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바스

알라스카.카나다.미국34일간여행기(3)

이건일 2005-09-01 (목) 18:39 조회:1290

7월21일
오늘은 우리 일행이 이틀 동안 정들었던 R.V카 생활을 끋내고 이곳 앵커리지시에 있는 SERVAS회원인 ANDERSON씨 댁으로 가서 하루 홈스테이 하기로 연락이 되어 있다. 이제 부터는 앞으로 30일 까지 열흘간은 손수 음식을 해 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제밤에 남은 훈제 연어를 위시해 남은 음식은 몽땅 오늘 아침 처분해야 한다. 우리 부인 들이 수십년간 살림산 노하우로 우리가 준비한 식료품은 정확히 싹 비웠는데 문제는 먹어도 먹어도 남는 연어는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단다. 할 수없이 후라이팬에 바삭구어 가지고 가기로 한다.
떠날 준비완료하고나니 마크가 왔다. 고물 밴 자동차에 올때 처럼 짐보따리를 싣고 뒤 짐칸에 장치된 트레일러 연결 장치에 R.V카를 메달고서 켐프장을 떠난다. 이 켐프카는 마크씨네 가족이 여름동안 이곳을 가끔 이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우리 숙소로 사용케 하려고 일부러 이곳에 이용료를 주고 옮겨 놓은것 같다. 물론 이틀 사용료 30달러는 우리가 부담했지만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맙다. 차는 시내를 우회하여 자기가 근무하는 부대내 지정 장소로 옮겨 놓고 필요할때 사용한단다. 이곳 사람들 집에는 거의 대부분이 잘 가꿔논 넓은 잔듸 마당 한켠에 규모만 조금 다를뿐 이런 R.V카가 한대씩 서있다.역시 부자나라 백성들은 다르다. 덕분에 우리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부대 정문을 통과하여 부대안을 둘러 볼수 있었다. 그런데 부대 규모가 정말로 엄청넓다. 한참을 달려 같은 류의 차들만 수십대가 주차되어 있는 구획안 지정장소에 정들었던 이동 주택을 떨어뜨려 놓고 나오는 길에 부대내 슈퍼에 들렀는데 엄청크고 값도 다른데 비해서 10-20%정도 싼것같다. 진작에 알았으면 우리도 여기서 장을 볼 걸 이제는 소용이 없으니 아쉽다.
앤드슨씨 집에는 시내 관광을 하고 오후 5시경 도착했는데 이곳에는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웃에 있는 노부부 SERVAS회원이 와 계셨다. 앤드슨씨는 중년의 독신 여성으로 큰 회사의 생산이나 경영을 진단해 주는 일을 하는 분인데 혼자 살면서도 우리 일행을 모두 재워 줄 만큼 큰 저택을 갖고있고 최고급승용차를 2대나 굴리며 집안에는 각종 골프용품을 비롯한 값진 물건 들이 수도 없이 진열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경제적으로 상당히 하이 레멜임을 금방 알수 있었다. 우리 일행과 집주인 그리고 노부부,마크씨 까지 모두 10명이 홈바를 겸한 식탁에서 준비된 식사를 하는데도 전혀 비좁지가 않다. 이름은 지금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은데 노부부는 맛있는 파이를 손수 만들어 오셔서 우리를 대접해주니 이래 저래 고맙고 감사하다. 남편은 전직 경찰관 이시라는데 연세가 여든이 신데도 아직 체격이 우람하고 건강미가 넘처보였으며 지금도 젊은 사람도 힘이든다는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손수 집에서 맥주를 제조하니 내일 아침에 자기 집에 와서 연주하는 것도보고 맥주도 시음을 해보고 가란다. 마크도 이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는 서바스에 가입하기로 결심했단다.손님들이 모두 가고 집주인과 나그네만 남아 이야기도 하고 고급 스포츠카도 시승해보고 하는데 이집 정원에 갑자기 무스 3마리가 들어와 예쁘게 가꿔논 화초들을 먹기 시작한다.모두 놀라서 집안에 들어가 이놈들의 동태를 살펴보는데 주인은 쫏을 생각도 않고 웃으며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와 우리 보고 괜챃으니 사진 찍으란다. 우리도 조금씩 가까이 가서 아주 근접해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녀석들은 우리가 가까이 가도 전혀 관심없이 오직 아름다운 화초들을 작살내는 데만 열심이더니 완전히 정원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는 유유히 공원쪽으로 사라진다.덕분에 오늘 무스는 원없이 봤다. 낮에는 마크가 일부러 무스가 많이 나타나는 공항근처 숲에 데려다 주어 멋진 뿔을 머리에 달고 있는 수놈을 비롯한 여러마리의 무스떼를 멀리서 봤는데 가까이가도 별로 반응이 없는 것으로 봐서 듣기보다는 사나운 짐승은 아닌것 같다.
밤같지 않은 밤이 깊어 우리 잠자리를 봐주고는 앤더슨씨는 자기는 내일 아침 7시에 출근 하니 자기가 없드라도 아침은 준비해 놓겠으니 찾아먹고 문은 닫으면 저절로 잠겨 열쇠가 없이는 열지 못함으로 빠짐없이 잘 챙긴후에 마지막으로 문닫고 가서 앞으로 여행잘 하기를 기원한다면서 굿나잇하고 자기방으로 사라진다.
앵커리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꿈만 같다. 마크씨와 그가족의 헌신적인 도움과, 내일이면 떠날 언제만날지 모르는 나그네들에게 통째로 집을 맏긴채 맘편히 출근할 수 있는 그들의 인간성에 새삼 내 자신을 마음의 거울에 비춰보는 계기가 된다.