행히 수첩에 호스트 전화 번호가 있었는데 그렇 않았으면 가지도 못할뻔 ..
하여튼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 가져갔으려니" 하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기도하고 "그 도둑은 꽤 운이 나쁜 녀석이구나.. 그 흔한 카메라 하나도 없으니.." 잘되었다, 덕분에 아주 가볍게 편히 다니겠구나" "등등 하면서 때 마침 길 가에 분홍빛 복사꽃 과 흰색 사과인지 배꽃이 핀 경치를 즐기며 불편한 심사를 달래 보았습니다.

이것도 여행의 큰 경험이라 단 벌 입은대로 어찌 할수있는데까지 해보는 일종의 "서바이발 게임" 이라도 하는것처럼 마음먹으니 괜챃았지요. 그리고 버스타고 가며 생각해보니 공항에서 출발전에 여행자 보험 들은 생각이났지요. 이런 일은 상상도 못하고 혹 병원에 가게될 일이 생길지 몰라 항상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가입하는데 거기에 이런 경우도 있던게 생각나더군요. 거기에 얼마 보상인지 보지도 않았고, 보험에 들때는 물론 보상 받겠다는것보다 아무탈도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즉 고사지내는 마음으로 10일이면 2만원 정도의 가장 싼 종류로 들었지요. 하여튼 이것도 약간의 위안..
2일후 보험사로 전화해보니 반드시 그 나라에서 그런 사실을 증명할 서류를( 경찰이나 어떤 공공 기관의) 해와야 한답니다. 다시 경찰서에가서 말 안통하는데서 그런 서류받으려니 한심했는데 다행히 학회 주최측에 설명 해서 이런 사실 증명을 받아와서 귀국후 보상을 받았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이 날이 일요일이란 사실, 가게가 모두 닫 힌게 문제였습니다. 그래도 호텔 가는길에보니 Pharmacia 약국이 열린 곳이 보여 급한대로 치약 정도는 살 수있으리라고 희망을 가졌고.. 버스 정거장에서 호텔은 택시로 가는길이라 그대로 지나갔지요. ( 스페인 택시값은 우리나라 정도니까 유럽에서는 비교적 싼편)
도착하여 미리 예약한 호텔에 들어갔으나 뭐 짐을 풀 일도 없고.. 저녁 어둑한데 하여튼 혹시 어디 열린 가게가없나해서 시내쪽으로 슬슬 걸어나갔습니다. 열린 곳은 꺄페나 작은 술집,바 만 보이고 가게는 물론 모두 닫혀있는데 더 걷다보니 우연히 작은 잡화상 같은곳이 열려있는게 아닙니까?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게 웬일인가 ? 들어가보니.. . 뜻밖에 중국아줌마 가게인데 작은 동네 수퍼같은데 물건들은 모두 중국제로서 아주 조잡해보이는 대신 그 값이 무지 싸다는게 또한 무척 반가웠습니다. 역시 다시한번 중국인의 장사 솜씨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지요. 거의 모든물건이 0.75유로 니까 천원짜리로 가득차있습니다. 급한대로 치약,칫솔과 속옷 한두가지를 천원씩주고 사고나니 여유만만해졌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번에 느낀것은 저는 원래 아주 짐을 적게 가지고 다니는편인데 ( 그래서 흔히 짐이 이것뿐이냐? 고 묻는적이 많았으나) 그래도 더 줄일 수있다는 사실을 체험한것이 큰 소득이라고 하겠습니다. 보통 호텔안은 매우 건조하기떄문에 합성섬유로된옷은 물론 웬만한 블라우스,속옷은 저녁에 빨아 널으면 아침에 다 마르게 되어있습니다.그래서 여러개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지요. 한마디로 "여행 경험은 가방의 크기와 반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호텔에서 빨래 잘 말리는 방법 .. ( 다들 아시는건 아닌가?)
빨래를 잘 짠 후에 -->큰 타올을 펴놓고 그 위에 잘 펴 놓고-->김밥 말듯 도르르 말아서 -->다시 빨래짜듯 힘껒 짠다.-->위치를 잘 선택하여 넌다.

여행하실때 특히 버쓰 터미날에서는 큰 가방이라도 조심하시기바랍니다.
혼자다니면 편하기만 한줄 알았더니 이런 일이 있군요

성재위: 참 좋은 경험 하셨습니다. 별일이 생긴 여행은 긴 추억으로 오래 남는 법. 그리고 더 가난한 사람이 더욱 그 가방이 필요한 사람이 가져 갔을거란 아름다운 마음이 여행을 좋아하는 서바스인 다워요.... -[04/02-23:24]-

박정희: 참, 황당하셨겠어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더니 여행에 큰 지장이 없었으니 다행입니다 -[04/04-12:31]-

배종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소매치기 당했습니다. $와 브라질돈 (헤알) 왕창 잃어저리고 그 황당함!!! -[04/05-05:56]-

성재위: 담 부턴 조심하이소 배셈예.... -[04/16-09:56]-

이흥숙: 해외여행시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아 다행이군요. 해외에서.여권이나 카드,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온 신경을 다 쓰게되는데..여행에 꼭 필요한 물건을 잃어버리셨으니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하셨더라면 옆에 분들이 도둑을 잡아주었을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교수님의 경험담과 자신감은 해외여행할 경우 생생한 교훈이 되겠습니다.. -[05/15-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