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스칸디나비아 서바스 가족 방문 이야기(5)

문건주 2005-06-04 (토) 12:21 조회:1109

변호사와 의사 부부 호스트 이야기

목사님과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분의 바쁜 일정으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는 시간 이외에는 그의 시간을 차지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현직을 떠났지만 변호사 Reino는 체구에서부터 근엄한 법조 인 다운 면모를 보이는
같았고 완전히 현업을 떠나지는 않았지만 일하는 날 보다 집에 있는 날이 많은 의사
Ritta는 직업여성 같은 인상이 아닌 평범한 주부와 같은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여행 중 대부분의 호스트 가정에서 보여주는 남성의 부엌일이 보편화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집에서만은 Reino가 부엌일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Reino는 영어 어휘가 태부족하여 사전을 뒤지거나 아내를 불러 도움을
청해야 하기에 대화가 자주 중단되어야 만 하는 안타까움을 여러 차례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다. 핀랜드의
최근대사며. 자기가 존경하는 장군의 이야기, 러시아 북대서양 함대가 일본 함대에
의해 전멸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관심과 흥미를 자아내게 해 주었다.
집 근처 공원과 주택가 사이에 놓인 바위에 빙하작용에 바위돌이 소용돌이쳐 만들어진
거대한 단지모양의 Pot Hole을 안내하기 위해서도 Pot이라는 영어 단어를 찾아 설명
하기위해 사전을 뒤적거려야 만큼 그의 성의가 대단했다.
일본인들 군인의 정장이 구라파 사람들의 것과 너무도 같은 것을 보면서 일본의 문화가
일찍이 구라파 문화를 받아드리며 군인 예복의 경우도 그대로 그 형식을 받아드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안 중근 의사가 하르빈 역에서 일본인 총독 이등박문을
저격하는 것과 똑 같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으나 그 사진은 핀랜드의 독립운동가의
한사람이 러시아 총독을 권총으로 살해하는 장면이어서 공통점을 보였었나 보다.
핀랜드는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하였다고 한다.
한쪽의 상하 두 사진은 1905년 러시아 발틱 함대가 바다위에 기다리고 있는 모습과
모든 배가 침몰대고 겨우 1대만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Reino는
이들을 우리에게 보여 주면서 통쾌한 장면이라는 듯이 소리 내어 호탕하게 웃었다.
변호사-의사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에 이르기 까지 Reino가 차를 몰아 헬싱키 관광을
시켜주는 친절과 성의를 베풀어 주었다. 헬싱키는 이미 안내 없이 트램과 버스를
이용해 살펴보았기에 이들이 안내 한 곳은 오페라하우스, 올림픽 스타디움, 박물관, 바위
안에 건설한 템텔리우아끼오 교회등이었다. 일부 주차료는 동전 통에 우리가 동전을
넣었지만 무료 주차장을 찾아 차를 주차하느라고 30분 이상 걸려 주차 해 놓고 우리
일행에 합류하기도 하였다.
올림픽 스타디움의 전망대는 우리가 입장료를 모두 지불하고 입장하였지만 박물관의
경우는 Ritta가 미리 입장권을 지불해 버렸다. 전망대에서 헬싱키 전역을 둘러 볼 수
있었다. Reino는 자기는 이곳에 처음 올라와 본다고 좋아했다.
마침 스타디움 내에 간이식당이 있어 식사를 함께 하여 자연스럽게 우리가 식사
대접하는 기회를 가졌다.
박물관은 외국 대사관이 많이 모여 있는 동네로 자기들이 존경하는 장군이자 정치인
이었던 Mannerheim의 사저 박물관이었다. 우리와 대화를 처음 할 때부터 마샬 마샬
했는데 바로 그 Marshal(원수)의 일용품과 수집품 그리고 그림 의복 악기, 그 외 그의
생전에 받은 훈장등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었다. 우리도 이들처럼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박물관내에서 줄곧 하였다.
바위 속의 교회는 헬싱키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안내되어지는 명소로 시벨리우스 공원을
방문했을 때처럼 후회할 필요가 없었다. 한 건축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좋은
관광 상품을 만들어 논 셈이다.
두 차례나 dinner를 Ritta가 준비한 음식으로 와인과 함께 즐기는 행운을 누렸다.
동네가 새로운 개발 지역이 되어 주변의 집들은 아파트가 많았지만 자기네 넓은 뜰
이웃에 두 채의 집을 지어 아들(아직 미혼)과 딸이 살도록 할 만큼 여유가 있어 보였다.
딸네 집을 방문해 딸과 사위를 보았는데 사위는 특히 영어 구사력이 마치 원어인 같았다.
우리는 핀랜드에서 하루 더 머무는 동안 두 호스트중 어느 한쪽을 포기 하는 수밖에 없어
전화를 빌려 두 호스트중 한 곳을 선택하였다.
Reino가 우리를 전철역까지 바래다주었다, 한국 방문을 너무 늦지 않게 하여 우리가 호스트
하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