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알라스카.카나다.미국34일간여행기(2)

이건일 2005-09-01 (목) 11:39 조회:1602

7월20일
아침에 눈을 뜨니 6시반이다. 아침인데 어제밤이나 다름이없다. 화장실이 급해 차에서50여 미터 떨어진 세면장(washroom이라고하는데 화장실.샤워룸.세면장이 같이 있음)에 가는데 말처럼 생긴 무스란 놈 2마리가 바로 코 앞에서 풀을 뜯고 있다. 기겁을 하고 얼른 세면장 안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안으로 잠그고 유리창으로 동태를 살피니 사람의 출현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듯 계속해서 잔듸든 잘가꾸어논 화초든 닥치는대로 뜯어 먹어면서 길쪽으로 이동한다. 마침 지나가던 차가 멈춰서니 느릿느릿 숲속으로 사라진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세면장을 나와 얼른 뛰어가 식구들에게 무스 출현 소식을 전하니 그때까지 곤한 잠에 빠져있던 식구들 모두가 깨어서 밖으로 나온다. 특히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있을때가 위험하다는데 내가 맏딱드린 놈들은 분명히 모자간 이었다. 왜냐하면 숫놈은 머리에 뿔을 달고 있는데 뿔이 없었고 한마리는 새끼였기 때문이다. 모두 뭉쳐서 세면장으로 갔다 왔는데 무스를 보지 못했단다.
후다닥 아침을 해먹고 나니 마크씨가 왔다. 오늘은 경비행기로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산이 있는 denali 국립공원을 관광하기로 예약이 되어있다. 우리의 고마운 친구가 비행장까지 태워다 준다. 비행장이 바로 호수다. 왜냐하면 수상 경비행기장이기 때문이다. 10시에 7인승 프로펠러형 경비행기를 타고 난생처음으로 조종사처럼 마이크가 달린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호수위를 미끄러지듯 날아오른다. 날씨는 최상이다. 이곳 날씨는 우리나라의 늣가을 날씨같다. 낮에는 햇빗이 따가울 정도고 아침 저녁 밤은 서늘하다. 우리는 준비해간 겨울 옷을 입고는 북국의 툰드라 위를 날아 40분 정도가니 구름속에 얼굴을 살짝가린 맥킨리와 만년설에 뒤덮인 주변 연봉들 그리고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빙하(glaciar)가 눈아래 펼쳐진다. 말로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다. 조종사는 아슬아슬하게 골짜기 사이를 곡예하듯 하면서 여러번 최고봉 주변을 선회하여 우리의 간담을 써늘케한다.
기수를 돌려 오면서 가까운 호수에 잠시 착륙하여 호수가를 거닐어 보고 눈녹은 찬 물에 손도 담가보고 잘생긴 조종사와 가족별로 사진도 찍었다. 원래 빙하와 가장 가까운 호수에 착륙해서 빙하위를 실제로 걸어보게 해주려고 했는데 적당한 호수가 없어 안전한 곳에 착륙했노라면서 아쉬워한다.돌아 오니 약2시간이 소요되었다. 요금은 일인당 269불인데 팁까지 300불씩이다. 좀 비싸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후에는 남자들은 인근강에 연어낚씨를 가고,여자들은 마크씨가족 초청 저녁 파티준비를하기로 했다. 연어낚씨는 누구나 등록을해야 할 수 있는데 하루 license를 사는데 일인당 10불이다. 주민은 아주 싼값에 년간허가를 받아 사용한단다. 우리도 3명이 30불을 주고 하루 허가를 받았다. 낚씨도구와 물에서 입는 고무옷등 장비일체는 마크가 준비해왔다.
우리 모두는 어께까지오는 멋진 수중옷을 입고 바다와 맏다은 제법 물살이 있고 깊이가 있는 강 가운데에서 외국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나오는 그림처럼 서서 인조 미끼가 달린 줄이 긴 낚씨로 연신 던졌다 감았다 하면서 낚씨를 한다. 추운줄도 모르정도로 푹 뼈져든다.
3-4시간이 잠간사이에 흐르는동안 결과적으로 이사영씨만 팔길이 만한 놈 한마리 잡고 ,김종수씨는 큰놈 2마리와 씨름하다가 물에만 홀랑 빠지채 모두 보는 앞에서 놓쳤고, 나와 전문가인 마크는 기분만 내고 말았다. 연어란 놈은 산란기가되어 모천으로 올라 갈때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때문에 먹이미끼는 필요가 없고 현란한 빛이 나는 인조 미끼로 놈의 호기심을 자극 하는데 사실은 부지런히 던지고 감는 과정에서 아무곳에나 낚씨바늘이 걸려 올라 오다가 씨름하면서 놓치는 것이 상당히많다.잡은 1마리로 다음날 아침 부산아줌마인 우영옥선생이 회를 떠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저녁 파티에는 마크씨의 예쁜 부인과 고등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인형같은 두딸 그리고 구면인 듬직한 중학생 아들이 와 주어서 11명의 대식구가 6명씩 앚을수 있는 야외용 의자 2개를 나란히 놓고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는등 거창한(?)ceremony를 하고 우리가 마련한 김치와 된장찌게,밥과 마크씨가 미리 장만해온 쿠킹 기계와 고기로 적당히 훈제된 푸짐한 연어고기로 정말로 오랫만에 포식했다. 식사후에는 무스와 그 유명한 모기 때문에 밖에는 못있고 차안에서 가라오케로 국제대항,가족대항 노래자랑대회가 열려 화기애애한 가운데 밤은 점점 깊어가고 언제까지나 자리가 계속되면 좋으련만 각자의 내일이 있기 때문에 자정이 가까워 마크씨네는 가고 어둡지 않는 한밤중에 커텐을 내리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